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가을철 운동은 보약
[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가을철 운동은 보약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9.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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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흔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가을철은 운동하기에도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가을이 되면 하늘의 기운은 급하고, 땅의 기운은 맑기 때문에 하늘은 더욱 푸르고 높아만 보이고, 물은 투명하고 맑게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가을이 되면 대륙에 있던 맑고 신선한 공기가 흘러오기 때문에 하늘이 더욱 더 맑고 푸르게 보입니다. 어떤 분들은 우스갯소리로 가을 하늘이 푸른 이유는 여름 내내 천둥과 번개에 두들겨 맞아서 시퍼렇게 멍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찌되었든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 기분이 상쾌해질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도 좋아지게 됩니다. 책이나 컴퓨터 모니터를 오랫동안 보고 눈이 피로해졌을 때 잠시 창밖의 푸른 하늘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피로 회복은 물론 눈 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실제 지중해 주변에서 늘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사는 사람들이 북유럽 사람들보다 비교적 경제적 수준은 낮고 위생적인 환경이 열악할지라도 심리적으로는 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가을철에는 머리를 쓰는 일을 하거나 육체적인 운동을 하거나 어떤 일을 해도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철에는 운동이 보약입니다.

다만 아무리 좋은 보약도 몸에 맞아야 효과를 발휘하듯이 운동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운동의 기본은 걷기입니다. 운동은 일단 하루에 20분 정도 빨리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오래 걷는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황제내경에서는 너무 오래 걷게 되면 근육이 상한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평소 운동을 잘하지 않던 분이 갑자기 운동을 하거나 무리하게 등산을 하면 온몸의 근육이 긴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허리를 굽히기도 힘들고, 옆구리가 당기고, 앉고 서는 것은 물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어지게 됩니다.

만약 무리해서 근육이 상했을 때는 신맛이 나는 음식을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특히 모과차가 도움이 됩니다. 급하면 따뜻한 물에 식초를 타서 꿀이나 설탕을 넣고 드셔도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는 매운맛이 나는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또 가을에 운동을 할 때는 복장이 중요합니다. 가능한 한 긴 소매에 긴 바지가 좋습니다. 일교차가 심한 계절에 너무 간편한 복장을 하고 운동을 하면, 운동하면서 난 땀이 빠르게 증발됨으로 열 손실이 크게 되고 체내의 면역기능이 떨어지게 됨으로 감기에 쉽게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가을철하면 제일먼저 생각나는 것이 단풍일 것입니다. 그래서 가을이라는 영어 단어가 낙엽이 떨어진다는 뜻의 ‘fall’이라고 한 것 같습니다. 단풍의 색깔은 일조량이 크면 클수록 아름답지만 사람의 건강은 일교차가 크면 클수록 문제를 일으키기 쉽습니다.

일교차가 심하고 건조해지면 우리 몸에서 제일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은 피부입니다. 그래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팔과 다리의 피부에 각질이 일어납니다. 그러면 가려움증이 생기는데 아토피 피부염이나 당뇨병이 있는 분들은 가려움증이 더 심하게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가을철에는 피부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가을철의 기운을 ‘숙살(肅殺)’의 기운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가을철이 생물을 말라붙게 하고 건조하게 하는 작용이 강한 계절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나무들은 잎이 떨어지고 동물들은 털이 빠지는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액이나 혈액 등과 같은 생명물질이 자꾸 고갈되고 건조하게 되니까 각질이 일어나서 윤기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가려움증이 발생해서 긁게 되는데 한번 긁기 시작하면 피가 나도록 긁어야 시원한 감을 주기 때문에 피부 보호막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피부는 더 건조하게 되므로 악순환을 겪게 됩니다. 가려워서 긁더라도 최소한 피부 보호 층이 손상되지 않을 정도로 긁어야 합니다.

가을철에는 실내 습도를 40% 이상 되도록 유지하고, 옷도 가능하면 면제품 옷을 입는 것이 가려움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 사우나나 뜨거운 목욕을 자주하거나 지나치게 비누칠을 많이 하면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층이 떨어져 나가게 되므로 가급적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가을철에는 찬바람에 의해서 피부의 수분이 쉽게 증발되므로 피부가 급격하게 손상을 받습니다. 피부의 기능이 약해지다 보면 기미나 주근깨가 진해지고, 피부의 탄력은 떨어져서 피부가 민감해지고 눈가나 입가에 잔주름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가을철에는 여름철동안 두터워진 피부 각질층을 부드럽게 해 주면서, 기온이 내려감에 따라 저하될 수 있는 피부의 기능을 촉진시켜 주는 마사지나 지압을 수시로 해주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적절한 보온과 함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만으로도 가을철 피부질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김용석 교수 프로필>
現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교수
現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안면마비 센터장
現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부회장
前 MBC 라디오 동의보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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