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해독요법
[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해독요법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7.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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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인체에 쌓여있는 독성물질을 빼내서 건강을 되찾는 이른바 ‘해독요법’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체에 독소가 들어와 제때 배출되지 않으면 인체 곳곳에 축적되어 면역체계의 균형을 파괴합니다. 이는 만성피로나 기억력 감퇴, 알레르기 등의 피부질환이나 성인병 같은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이어집니다.

해독하면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장기는 간입니다. 간은 우리 몸에 침투한 독소나 노폐물들을 75% 이상 해독하기 때문에 해독요법에서도 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자로 보면 간(肝)이라는 글자는 육달월(月=肉, 신체) 변에 방패 간(干)자가 합해져서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그 말은 간이 우리 몸의 방패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장기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입니다. 크기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하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간이 피곤해지면 온 몸이 피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간은 주로 몸에 해로운 것들을 걸러 내고 이로운 것들을 필요한 에너지로 바꾸어 신체의 각 부위로 전달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지나친 음주나 과다한 지방섭취는 간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초과될 정도로 장시간 술을 많이 마시면 간에 무리가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체내에 지방이 너무 많이 쌓여 이것을 처리하느라 간에 부담이 더 생깁니다. 그러니 간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저지방식으로 식사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의학적으로 간은 녹색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신선한 녹색 식품이 간 해독에 좋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간 해독을 위해 녹즙을 마십니다. 그러나 양이 문제입니다. 녹즙이 좋다고 너무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으면 오히려 간에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때문에 처음 녹즙을 마실 때는 2~3일에 한 번씩 농도가 옅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8잔 정도의 신선한 물을 충분히 마시기 바랍니다.

오래된 아파트에 살다보면 아파트 나이만큼이나 배관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배관도 오래 쓰거나 잘 관리하지 않으면 녹이 슬고 찌꺼기가 생기듯이 우리 몸에서 배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혈관도 콜레스테롤이나 피 떡이 끼게 되면 혈관의 직경이 좁아지고, 말랑말랑하던 혈관이 점점 딱딱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혈관을 정기적으로 깨끗하게 해독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혈관이 깨끗해지면 온 몸에 산소와 영양분이 골고루 공급되기 때문에 몸이 잘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몸의 전반적인 기능은 혈관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혈관을 녹슬게 하는 나쁜 물질은 몸 안에서 생기는 것과 몸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먼저 밖에서 들어오는 나쁜 물질 중의 하나는 담배입니다. 혈관해독을 하려면 금연이 첫 번째 처방입니다.

몸 안에서 생기는 나쁜 물질은 먹는 것 때문에 생깁니다. 기름이 많은 음식이나 튀긴 음식을 피하고, 대신 갓 짠 맑은 기름을 먹어야 합니다. 그래야 몸 안에 있던 노폐물들이 잘 배출되고 혈류의 흐름도 좋아지게 됩니다.

또 견과류를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견과류는 맛이 고소하기 때문에 먹다보면 많이 먹게 되는데, 이로 인해 체중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많이 먹으면 해로울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심장이나 혈액은 붉은 색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붉은색 식품이 혈관 해독에 좋습니다. 반을 뚝 잘라놓으면 마치 심장과 비슷한 모양을 보이는 토마토가 특히 좋습니다. 다른 하나는 우엉뿌리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세 가지를 들라하면 물과 공기와 음식을 들 수 있습니다. 사람은 양수(羊水)에서 태어나서 물을 이용해 몸속에 있는 노폐물을 버리고, 산소와 음식을 통해서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하게 살려면 깨끗하고 좋은 물을 먹고, 산소가 풍부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의 쓰레기인 대변과 소변을 잘 배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몸 안에 독소가 쓰레기 모이듯 차곡차곡 쌓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대변을 뜻하는 분(糞)이라는 한자는 쌀 미(米)자와 다를 이(異)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밥을 먹었는데 다른 것이 되어 나왔다는 것입니다.

대변을 내보내는 장기는 대장입니다. 그래서 대장해독은 식사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식생활이 서구화되다 보니 대장에 문제가 생기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일단 대장이 건강하면 대변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지 않습니다. 만약 대변에서 냄새를 맡을 수 없을 정도로 고약한 냄새가 난다면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장내에 세균이 득실거리고 있는 겁니다.

대장에는 유산균과 같은 좋은 균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장에서는 좋은 균과 나쁜 균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장 내에 좋은 균이 많아야 대변 냄새도 덜 나고 장도 튼튼해집니다. 장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먹는 음식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장의 건강은 장내에 존재하는 장내 미생물에 의해 결정됩니다. 장내 미생물 중에서 좋은 균이 번식하고 생장하려면 온도, 습도, 먹이가 적절하게 공급되어야 합니다. 장내 미생물의 먹이는 포도당인데, 소장에는 포도당이 매우 많습니다. 그런데 모든 포도당이 소장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대장에는 포도당이 없어서 장내 미생물이 번식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대장 미생물에게 먹이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포도당이 3~10개 정도인 프락토 올리고당을 섭취해 줘야 합니다. 프락토 올리고당이 가장 많이 포함된 식재료는 콩, 양파, 마늘, 바나나, 야콘 등으로, 이런 식재료로 반찬을 만들어서 드시면 좋습니다.

사실 3~10개 포도당도 대장의 마지막 부분인 직장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20~30개 포도당이 결합되어 있는 이눌린이 포함된 도라지, 더덕, 고들빼기, 돼지감자, 우엉 등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우유나 참기름은 대장을 촉촉이 적셔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장 해독에 도움을 줍니다. 

<김용석 교수 프로필>
現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교수
現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안면마비 센터장
現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부회장
前 MBC 라디오 동의보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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