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여성 가사노동자 소득 40% 급감했다
코로나19에 여성 가사노동자 소득 40% 급감했다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6.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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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관리사협회·여성노동자회 “코로나19 생계 대책” 촉구
전국가정관리사협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는 가사노동자 권리보장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여성노동자회 제공)
전국가정관리사협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는 가사노동자 권리보장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여성노동자회 제공)

[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여성 가사노동자의 생계 수입이 최대 40% 줄어들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4∼5월 전국 여성 가사노동자 128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응답자들이 4월에 벌어들인 돈은 평균 66만5000원으로, 지난해 월평균 수입(107만400원)보다 37.9% 줄었다.

월평균 수입은 2월 73만2000원, 3월 64만2000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31.6%, 40.0%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응답자 본인이 가계 소득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5%에 달했다. 본인 소득이 가계 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답변도 57.8%에 이르렀다.

대면접촉 서비스 노동 중심의 여성 가사노동자들이 코로나19로 심각한 생계 위협을 받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소득감소의 이유(복수응답)로는 가장 많은 54.7%가 ‘고객이 오지 말라고 해서’라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인한 자발적 무노동’이라는 응답이 14.7%, ‘신규 고객이 없어서’라는 답변이 12.7%로 뒤를 이었다.

본인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해 자발적으로 노동을 중단한 사례가 15%에 이르고, 가사노동자의 67.4%는 일을 하고 싶어도 근로중단 통보, 고객 감소 등 비자발적 이유로 일을하지 못해 소득감소를 겪고 있다는 뜻이다.

감소한 소득을 충당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4.7%가 지출을 줄여 생활을 유지한다고 답했다. 대출을 통해서는 14.8%, 기존 저축을 헐어서 사용(11.7%) 등의 답변을 했다. 지인에게 빌려서 쓴다는 응답도 7.0%였다.

대출이나 지인을 통해 돈을 빌려서 쓰고 있다는 응답이 21.8%로, 응답자 5명 중 1명은 빚으로 살림을 꾸리고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가사노동자들의 가계가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가사노동자 2020년 월별 평균 소득 분포.(자료=한국여성노동자회 제공)
가사노동자 2020년 월별 평균 소득 분포.(자료=한국여성노동자회 제공)

고객으로부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응답도 17.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교회 참석 여부 및 주말 동선 정보에 대한 공개 요구, 가족 중 ‘신천지’ 등 특정 종교인이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대중교통이 아닌 자차르 이용한 방문 및 마스크, 장갑 착용과 손 세정제 사용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정관리사협회와 여성노동자회는 이날 오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가 불러온 위기는 여성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나타나고 있고, 가사노동자들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가사노동자 권리보장법 제정과 코로나19로 인한 생존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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