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두려운데 비행기 타도 될까요?
코로나19 감염 두려운데 비행기 타도 될까요?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7.2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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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코로나19를 피해 국내에 들어와 있던 중국 유학생 A씨는 중국이 다음 달부터 한국 학생들에게 비자를 다시 발급해주기로 했다는 뉴스를 듣고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의 해외유입사례가 계속 늘면서 혹시라도 비행기 안에서 감염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주위에서 괜찮다고들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몇 시간씩 함께 머물러야 하는 항공기 특성상 집단감염이 되는 건 아닌지 고민이 많다. 비행기, 타도 될까?

 

(이미지=suhyeon choi on unsplash)
(이미지=suhyeon choi on unsplash)

 

대한항공이 A씨처럼 비행기 타기를 꺼려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명쾌한 답변을 제시했다. 헤파(HEPA) 필터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기내 공기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헤파필터는 먼지나 바이러스, 박테리아 같은 각종 입자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고성능 필터다.

0.3㎛(마이크로미터)보다 큰 입자는 헤파필터의 내부 섬유부를 통과하지 못하고, 0.3㎛보다 더 작은 입자의 경우 공기의 흐름 또는 속도에 따라 필터 내부 섬유부에 달라붙게 되어 100%에 가깝게 통과를 막는 원리다. 그나마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는 입자의 크기가 0.3㎛인데, 이마저도 99.97% 이상 걸러낼 수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헤파필터는 멸균 상태가 유지되어야 하는 병원의 수술실이나 무균실 및 의학실험실 등에 활용된다.

항공기에 장착된 헤파필터는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의 필터에 해당된다. 즉, 기내에서도 마치 병원의 무균실과 마찬가지로 미세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의 99.9% 이상 여과시킬 수 있다.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보잉 747-8i 항공기 헤파 필터를 교체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제공)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보잉 747-8i 항공기 헤파 필터를 교체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제공)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매개체로 알려진 침방울(비말)의 경우 크기는 5㎛ 수준이다. 공기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의 크기는 1㎛ 정도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의 크기도 0.07㎛~0.12㎛ 수준이다. 침방울과 에어로졸, 코로나19 바이러스 모두 기내에 장착된 헤파필터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대상으로 에어컨을 작동할 때 반드시 헤파필터를 장착하라는 운영지침을 내린 것도 같은 이유다. 따라서 헤파필터라는 고성능의 방역용 마스크를 장착한 기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설 자리는 없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헤파필터가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적정 교환 주기를 설정해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약 1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헤파필터 교체에 들인 바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공기 순환 시스템도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위에서 아래로 흘러야 에어커튼처럼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고 설명한다.

항공기는 지상에서부터 공기 순환 시스템을 가동한다. 항공기가 지상에 멈춰있을 때에도 전력 공급 및 공기순환을 위해 보조동력장치(APU, Auxiliary Power Unit)를 가동하는데, 이 순간부터 항공기의 공기 순환 시스템은 작동하는 것.

비행 중 항공기에서도 공기 순환 시스템은 쉬지 않고 작동한다. 특히 항공기 객실에는 외부의 공기와 내부에서 여과된 공기가 약 50대 50의 비율로 혼합되어 공급된다.

항공기 바깥의 외부 공기는 차갑고 저습도다. 특히 순항고도일 경우 외부 공기는 영하 50도, 습도는 1% 이하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살 수 없는 환경이다. 이러한 외부 공기를 엔진을 통해 빨아들여 고온·고압으로 압축하고, 오존 변환장치를 통해 공기 속 오존 성분을 제거한다. 그리고 열교환장치를 통해 객실 내에 알맞는 온도로 조절해 투입한다.

대한항공 항공기 실내 전경
대한항공 항공기 실내 전경

 

내부 공기의 경우 앞서 언급했던 항공기 내 장착된 헤파필터를 통해 재순환된다. 즉, 헤파필터를 거쳐 외부 공기와 합쳐져 투입되므로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어렵다.

또한 객실 내의 공기는 천장의 유입구로 들어와 바닥의 배출구로 빠진다. 즉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에어커튼 방식이라는 것. 이에 따라 바이러스가 포함된 침방울 입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앞이나 뒤, 옆이 아닌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만큼 바이러스 확산 확률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객실 내 공기 순환도 2~3분이면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병원의 경우 약 10분, 일반 사무실의 경우 약 20분 간격으로 전체 공기 순환이 이뤄진다는 점에 비춰볼 때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성은 현저히 낮아진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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