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 경력단절예방②]“‘시간외 근무’가 직장맘 이직과 경력단절의 원인”
[직장맘 경력단절예방②]“‘시간외 근무’가 직장맘 이직과 경력단절의 원인”
  • 백지선
  • 승인 2014.06.30 18: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 황현숙 센터장.

 


직장맘들의 고민은 ‘시간 외 근무’다. 특히 아이를 원에 맡긴 엄마의 경우, 퇴근시간이 다가올수록 초조해진다. 또 내 아이만 혼자 원에 남아 기다릴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시간 외 근무’는 많은 직장맘들의 이직과 경력단절의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이를 이유로 회사를 옮기거나 그만둔다 해도 재취업 시, 같은 문제로 고민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 황현숙 센터장은 24시간 돌봄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이에 대한 근본원인으로, 우리가 아는 ‘칼퇴’가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되짚는다.

베이비타임즈는 두 번째 시리즈로, 남성의 육아 참여를 위해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그리고 경력단절예방에 대한 근본적 원인 등에 대해 알아봤다.

▲ 공개방송 '서울에서 엄마로 살아가기' - 박원순 시장과의 공개방송. 사진 출처 =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

 


◇왜 직장대디는 아이를 데려가지 않는가?

Q. 직장맘들은 시간 외 근무 때문에 어려움이 많은데 이를 유연하면서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A. 황현숙 센터장 : 실제 저녁 7시쯤 어린이집을 방문해보면, 아이들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많은 아이들이 이미 베이비시터나 조부모나 이웃을 통해 귀가한다. 10명 중 6명의 직장맘이 조부모의 도움을 부분적 또는 전반적으로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조부모에게 많이 의지한다. 어린이집의 도움만으로 아이를 돌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시설에서 24시간동안 아이를 돌보는 게 바람직한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저녁 7시까지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대신 비상시 돌봄제도가 있으면 된다.

문제는 ‘왜 엄마가 아이를 데려가는 등 육아책임을 혼자 지냐?’는 것이다. 이는 첫째, 육아를 여성의 일로 보기 때문이고 둘째, 남성의 근로시간이 여성보다 길기 때문이다. 즉 남성은 직장에서 여성보다 비교적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자연스레 가사와 육아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아빠(남성) = 생계부양자’로 여긴다. 우리사회가 급변하면서 여성이 경제활동에 뛰어들었으나, 아직 양육에 대한 인식이나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노동법은 대기업 제조업 위주다. 공장기계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일괄적으로 움직이거나 정지한다. 이에 따라 공장 직원들은 일하거나 쉰다. 시간 외 근로를 똑같은 형태로 정형화하기 어렵다. 업무에 따라 시간 외 근무가 필요할 수 있다. 업무 특성에 맞게 시간 짜임새가 있어야 하고 대신 이를 어떻게 대처(보상)할 것인지 직장이 고민해야 한다.

▲ 경력단절예방지원단 제도개선위원회 회의(5차). 사진 출처 =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

 


◇고용유연화정책, 비정규직 양산이 답인가?

Q.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 이용자 비율은 어떤가?

A. 황현숙 센터장 : 아무래도 임신ㆍ출산ㆍ육아 시기에 있는 여성들이 상담을 원한다. 비정규직 여성들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에 대한 문의가 많다.

육아휴직의 경우, 사용하는 비율이 전체 여성 가운데 정규직 여성이 26%, 비정규직 여성이 10%다. 비정규직여성이라 하면 기간제근로자, 간접고용(파견직) 등을 포함한다. 사업주들은 앞서 말한 여성들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요즘은 사립학교도 기간제 교사(=계약직 근로자)를 채용해 담임 업무 등을 맡긴다. 일반 회사도 계약직 근로자에게 상시업무를 맡긴다. 예를 들어 6개월 프로젝트, 1년 프로젝트 등에만 계약직 근로자를 채용하는 게 아니라 계속 지속해야하는 업무마저도 계약직이 도맡아 하는 셈이다.

이는 고용 유연화 정책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경제 위기를 겪었다. 이때 경제위기를 해결해준 국제금융 쪽에서 ‘경제 위기를 막아줄테니 고용을 유연화하고 외국기업을 받아들여라’는 요구를 해왔다. 정부는 국제금용 쪽의 요구를 들어줬다.

▲ 서울시건강가정지원센터와 업무 협약. 사진 출처 =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

 


◇아빠도 아이들과 가까워지고 싶다!

Q. 직장맘 뿐만 아니라 직장대디들도 문의하지 않나? 직장대디들의 고민은 무엇인가?

A. 황현숙 센터장 : 2013년 육아휴직을 한 직장 남성은 전체 육아휴직자의 3.2%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직장대디들은 육아휴직과 관련해 배우자의 출산휴가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본다.

또 센터 역시 직장맘커뮤니티를 직장부모커뮤니티가 되도록 혹은 부모가 교육을 같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요즘 젊은 아빠들은 육아에 참여하기를 원하지만 방법에 대해 잘 모른다. 자신들이 자라면서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또 엄마-자녀 관계가 가까운 것을 내심 불안해 하며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사회는 점점 가족중심문화로 바뀌고 있다. 근로시간이 OECD 가입국 가운데 가장 길다고 얘기하지만 예전에 비해 많이 줄지 않았나? 물론 아직도 변해야 될 부분이 많다.

▲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 황현숙 센터장.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 수요자의 현실 문제 푼다

Q. 타지역에서도 직장맘지원센터 설립ㆍ운영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들었다.

A. 황현숙 센터장 :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가 많은 지자체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이름만 봐도 수요자 입장에 서 있지 않은가(웃음). 직장맘 당사자의 관점이라는 것이 센터 이름에서 느껴진다. 둘째, 현실의 문제를 풀어간다는 것이다. 직장맘들은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에 문의해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이러한 점들이 다른 지자체에서도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서울만 해도 동서남북 각 지역권별로 하나씩 세워달라는 요청이 있을 정도다.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와 같은 곳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정부에서 또는 지자체에서 세우면 된다. 문제는 예산 배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