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위탁모 유제분씨 “도움 필요한 아이들 많아 위탁모도 더 많아졌으면…”
[인터뷰] 위탁모 유제분씨 “도움 필요한 아이들 많아 위탁모도 더 많아졌으면…”
  • 송지나
  • 승인 2014.06.26 23: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6일 강남구 메모리즈 뷔페 웨딩홀에서 열린 '위탁모의 날' 행사에서 장기근속상을 수상한 유제분씨 등 위탁모들과 대한사회복지회 이용흥 회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위탁모를 하면서 힘든 점도 있지만 그보다 아이에게서 받는 것이 더 많습니다. 지금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많아 위탁모가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대한사회복지회가 26일 서울 강남구 메모리즈 뷔페 웨딩홀에서 개최한 ‘위탁모의 날’ 행사에서 5년 근속상을 받은 유제분 씨는 "위탁모는 가정이 없는 아이들이 입양가정을 찾기 전까지 가정에서 사랑으로 품어주는 또 하나의 부모를 말한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위탁모를 꼭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베이비타임즈는 이날 ‘위탁모의 날’ 행사에서 수상한 유제분씨와 인터뷰를 통해 국내 위탁모 현실을 취재했다.

- 아이 위탁을 하게 된 계기는?

작은 딸이 초등학교 1학년일 때부터 위탁모를 시작했다. 아이들 육아로 집에 있다 보니 손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위탁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지만 내가 시작할 때는 작은 도움의 손길도 필요할 정도로 아이들이 많았다.

- 자녀들의 학업분위기가 영향 받지는 않았는지?

우리 애들이 중·고등학생이 됐을 때는 주변에서 ‘위탁을 하면 아이들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냐’며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들이야 아침 일찍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늦게 들어왔기 때문에 전혀 그런 일은 없었다. 오히려 아기 덕분에 애들 사춘기도 무난하게 지나갔다. 특히 우리 아들은 군대 갔을 때 집에 전화하면 부모님 안부보다 아기 안부를 먼저 물어볼 정도로 아기를 예뻐했다.

- 아이 위탁이 가족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뜻인가?

처음에 시작할 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을 위탁하면서 정말 행복하다. 아이를 위탁해 돌보다보면 힘든 부분보다 아이에게 받는 것이 더 많다. 우리 가족은 아이를 위탁하면서 기쁨이 넘치고 웃음도 많아졌다. 아이로 인해 대화도 많아져 가정이 더 행복하고 화목하게 됐다. 위탁활동은 위탁모뿐만 아니라 위탁 가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들이 커가면서 대화가 부족해 활력소가 없거나 무기력한 엄마들에게 위탁모를 추천한다. 나도 아이들을 위탁하면서 우울증도 없어지고 삶에 기쁨이 넘친다.

- 위탁모로서 가장 힘든 점을 꼽는다면?

위탁모를 하면서 전혀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특히 아이를 입양 보내면서 이별을 겪을 때 가장 힘들다. 입양특례법이 개정된 후 이별이 더 힘들어진 것도 있다. 전에는 아이를 위탁하면 보통 6~7개월 후에 입양이 됐으나 지금은 입양이 어려워지면서 평균적으로 20~24개월, 혹은 그보다 더 오래 위탁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위탁 기간이 길어질수록 아이와 정이 많이 들어 이별이 더 어려워진다.

- 장기간 위탁이 왜 문제가 되는가?

위탁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위탁모나 위탁된 아이 모두에게 좋지 않다. 아이가 돌 전에 입양을 가면 엄마를 잊기 쉽고 새로운 환경에 금방 적응할 수 있다. 하지만 입양특례법 때문에 아이가 입양을 못 가게 돼 위탁가정에서 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버려지는 아이는 여전히 많은데 위탁 기간이 길어지면서 어려움이 많아 위탁모를 그만두는 분들이 많아졌다. 이 때문에 위탁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 위탁을 원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위탁모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아이를 내 자식처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과 봉사하는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다. 한 명의 위탁모로서 다른 사람에게 위탁모를 꼭 추천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