[워킹맘 공감] 뉴노멀 시대의 부모 그리고 자녀
[워킹맘 공감] 뉴노멀 시대의 부모 그리고 자녀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9.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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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둘째가 곧 인생 첫 생일을 맞는다. 코로나로 인해 돌잔치는 취소하고 돌사진만이라도 예쁘게 찍어주고 싶어서 지난 주말 가족 모두 스튜디오로 향했다. 가족사진 촬영을 위해 맞춘 옷까지 차려입고 말이다.

상담을 마치고 사진작가님의 안내에 따라 사진을 찍으려는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늘 방긋 잘 웃는 아이가 자지러질 듯이 울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울음은 쉽사리 그치지 않았다. 좋아하는 간식인 떡뻥과 치즈로 관심을 끌어 봐도 그때뿐 잠시도 내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한 시간의 기다림에도 아이가 달라질 기색이 없자 결국 사진 찍는 것을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속상하고 허탈한 마음에 집으로 가려는데 사진작가님의 말씀이 마음 한편에 들어왔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유아들이 외출을 거의 하지 않다 보니, 낯을 가리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늘었다는 것이다. 엄마와 잠시라도 떨어지면 불안해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그래서 두 번은 기본, 세 번까지 사진을 다시 찍는 경우가 흔하다고 했다.

돌이켜보니 아이와 정말 오랜만에 외출을 한 것이었다. 같이 차를 탄 기억도 손에 꼽았다. 그것도 거의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찍부터 차에 설치한 카시트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 당연히 낯선 사람을 만날 일도 없었다. 이전과는 달라진 아이의 생활환경은 고려하지 않고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섭섭한 마음을 가졌던 것이 미안하게 느껴졌다.

둘째가 낯선 사람에 민감하다면 첫째는 마스크에 그런 반응을 보인다. 아이가 밖에 나갈 때마다 마스크 쓰는 것을 강조하다 보니, 이제는 내가 강조하지 않아도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마스크를 찾고 잘 쓰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강박증을 보인다. 외출했을 때 혹시나 끈이 끊어질까 봐 예비마스크까지 챙기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마스크를 잘 썼어도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는 되도록 피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갔던 공원이나 놀이터도 발길을 끊었으며 대신 집에서 혼자 만들기나 퍼즐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코로나로 인해 엄마들도 낯선 환경에 적응 중이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녀의 원격수업을 돕는 것이다. 원격수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다시 영상을 볼 수 있는 것과 라이브로 끝나는 것.

재방을 볼 수 있는 것은 언제든 다시 활용해도 되지만 라이브로 끝나는 것은 그 시간을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혹시나 수업을 놓쳐 불이익을 받게 될까 봐 사전에 원격수업 시간표를 챙기고 인터넷 환경을 확인하는 엄마들이 크게 늘었다.

줌(zoom)을 통해 화상으로 선생님을 만나고, 숙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것을 공부하기도 한다. 매일 학교에서 선생님의 얼굴을 마주하며 호흡하던 오프라인 수업에 익숙한 엄마들에게는 참으로 낯선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에 따라 앞으로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도 조금씩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전과는 다른 세상, 다른 환경을 살아갈 아이들과 함께 엄마들의 적응기도 만만치 않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중요한 것은 예전의 관점이나 상식이 변화할 수 있음을 융통성 있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와 다른 시대를 살고 다른 환경을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봐주는 관점이 더 필요한 세상이 온 것이다.

 

<방종임 조선에듀 편집장>
공교육과 사교육을 막론한 교육전문기자다. 그러나 일곱 살, 두 살배기 아들 둘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며 아이를 맡아 돌봐주시는 친정엄마, 아이는 알아서 자라는 줄 아는 남편과 때론 웃으며 때로는 투닥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7년차 엄마다. 유튜브에서 ‘교육 대기자’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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