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공감] 육아가 두렵다는 당신에게
[워킹맘 공감] 육아가 두렵다는 당신에게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6.3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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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코로나19로 매일 전쟁 같던 일상이 아주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개학 연기가 풀리고 학년별로 등교가 이뤄지면서 첫째 아이도 석 달 만에 유치원에 등교했다. 물론 아직도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 마스크를 꼼꼼히 쓴 상태지만 말이다.

아직 어린 둘째는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아파트 단지 한 바퀴를 돌며 산책을 하고 있다. 작은 변화임에도 감사함이 크다.

주변 반응도 대개 비슷하다. 아이와 24시간 온종일 붙어 있어서 미칠 것 같다는 주변 엄마들의 푸념도 이제는 좀 뜸해졌다. 재택근무나 휴직했던 동료도 하나 둘 돌아오고 있다.

문득 이러한 상황이 육아와 무척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고난의 정점일 때는 정말 힘들지만, 분명히 조금 나아지는 시기가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아이가 태어나 돌까지는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힘들다. 수많은 엄마가 쪽잠에 기댄 채 우는 아이를 달래고, 먹이고, 입히고, 씻기느라 정신이 없다. 그 과정에서 육체적·정신적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날마다 전쟁 같아서 출산에 대한 회의까지 들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아이가 어린이집에만 가도 훨씬 수월해진다. 매 순간 필요했던 엄마의 손길이 조금 덜해진다. 아이는 어느새 자라서 엄마의 보살핌보다는 자기 혼자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조금씩 익히기 때문이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출산을 고민하는 부부가 많다. 이들은 한결같이 육아의 어려움을 걱정한다. 아이를 위해서 희생하고 살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 요즘은 결혼을 예년보다 늦게 하다 보니 이러한 어려움을 더 크게 걱정하는 것 같다.

그들의 걱정과 고민을 충분히 이해한다. 육아는 정말 힘들다. 나 역시 아직 돌도 안된 둘째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거기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일상은 그야말로 마비상태다. 하지만 단언컨대 육아로 힘든 시기에는 시효가 있다.

아이를 낳고 나서 1~2년까지는 정말 힘들지만, 서서히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흐르면 부모의 도움 없이 혼자서 무슨 일이든 이뤄내고 싶어 하는 인격체를 만나게 된다.

주변에 아이를 다 키운 선배맘들에게 ‘출산은 축복’, ‘둘째는 더 예쁘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첫째를 낳고 두 살 때까지는 이 말에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그 시기를 지나 어느덧 둘째까지 낳은 지금은 충분히 공감한다.

미디어 등에서는 육아의 힘든 점이 많이 두드러진다. 물론 맞는 얘기지만, 이 시기는 반드시 지나간다. 육아는 회귀가 없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아이는 성장할 뿐 과거로 회귀하지 않는다.

코로나로 인해 소소한 일상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이었는지를 깨달았다는 이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나는 육아를 통해 매 순간 감사함을 느꼈다. 힘든 과정을 통해 더 성숙하듯 말이다.

지금 이 순간, 육아가 두려워 출산을 망설이는 부부 또는 육아가 힘들어서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초보맘이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절대 육아의 피로와 어려움이 평생 지속하는 것이 아님을 말이다. 그런 힘든 시기 때문에 아름다운 순간을 놓치지 말라고 말이다.

<방종임 조선에듀 편집장>
공교육과 사교육을 막론한 교육전문기자다. 그러나 일곱 살, 두 살배기 아들 둘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며 아이를 맡아 돌봐주시는 친정엄마, 아이는 알아서 자라는 줄 아는 남편과 때론 웃으며 때로는 투닥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7년차 엄마다. 유튜브에서 ‘교육 대기자’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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