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도우미인데 매일 급식 도움을..." 수업 사라진 방과후학교 교사들의 고충
“방역 도우미인데 매일 급식 도움을..." 수업 사라진 방과후학교 교사들의 고충
  • 서효선 기자
  • 승인 2020.07.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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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임시일자리 ‘봉사직'으로 만들어 벌어진 일"
'정치하는 엄마들' 장하나 활동가 [사진=서효선 기자]
'정치하는 엄마들' 장하나 활동가 [사진=서효선 기자]

[베이비타임즈=서효선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방과후학교가 중단돼 임시 일자리로 일하고 있는 방과후학교 교사들이 열악한 처우에서 인격모독과 차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권수정 서울시의원실 주최로 열린 방과후학교 정상화 촉구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치하는 엄마들' 장하나 활동가와 방과후학교 교사들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임시 일자리에 방과후학교 강사들을 우선 채용하고 있지만 지역마다 시간도 시급도 천차만별이고 예산 집행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들이 공개한 설문조사 응답을 보면 “방역 도우미인데 매일 급식을 돕고 있다. 급식 도움을 교사들이 당연시 하는 경향 있다”, “이거라도 해서 다행이라며 무시하거나 아이들 지도 관련까지 다 떠맡기고 매일 혼난다”, “긴급돌봄인데 학습꾸러미 완성 등 사실상 수업을 해주길 요구한다”, “경력 없구나, 결혼했냐 등까지 물어보고 책상 치며 학생들 앞에서 화내기도 한다” 등 임시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교사들의 피해 사례가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들은 인격 무시나 모멸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낮아지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하나 활동가는 "정부가 임시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봉사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어려운 강사들의 처지를 이용해 저임금에 사용하고 취약계층 구제해준다는 식으로 이를 정당화했다"고 비판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방과후학교 강사는 7개월째 무급이라는 유래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특고/프리랜서 지원금 150만원도 올해 최저임금으로 계산한 월급 179만5310원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어 특고/프리랜서 지원금을 지원조차 할 수 없는 강사들의 이야기도 나왔다.

장하나 활동가는 "불안정한 고용 구조로 투잡, 쓰리잡을 뛸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부모의 요양보험 혜택을 위해 고용보험에 가입했다가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됐거나 생계를 위해 한 일이 도리어 재난 시기에 생계의 발목을 잡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방과후학교를 가능한 수준에서라도 재개해 달라는 요구가 터져나오는 것은 이처럼 정부의 지원대책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장 활동가는 또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4월 20일 이후 학원 및 교습소의 휴원 현황조차 미집계하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집계한 4월 17일 휴원율은 약 14퍼센트에 불과하다"며 "방과후학교를 제외한 학교수업, 돌봄교실 등과 학원들은 정상 운영되고 있으니 (방과후학교 강사들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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