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쓴 아빠는 20%뿐...여전히 상사 눈치 보여’
‘육아휴직 쓴 아빠는 20%뿐...여전히 상사 눈치 보여’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9.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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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남성의 육아 참여, 문제점과 개선 방안은?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국내 남성들의 육아휴직이 매년 늘고 있지만 아직은 개인이 현실적 제약을 감수하고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지난달 전주혜 의원이 주최한 ‘남성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유성연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사와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남성 육아휴직 실태를 발표하고 정책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 법이 보장하는 1년...남성에겐 비현실적

국내 첫 육아휴직은 1987년 12월 여성 근로자들을 상대로 시행되었다. 이후 육아가 남녀공동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생긴 2001년이 되어서 남성 근로자로 제도가 확대되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가 2만2297명으로, 2018년 1만7665명보다 26.2%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한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도 5.6%에서 2019년 21%로 늘어났다.

육아휴직 사용 기간 (육아휴직자의 경험에 대한 실태조사/ 고용노동부 2019년)
육아휴직 사용 기간 (육아휴직자의 경험에 대한 실태조사/ 고용노동부 2019년)

김난주 위원이 고용노동부의 2019년 보고서를 기반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남녀 평균 육아휴직 사용 기간은 8.6개월로 여성이 9.7개월, 남성이 5.8개월이었다. 이 중 남성은 3개월 이하 사용이 가장 많았고(42.5%) 여성은 12개월이 절반(57.2%)을 넘었다.

육아휴직 사용 기간에 대한 만족도는 남성 82.8%, 여성 72.1%로 남성이 10.7% 더 높았다. 또한 남성들의 68.4%는 ‘법적으로는 1년이 보장되지만, 현실적으로 직장에서는 1년까지 사용할 수 없는 것’을 육아휴직에 대한 불만족 사항으로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 여성들은 이 문제가 29.8%에 불과했고 오히려 육아휴직 기간 1년이 짧은 것에 불만족한다는 대답(46.4%)이 가장 많았다.

남성들은 회사에서 1년의 육아휴직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이고 여성들은 1년을 받을 수 있지만 그 기간이 아이 돌봄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육아휴직 사용기간 중 불만족 사항 (육아휴직자의 경험에 대한 실태조사/ 고용노동부 2019년)
육아휴직 사용기간 중 불만족 사항 (육아휴직자의 경험에 대한 실태조사/ 고용노동부 2019년)
육아휴직 사용기간 중 업무대체 방식 (육아휴직자의 경험에 대한 실태조사/ 고용노동부 2019년)
육아휴직 사용기간 중 업무대체 방식 (육아휴직자의 경험에 대한 실태조사/ 고용노동부 2019년)

육아휴직 사용 기간 중 업무 대체 방식도 남녀 구분이 뚜렷했다. 남성들은 71.0%가 ‘남은 인력끼리 인력보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반면 여성은 41.9%가 대체인력을 고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남성의 육아휴직 기간 절반 이상이 6개월이 안 되는 것을 미루어 볼 때 고용주는 대체인력을 쓰지 않고 일자리 나누기로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다.

■ 육아휴직 쓴 아빠는 20%뿐...상사 눈치 보여

고용노동부가 올해 육아휴직자 4명 중 1명이 남성이라고 발표했지만 아직 남성의 육아 참여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실시한 2019 육아휴직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남성육아휴직 실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실시한 2019 육아휴직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남성육아휴직 실태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지난해 설문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사용해 본 남성 직장인은 5명 중 1명에 그쳤다. 여성도 37.5% 정도만이 육아휴직을 사용해봤다고 응답했다.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한 이유를 살펴보면, ‘상사 눈치’가 22.7%, ‘회사 분위기’가 22.0% 였다.

특히 남성은 ‘회사 사람 대부분 육아휴직을 안 쓰는 분위기’라고 답한 경우가 27.2%로 가장 많았고, ‘경제적 부담’이 14.7%, ‘경력 공백에 대한 우려’가 8.7%, ‘사용 방법을 잘 모름’이 8.6%, ‘신청했지만, 회사에서 거부당함’을 이유로 든 경우도 6.7%나 되었다.

유성연 변호사는 “매년 남성 육아휴직자가 5%씩 늘어나고 있다 해도 위와 같은 어려움을 개인이 감수하면서 육아휴직을 하는 것이지, 육아휴직 사용에 장애물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아빠 할당제와 육아휴직 의무화 도입 제안

 

‘남성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유성연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사(사진 위)와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사진 아래) / 사진제공=전주혜 의원실 

 

김난주 위원은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아빠 할당제’ 도입을 제안했다.

아빠 할당제는 남녀 각 1년씩의 개별권리로 육아휴직을 이용할 수 있는 기존 제도 위에 30일간의 남성 할당 기간을 도입하는 것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스웨덴 정부는 아버지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1995년 아버지 할당제를 도입, 육아휴직 기간 중 30일은 아버지에 의해 사용되지 않을 경우 자동 소멸하게 만들었다. 이후 2002년 아버지 할당 기간을 60일로 확대했고, 덕분에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배 이상 급격히 증가했다.

유성연 변호사는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와 휴직급여 현실화를 개선 방안으로 내놨다.

눈치 보는 직장 문화와 승진 불이익 등의 이유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저조한 현실에서 반드시 아빠가 일정 기간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실적인 육아휴직급여도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육아휴직 시작일부터 3개월까지는 통상임금의 80%(상한액 150만원)를, 육아휴직 4개월째부터 종료일까지는 통상임금의 50%(상한액 120만원)를 국가가 지급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어 아빠들이 휴직을 꺼리는 큰 이유라는 것이다.

아울러 유 변호사는 “아빠의 양육이 자녀의 자신감과 창의성에 긍정적 작용을 한다는 점은 여러 연구로 확인되었다”며 “독박육아 현상을 해결할 수 있어 직장인 여성의 출산에 대한 부담을 줄여 저출생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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