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유헌 교수 “아이가 공부 잘하려면 조식과 숙면은 필수”
[인터뷰] 서유헌 교수 “아이가 공부 잘하려면 조식과 숙면은 필수”
  • 안무늬
  • 승인 2014.06.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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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유헌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유치원,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에게 친구들과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묻는다면 당신은 부모이다. 하지만 오늘은 뭘 배웠는지 묻는다면 당신은 학부모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오늘 유치원, 학교는 재미있었는지 묻지만 학부모는 아이가 들어오자마자 “오늘은 몇 점?”이라고 묻는다.

학부모가 아닌 부모가 되고 싶다는 초보 부모를 위해 나선 이가 있다. 바로 한국 뇌 발달 연구원의 원장이자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인 서유헌 교수이다. 그는 과도한 선행학습을 반대하며, 아이를 자유롭게 키우는 부모가 되라고 강조한다.

유아교육 분야가 아닌 뇌 과학 분야에서 바라본 유아교육은 조금 특별했다. 아침밥을 먹어야 한다는 말 하나에도 여러 가지 과학적 근거를 내세워, 자녀에게 아침밥을 먹일 수밖에 없도록 설득하는 서유헌 교수를 만나 유아 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 아침밥은 ‘신경전달물질’을 생산하는 원료

아이의 책 가방을 챙겨 등원, 등교시키고, 남편의 넥타이를 챙겨 출근시켜야 하는 주부들에게 아침은 끔찍한 순간이다. 특히 워킹맘들은 자신도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시간의 집은 곧 전쟁터가 된다.

또한 조금만 더 자겠다며 아침을 포기하는 아이와 남편을 보면, 자신도 의욕을 잃고 아침밥을 안 하게 마련이지만, 자녀의 성적을 원한다면 학원이 아닌 아침밥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서유헌 교수는 아침밥에 대해 ‘신경전달물질을 생산하는 원료’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탄수화물은 뇌에 에너지를 제공하고, 단백질은 신경전달물질 합성을 돕고, 지방은 신경세포막을 구성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세 가지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식사를 해야 한다”며 아침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휴식, 수면 시간은 ‘신경전달물질’을 생산하는 시간

앞서 균형 잡힌 식사를 강조한 서 교수는 또한 ‘신경전달물질을 생산하는 시간’은 충분한 휴식 시간과 숙면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이 되도록 하고, 신경전달물질을 제조해 뇌에 휴식을 주는 것이 수면의 역할”이라며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숙면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집에 돌아와 학교, 학원 숙제를 하고, 숙제가 끝나면 선행학습을 하기 때문에 늦게 자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이에 대해 “영유아는 20시간을 자야 하고, 초등학생은 10시간 안팎의 수면을 취해야 하지만 엄마들은 자는 아이들을 깨워 공부를 시키지만 이것은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생후 18개월의 영아들이 자는 시각이 밤 10시보다 늦은 경우, 1시간 늦어질 때마다. 발달에 문제가 생기는 유아의 비율이 약 3배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컬럼비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밤 12시에 자는 아이는 10시간에 자는 아이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42% 높았고,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가 30%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 부모가 아이의 행복한 뇌 위해 해야 할 노력은?

 


뇌 발달 전문가인 그 역시 유아교육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아이의 행복한 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녀들과 즐겁게 놀아줄 것’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자녀와 부모의 놀이를 통한 교감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 교수는 “3~6세 유아기는 선행학습이 아닌 동기 부여 교육과 다양한 창의 교육이 필요한 시기”라며 이때 부모들은 아이들 놀이 위주로 자녀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많은 부모가 어린 자녀들을 영어 유치원에 보내고 여러 학습지를 시키는 등 교육에 힘쓰고 있지만, 이 같은 부모의 노력은 오히려 아이의 발달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서 교수는 ‘뇌의 가소성’에 대해 설명했다. 서 교수는 “뇌는 적절자극에 의해 발달하지만, 자극이 없거나 선행·강제교육에 의해 퇴화한다”며 “강제교육과 양적교육, 선행교육을 강조하면 과잉학습장애증후군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 부모는 자녀 꿈 이루도록 도와야

서유헌 교수는 “요즘 부모들은 일방적으로 자녀의 진로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의 진로는 아이가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함께 찾아주고, 아이가 본인의 진로를 스스로 선택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로는 아이가 선택해야지, 일방적으로 부모가 정해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진로를 탐색할 수 있게, 언제나 진로 정보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하고, 아이들과 꾸준히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처럼 아침밥, 숙면, 동기부여교육을 강조할 뿐, ‘서울대 공부법’을 권하지도, 좋은 선행학습법을 권하지도 않았다. 또한 아이와 즐겁게 놀면서, 뇌 발달에 맞게 적기교육을 실시하고, 자녀의 진로 상담 멘토가 되라고 조언했다.

이런 육아법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갖는 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서 교수의 자녀들은 현재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며, 조기 교육이 아닌 ‘적기 교육’에 성공한 모습을 보였다. 자녀의 성공적인 인생을 꿈꾸는 부모라면 서 교수의 조언대로 발달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조기ㆍ강제 교육이 아니라 뇌 발달에 맞는 적기 교육을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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