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코로나 파도에도 '순풍' 부는 이마트, 정용진의 미래전략 통했다
거친 코로나 파도에도 '순풍' 부는 이마트, 정용진의 미래전략 통했다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9.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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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최근 영업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정용진 부회장의 미래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있다. (사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마트가 최근 영업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정용진 부회장의 미래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있다.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코로나19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마트는 홀로 성장세를 나타내는 실적을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주가도 껑충 뛰어올랐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의 8월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4% 오른 1조2851억원으로 한 달 전인 7월보다 13.4% 증가했다. 이마트의 올해 8월까지 총 매출은 지난해보다 4.7% 오른 9조1213억원이다. 이마트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유통업계에서는 드물게 성장한 실적 결과를 내놓고 있는 셈이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이마트 할인점 매출은 1조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지만 7월보다는 13.8% 상승했다. 트레이더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한 2648억원이었고 노브랜드 등 전문점은 14.1% 신장한 1079억원이었다.

당초 이마트는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져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7년 584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8년부터 하향곡선을 그려 지난해 1507억원으로 급감했다. 2018년 2월 30만원대였던 주가도 코로나 타격이 오기 전인 올 1월에 이미 11만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이마트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온라인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대형마트들이 줄줄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유통 업체들에게 속절없이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쓱닷컴 이미지
이커머스인 쓱닷컴 이미지

 

■ 오프라인 인프라 갖춘 ‘쓱닷컴’ 선전, 신선식품 중심으로 고성장

하지만 올해 들어 이마트의 분위기는 새로운 바람을 타는 듯하다. 그동안 공들인 사업구조 변경으로 쓱닷컴 등 온라인 채널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식품 시장의 고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오프라인 인프라를 갖춘 이마트의 저력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또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같은 경쟁 할인점들의 이어진 폐점도 오프라인 매장 개수를 유지한 이마트에 반사이익을 안겨줬다. 롯데마트는 올해 16개 점포를 폐점하기로 했으며 이미 8곳이 문을 닫았다. 홈플러스도 최근까지 3개 매장을 매각했다.

이마트의 온라인 커머스인 쓱닷컴 매출액은 올해 2분기에만 지난해 동기 대비 42% 성장했다. 3분기에도 30% 이상 고성장세가 유지되리라는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쓱닷컴은 쿠팡을 비롯한 여러 이커머스 업계 중에서도 신선식품 중심의 탄탄한 성장을 하고 있다.

5월 28일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월계점. 뉴 이마트로 불리는 이마트타운 월계점은 온라인 소비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반드시 오프라인을 방문해야 경험할 수 있는 그로서리(신선식품)와 테넌트(임대매장)를 전면에 내세운 테스트 점포이다. [사진=이마트]
5월 28일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월계점. 뉴 이마트로 불리는 이마트타운 월계점은 온라인 소비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반드시 오프라인을 방문해야 경험할 수 있는 그로서리(신선식품)와 테넌트(임대매장)를 전면에 내세운 테스트 점포다. (사진=이마트)

원하는 시간대에 재활용품이 쌓일 걱정 없이 깔끔한 종이봉투와 보냉백(새벽배송)에 배달돼 오는 신선식품은 다른 업체들과 비교 불가라는 평가다. 이를 통해 국내 최대 식품 온라인 유통업체로서의 면모를 자랑한다.

현재 쓱닷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이마트몰이며, 이마트몰 매출의 50%가 기존 오프라인 이마트 매장에서 바로 포장해 배달하는 PP(Picking&Packing) 센터 시스템이다. PP센터를 병행하는 기존 오프라인 이마트 매장들도 이 덕분에 매출이 덩달아 올랐다.

즉,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이 협업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쿠팡, 마켓컬리 등과의 차별점이다. 아울러 이마트는 앞으로 전국 지점의 30% 이상을 리뉴얼해 신선식품 규모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 선례를 남긴 월마트

미국 월마트 전경
미국 월마트 전경

이마트의 이러한 실적 향상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례를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이마트의 롤모델인 월마트의 선전이다. 월마트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한 1377억 달러였다. 순이익도 79.4% 늘어난 65억 달러로 예상치를 상회했다. 온라인쇼핑은 무려 97%가 증가했다.

코로나19로 美 전역의 월마트 점포들이 문을 닫은 가운데 오히려 큰 수익을 낸 것이다. 비결은 클릭 앤드 콜렉트(Click & Collect)와 그로서리 픽업(Grocery Pickup) 등의 서비스로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 들러 상품을 가져가거나, 미리 주문한 식료품을 직원이 소비자의 차에 실어주는 방법이다.

월마트는 세계 최대 유통 공룡 아마존을 상대하면서 이렇듯 오프라인 할인매장의 장점을 십분 살렸다. 미국에만 5000개에 달하는 매장이 있는 월마트이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아마존도 이러한 신선식품 매장의 필요성을 느끼고 460개 매장을 가진 유기농 마트 홀푸드마켓(Whole Food Market)을 2017년 인수해 꾸준히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 서서히 빛을 발하는 미래전략과 고용정책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이마트는 국내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가장 선진적으로 사업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과감한 변화와 혁신 추진을 알리며 첫 외부 영입 CEO로 강희석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이후 일 년의 시간, 강 대표는 정용진 부회장과 뜻을 같이하며 월마트를 닮은 미래전략으로 이마트를 턴어라운드 시키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의 미래전략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훌륭하게 자리 잡은 고용정책일 것이다.

이마트는 계산원부터 매장 스태프까지 모두 신세계 그룹사의 직원 타이틀을 갖는다. 정부 시책으로 영업시간이 단축되어 월급이 줄었던 때도 직원들은 정직원이라는 자부심으로 더 열심히 일했다. 또한 2018년부터 시행한 법정 근로시간 단축으로 워라밸을 추구하고, 근로 사각지대에 있는 경단녀와 학생들에게도 취업 기회를 주는 등 현 시대에 맞는 고용정책을 위해 노력하는 훌륭한 기업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일부 대기업이 직원을 종으로 보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들이 종종 등장하는 가운데, ‘기업은 혼자 돌아가지 않는다’를 보여주는 신세계의 행보는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 증권가는 이마트의 목표 주가를 기존 대비 35% 이상 상향 조정하며 이마트의 성장 가속화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이마트의 올해 매출을 21조3198억원으로 추정하고 영업이익은 1657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마트의 주가도 지난 14일 15만5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이후 14만5000원 선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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