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매의 엎치락뒤치락] 성에 대한 호기심
[지자매의 엎치락뒤치락] 성에 대한 호기심
  • 노성재 명예
  • 승인 2014.07.0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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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제주도에 여행을 갔을 때였다.
트릭아트 뮤지엄이란 곳에 가보니 사진을 찍는 각도와 구도에 따라 사진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생동감을 주었다.

나의 지자매는 물론 지나치지 않고 한 건 하셨다.
4살 둘째는 “아빠 고추다”라고 달려갔고,
7살 첫째는 이제 좀 컸다고 살짝 수줍은듯 낄낄 거리며 주위를 맴돌았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민망함을 가장한 채 큭큭거렸고. 나 또한 지자매의 에미로서 당당하게 사진 찍힘을 즐겼다.

 


성에 대한 호기심은 태어났을 때부터 시작된다. 눈에 보이는 작은 물체에도 신비함을 불어넣어 호기심에 눈빛이 반짝반짝, 우리에게 익숙한 주변 사물에도 아이들에게는 신기와 신비함 그 자체이다. 너와 나, 특히 눈에 확연히 드러난 다름은 아이들에게 신선함이고 또한 놀잇감이다.

말을 하기 시작하고 눈에 보이고 오감을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신이 난다. 그리하여 궁금증은 폭발하며 끊임없는 질문을 한다.

엄마, 하늘은 왜 파래요?
엄마, 포비는 왜 발이 커요?
엄마, 왜 나는 눈썹이 있어요?
대략 난감한 질문들에도 어떻게든 대답하려 애쓴다.

첫째가 4살이던 어느 날,
그녀가 호기심의 여왕이었을 때, 만원인 엘리베이터 안에 빼곡히 많은 사람들 틈에서도 아이는 당당히 물었다.
“아빠, 아빠는 꼬리가 왜 앞에 있어요? 원숭이는 뒤에 있는데...“
순간 아빠는 쥐구멍을 찾았고 엘리베이터 안 사람들은 웃음을 참기 시작했다.
집에 올라가는 21층이 왜 그리도 높게 느껴졌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아이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지 못하고 사건을 무마하기 바빴던 게 후회된다.

둘째가 4살 되고 어느 날,
언니인 첫째와 엄마와 함께 목욕을 하고 나온 뒤 젖은 몸을 타월로 닦아 주던 나를
그날은 그리도 유심히 쳐다보더니
큰 눈을 반짝이며
“엄마, 엄마는 왜 미역이 있어요? 나랑 언니는 없는데...”
응???
속으론 엄청 당황했으나. 두번째인 나는 최대한 담담하게 “응. 너랑 언니도 아마 중학생이 되면 미역이 자랄거야.”
“아, 그렇구나.”
씩 웃더니 지나간다.

어릴 적 우리들은 호기심을 민망함으로 가리기 바빴고, 우리 세대 부모님도 그냥 몰라도 돼라도 대답하고 말았다.
또한 “아이가 조숙한 것 같아” 하며 면박도 주곤 했다.

이젠 시대도 달라지고 아이들 사고도 예전과 다르다. 순간순간 솔직히 대답해주고 감추지 말아야 사춘기를 대비할 수 있다. 만약 조숙하다면 탓하지 말고 받아들이며 그에 맞게 대비해야 한다.

지자매의 사춘기~. 대화도 없고 비밀 만들기에 툭 하면 방문 걸어 잠그고 설상가상 이성 친구라도 있다면...
으악~! 상상만 해도~~! 끔찍하게 춥다.
소통하는 부모가 되어야지 되뇌고 되뇐다.
먼 미래를 내다보고 지금부터 차곡차곡 벽돌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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