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의 현실과 대안①]"한부모가정 자녀, 국가와 사회가 주목해야 한다"
[여성노동자의 현실과 대안①]"한부모가정 자녀, 국가와 사회가 주목해야 한다"
  • 백지선
  • 승인 2014.06.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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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시급 결정이 오는 27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경영자총협회 최저임금(26일 현재 5210원)을 동결하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6700원으로 올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여성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거나 최저임금 이하를 받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가구주는 최저임금으로 가정의 생계를 꾸려가는 데 어려움이 많다. 2인가족 최저생계비는 102만원, 3인가족 최저생계비는 132만원이다. 그러나 실제 여성노동자는 최저임금법이 적용된 월 108만원으로 생활을 꾸려야 한다. 노후준비는 꿈꿀 수 없다.

엄마는 생계를 위해 본의 아니게 아이들을 ‘생계형 방치’하게 된다. 방치된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은 각종 사회 문제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정문자 대표는 “여성가구주ㆍ워킹맘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온 사회가 아이 돌봄과 빈곤 대물림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국여성노동자회 정문자 대표.

 


◇2012년 가사노동자 발의안, 국회서 자고 있다

Q. 지난 16일 광화문에서 국제가사노동자의 날 기념 기자회견이 있었다.

A. 한국여성노동자회 정문자 대표 : 2011년 6월 16일, ILO(국제노동기구) 총회에서 1억명 가사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사회권을 보장하는 ‘가사노동자 보호협약’이 채택됐다. 이 날을 기념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6일 광화문에서 기자회견 및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Q. 당시 한복을 입고 있어서 사진이 잘 나왔다(웃음).

A. 정문자 대표 :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인 6월 16일을 알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수집했다. 장소는 유동인구가 많고 외국인들도 많이 다니는 광화문으로 결정했다. 의상의 경우, 한복은 주로 명절 때 입고 또 기쁜 날 입는다는 점을 착안해 의상과 더불어 약과 케이크를 준비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까지 가사노동자들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 가사노동자를 하찮게 여긴다. 호칭 또한 ‘파출부’, ‘가정부’ 등으로 불린다. 그러나 가사노동자들은 가사노동에 있어 전문가다. ‘가정관리자’로 불러줄 것을 당부하며 가사노동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행사를 준비한 것이다.

Q. 정부가 ILO 협약을 인정하지 않은 건가?

A. 정문자 대표 : 협약 비준이 현재 안 된 상태다. 국회에서 가사노동자에 대한 비준안을 아직까지 올리지 않았다(2012년 국회에 발의됐음). 비준화된 나라는 14개국이며 필리핀도 비준화된 국가에 속해 있다. 의외로 남미 국가에서 많이 비준화됐는데 남미의 경우, △남미 여성의 노동이 과거부터 활발했다는 점, 그래서 △여성 노동자들의 조직이 빨리 생겼다는 점, △좌파정권 영향 등의 배경을 갖고 있다.

▲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국제가사노동의 날 기자회견이 열렸다.

 


◇20대 여성에게 여유를 주지 않는 사회

Q. 한국여성노동자회에는 어떤 여성들이 가입했나? 남성도 있나?

A. 정문자 대표 : 현재 전국 각지 11개 지부가 있다. 회원들의 직업별로 보면, 제조업ㆍ사무직 종사자, 사회서비스 분야인 사회복지 관련 종사자, 돌봄서비스(간병인, 요양보호사 등 포함)ㆍ가사노동자, 여성단체 상근활동가 등이며 소수의 연구자 그룹이 있다. 이 그룹에는 여성학, 사회학 전공의 각 지역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남성들은 주로 연구자 그룹에 속해 있다. 또 남성 회원들은 정회원이기 보다는 주로 후원회원에 속해 있다. 후원회원의 20~30%가 남성이다. 아무래도 여성들은 정회원으로 활동한다.

연령별로 분류하면 40ㆍ50대가 가장 많고 다음이 30ㆍ60대다. 20대는 많지 않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10~11년 20대 여성의 관심을 도모하기 위해 실태조사ㆍ가이드북 제작ㆍ소모임ㆍ교육 등을 실시했다. 하지만 20대의 관심과 활동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기에 현재 20대에게는 여유가 너무 없다. 20대는 자신의 스펙쌓기와 경력활동에 열중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가 신자유주의 경쟁사회이기 때문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앞으로 20대에게 다가가 많은 활동을 펼칠 것이다.

▲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국제가사노동의 날 기자회견이 열렸다.

 


◇유자녀 여성가구주, 상 받아야 마땅해

Q. 한부모가정의 워킹맘의 경우, 양육과 생계를 혼자 도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A. 정문자 대표 : 첫째 우리 사회는 아직도 한부모가정의 부모와 자녀에게 많은 편견을 갖고 있다. 양쪽 부모가 다 있어야 정상 가족, 한쪽 부모만 있으면 비정상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둘째 경제적 어려움이 많다. 한부모가정의 여성가구주는 일을 하지 않고서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다. 하지만 많은 워킹맘들이 경력이 단절됐다가 다시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경력단절된 여성들은 저임금을 받거나 비정규직으로 취업한다. 한 조사 발표에 따르면, 여성가구주가 남성가구주보다 3배 이상 빈곤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자원이나 네트워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부모가정 부ㆍ모는 아이의 양육을 부모 혼자서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더 나은 일자리로 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가족 돌봄을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중고, 삼중고다. 더 큰 문제는 한부모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결국 가난을 대물림 받는다는 것이다. 엄마가 생계를 위해 밖에서 일하면 아이는 방치될 수 있고 이는 아동ㆍ청소년의 묻지마 범죄로 이어진다. 특히 여자아이들의 경우 각종 사회문제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

아이 돌봄과 빈곤 대물림 문제는 사회가 주목해 함께 책임져야 한다. 개인에게 맡겨서 해결될 수 없다. 저출산시대라는 어려움 국가 위기 속에서도 아이를 포기하기 하지 않고 기르는 한부모가정의 부ㆍ모에게 상을 줘야 한다. 

▲ 한국여성노동자회 정문자 대표.

 



◇정문자 대표 프로필
-1961년 출생
- (사)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현)
- (사)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현)
- 함께일하는재단 운영위원(현)
- SBS 시청자위원회 위원(현)
- 2007~2008 한국여성노동자회 부대표
- 2009~2012 한국여성단체연합 사회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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