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시작한 우리 딸, 월경불순이나 생리통 있다면?
초경 시작한 우리 딸, 월경불순이나 생리통 있다면?
  • 맹성규
  • 승인 2014.06.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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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을 시작한 10대 소녀가 월경불순이나 생리통이 있다면 부인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하지만 학기 중엔 병원에 가기 힘들기 때문에 올 여름 방학에 검진 계획도 잡아놓아야 한다.

학기 중에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는 청소년들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운 만큼, 여름방학은 자녀들의 건강관리에도 중요한 시기이다. 특히 치료에 시간이 걸리는 치과검진, 제때에 시력을 교정하지 않으면 학습에도 영향을 미치는 안과검진 등은 방학 때 빼 놓을 수 없는 검진 코스다.

특히, 사춘기 딸을 둔 부모라면 한 가지 더 추가가 필요하다. 평소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월경과다 문제가 있었다면 산부인과 검진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실제로 병원검진을 받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2012년 서울시 여고생 2,043명을 대상으로 ‘성 건강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고생 절반 정도가 생리통 때문에 생활에 지장을 받을 만큼 불편을 겪고 있으며, 성 질환 고민이 있더라도 28.7%만이 산부인과 진료 및 상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여학생들은 부끄럽다는 이유로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다가 조기 치료시기를 놓쳐 병을 키우는 경향이 있는데, 그 심각성이 통계로 나타난 것이다.

구체적인 응답을 보면 성 질환 관련 고민으로는 △냉, 대하(분비물) 등의 질염(45.4%) △성장이상(발육이상, 25.6%) △성병(9.9%, 이상 복수응답) 등의 고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통 정도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2.5%가 △약을 이틀 이상 먹거나 결석해야 할 정도로 심하거나 △약을 하루에 한 알 정도 복용하거나 일상생활에 장애를 느낄 정도의 생리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정호진 부회장은 “10대 소녀들의 성 질환을 방치하는 현상은 결국 한국 여성의 미래 건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고 말했다. 일례로 생리통은 불임을 유발할 수 있는 자궁내막증이나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자궁근종이나 난소질환의 증상일 수 있다. 여성에게 생기기 쉬워 ‘여성의 감기’로 이해되는 질염 조차도 원인균이나 증상에 따라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가 어려운 골반염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10대 소녀라도 필요에 따라 부인과 검진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에 대해 부모가 더 관심을 갖고 지도할 필요가 있다.

정 부회장은 “초경이 시작되면 10대 소녀도 신체적으로는 여성인 셈’이라며, 따라서 여성의 생애 주기에 따른 평생 건강 관리는 ‘초경 이후’부터 시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여성들의 평균 초경연령이 11.98세이므로, 초등학교 3~4학년부터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초경 및 성교육에 대해 학생들의 눈높이에 따른 교육을 시작해 꾸준히 지속할 필요가 있다.

또한 초경을 시작한 10대 소녀들이라면 어머니와 함께 산부인과를 방문해 생리양상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고 ‘어떤 때 산부인과 검진이 필요한지’ 등 건강관리에 필요한 교육도 받는 것이 좋다. 아직은 10대 소녀들이 부인과 검진을 위해 스스로 산부인과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호진 부회장은 “여름방학을 맞아 생리통 등으로 고생하는 10대 여학생들이 어머니와 함께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은 평생 건강관리를 위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20~30대 여성들에게 자궁경부암이 3번째 여성암으로 발병 확률이 큰 만큼, 아직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학생들이라면 접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방학 때 접종을 시작하면, 6개월에 걸쳐 3회 접종을 하게 되어 있는 백신의 접종 스케줄 관리도 훨씬 편해지는 이점이 있다.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2학기 성적이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다. 이처럼 자녀들의 건강관리도 여름방학이라는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작은 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 건강해질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부모들이라면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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