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얼굴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얼굴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8.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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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얼굴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얼굴만 잘 관찰해도 지금 내 몸에 무슨 병이 있는지, 그리고 내 몸 상태가 어떤지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얼굴은 오장육부의 상태를 겉으로 보여주는 신체 거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한 장기에 병이 들게 되면 그 장기에서 색을 완전하게 조절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얼굴이나 이목구비(耳目口鼻), 피부 등에서 특정장기의 색이 노출되는 것입니다.

먼저 얼굴이 붉게 되면 심장의 상태를 의심하게 됩니다. 붉은 색은 불의 색이고 불은 오장으로 보면 심장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얼굴색이 붉어지는 것은 주로 심장에 열이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장에 열이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심장에 불이 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가슴속에서는 번열(煩熱)이 나며,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혓바늘이 벌겋게 돋아나고 잠잘 때 불안하고 헛소리까지 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주로 스트레스로 인해 흥분하거나 외부의 나쁜 기운이 한곳으로 몰려 이것이 화(火)로 변해 나타날 수도 있고, 반대로 너무 기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얼굴이 벌겋게 되면서 잘 웃는 사람은 심장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얼굴이 지나치게 붉은 경우에는 심장의 열을 내려주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평소에 약간 쓴 맛이 나는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편 위의 경우와는 반대로 수줍음을 많이 타는 사람도 얼굴이 쉽게 붉어집니다. 누군가 자기 이야기를 하거나 남들 앞에 나가 무슨 말이라도 할라치면 금방 얼굴이 홍당무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흔히 심약(心弱)하다고 말을 하는데 이것도 심장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심약하게 되면 몸이 허해지면서 열이 위로 뜨기 때문에 얼굴이 붉어지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것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심장은 염통인 심장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포괄하는 폭넓은 개념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얼굴이 누런색을 띠면서 윤기가 없는 것을 ‘면색위황(面色萎黃)’이라고 표현합니다. 흔히 말하는 ‘얼굴이 누렇게 떴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누런색은 땅의 흙색을 띠기 때문에 흙은 오장으로 볼 때 비장(脾臟)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얼굴색이 누렇게 되는 것은 비위(脾胃)가 허약해져 기혈이 부족해진 것으로 봅니다.

비위가 허약해지는 것은 흔히 음식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과로로 인해 발생하게 됩니다. 또 얼굴색은 정신 상태나 감정변화에 따라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너무 생각을 많이 해도 얼굴이 누렇게 변합니다.

얼굴이 누렇게 뜨게 되면 온몸이 나른하고 힘이 빠지며 입맛도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되어 거북하게 헛배가 불러오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비장은 팔다리를 주관하기 때문에 팔다리에 힘이 쭉 빠지면서 자꾸만 눕고 싶어 하고, 뼈마디가 쑤시기까지도 합니다.

이런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식생활 습관을 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바른 식생활습관은 무엇을 먹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합니다. 하루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되 과식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저녁은 되도록 적게 먹고 식사를 한 뒤에는 밥상을 치우기도 전에 곧바로 자리에 눕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얼굴 혈색이 너무 뚜렷해지거나 건강하지 못한 색깔로 비쳐 보일 때에는 건강의 위험신호라고 생각하시고, 생활습관을 바꾸어 보시기 바랍니다.

얼굴색이 전반적으로 어두컴컴한 검은색을 띠면 신장에 이상이 있지 않나 의심을 하게 됩니다. 특히 턱 부위가 검은 색을 띠게 되면 신장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았는데도 얼굴이 검게 보이거나 전체적으로 피부색이 검은 사람은 신장질환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얼굴이 검푸른 사람들은 주변에서 ‘간이 안 좋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실제로 간경화나 간염 같은 간에 병변이 있으신 분들이 이러한 말을 자주 듣기 때문에 일단 얼굴이 심하게 검푸른 색깔을 띠면 간이 약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 중에는 주변이 조금만 지저분하고 어수선해도 참지 못하고 곧바로 정리정돈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에 해당하는 분들은 갑자기 화를 내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분노하거나 노여움의 감정이 쌓이게 되면 간이 쉽게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의 양생법 중에 보면 아침에 화를 내지 말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를 내는 것은 자신의 기를 손상시키는 것은 물론 하루 종일 기분을 망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얼굴색이 희게 되면 호흡기계통 질환에 쉽게 걸릴 수 있습니다. 흰색은 한의학적으로 보면 폐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조금만 찬바람을 쐬었다 하면 어김없이 재채기를 하고 기침을 합니다. 또 감정적으로는 얼굴색이 흰 분들이 우울하기 쉽고 울기를 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얼굴색이 병적으로 창백한 경우는 대개 몸이 허한 경우이거나 몸에 찬 기운이 들어간 경우, 혹은 납에 중독되거나 기생충이 있는 경우입니다. 또 유난히 얼굴에 핏기가 없으면서 창백하고 꺼칠한 경우에는 빈혈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아래 눈꺼풀을 뒤집어 보았을 때 붉은 빛을 보이지 않고 창백하면 빈혈이 의심되므로 혈액검사를 꼭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얼굴색이 창백하면서 푸른빛을 띠는 경우는 찬 기운에 심하게 손상됐거나 어혈이 있는 경우에 나타나는 것이고, 얼굴색이 청자색을 띠는 것은 극심한 순환장애나 심장질환 혹은 호흡기질환으로 인해서 산소가 부족하거나, 내부 장기의 통증발작 인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얼굴색이 희묽으면서 푸석푸석한 경우는 대부분 양(陽)이 허해서 생기는 경우이기 때문에 콩팥이나 갑상선에 문제가 있을 때 나타나게 됩니다. 이 외에도 양쪽 눈썹사이가 흰색을 띠면 폐에 질환이 있는 것이고, 만약 간질환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난치라고 했습니다.

 

<김용석 교수 프로필>
現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교수
現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안면마비 센터장
現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부회장
前 MBC 라디오 동의보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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