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알츠하이머 극복 국내 연구진에 아낌없이 쏜다
삼성전자, 알츠하이머 극복 국내 연구진에 아낌없이 쏜다
  • 김완묵 기자
  • 승인 2020.09.20 11:5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 맞아 연구원들의 노력을 담은 영상 공개
인간의 뇌를 형상화한 그래픽
인간의 뇌를 형상화한 그래픽

[베이비타임즈=김완묵 기자] 삼성전자가 자체 기술진만을 활용해 혁신을 주도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연구진들에게 지원비를 제공해 자금에 구애 받지 않고 연구에 매진하도록 돕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13년부터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연구 지원에 나섰는데, 이미 603개 과제에 7729억원을 집행해 국제학술지에 총 1246건의 논문이 게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과제당 10억원 이상이 지원되고 중간 평가를 없애는 등 자율성을 보장하는 덕분에 성과도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는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9월 21일)'을 앞두고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아 알츠하이머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연구자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삼성전자 뉴스룸에 공개했다고 20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알츠하이머 진단·치료 관련 다양한 기초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뇌손상 치료, 뇌영상MRI, 뇌영상유전학과 같은 뇌신경 질환 분야와 뇌항상성, 뇌기억, 뇌신경회로와 같은 뇌연구 분야 15개 과제를 지원했다.

알츠하이머는 뇌 속에 아밀로이드베타나 타우단백질이 쌓이면서 독성을 일으켜 인지기능이 악화되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국민 65세 고령자 중 10%가 치매를 앓고 있으며, 치매 원인 중 74.9%가 알츠하이머로 손꼽힐 정도로 노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는 조기 진단이 어렵고,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치료법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연구진은 이에 굴하지 않고 알츠하이머 정복 초석을 다지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 연구진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KAIST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는 '수면과 노화에서 뇌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연구 중에 있다. 정 교수의 연구는 뇌에서 면역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교세포들이 시냅스의 숫자가 유지되도록 조절하는 기능을 밝히고, 시냅스가 과도하게 제거되는 현상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또 시냅스를 제거하는 교세포의 포식작용을 역으로 이용해 아밀로이드베타나 타우단백질을 직접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또한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성홍 교수는 '새로운 뇌 영상화 기법(Modality)-Neuronal Resonance MRI'를 연구 중에 있다. 동시에 뇌막 림프관을 통해 뇌의 노폐물이 배출되는 경로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박 교수는 동물 실험으로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질병을 유발하는 노폐물이 뇌 하단에 위치한 뇌막 림프관을 통해 뇌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뇌MRI 촬영 기술로 확인했다. 인간의 뇌 속 노폐물의 배출 경로가 밝혀진다면 그 경로를 집중적으로 자극하는 방식으로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연세대 의과대학 정호성 교수는 '퇴화 저항성 축삭의 RNA오페론' 을 연구 중에 있다. 건강한 뉴런은 축삭을 통해 다른 세포로 신호를 전달하는데, 축삭이 퇴화되면 뉴런의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해진다. 축삭 퇴화를 연구하면 뉴런이 죽는 이유와 정상 세포의 퇴화를 억제하는 원리를 밝혀낼 수 있어 알츠하이머, 파킨슨, 루게릭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에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박혜윤 교수는 '살아있는 뇌 안의 기억흔적 영상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살아있는 뇌에서 기억의 형성·저장·인출 과정이 어느 부위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영상 기술 연구다.

박 교수는 장기 기억 형성에 연관돼 있다고 알려진 유전물질(베타액틴 RNA)을 살아있는 동물에서 바로 영상화해 기존 연구와 차별화했다. 박 교수의 연구는 장기 저장 기억의 정상적인 인출 과정과 병리적인 상태에서의 차이점을 밝혀 향후 알츠하이머에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지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