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행보와 26일 수사심의위에 거는 기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행보와 26일 수사심의위에 거는 기대
  • 김완묵 기자
  • 승인 2020.06.24 13:4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3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은 이재용 부회장이 제품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베이비타임즈=김완묵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이 현장 경영을 강화하며 안팎의 위기에 맞서는 결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오는 26일 자신에 대한 검찰의 기소 적합성을 전문가들에게 맡겨 심의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의 최근 현장 경영 행보는 보여주기성이라기보다는 확연히 달라진 이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도 생각된다.

1년여 동안 구속 수감이 되는 등 지난 3년여 큰 고통의 시간을 겪고 나서 경영자로서 환골탈태된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자못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단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온 이건희 회장과 밤낮 없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임직원들의 뜻에 부합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작동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인상도 받는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3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CE(Consumer Electronics) 부문 주요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미래 전략을 점검하는가 하면, 가전제품이 있는 매장을 방문한다든지, 직원들과의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는 임직원들과의 대화에서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새로운 기능을 직접 체험하고, 소비자가 좀 더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기술에 대해 꼼꼼히 점검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이후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응한 신제품 도입 계획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임직원들에게는 따뜻한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통해 상사와 직원이 아니라 위기극복을 위한 '동지'로서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비중을 많이 할애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날 현장 방문에서도 "경영환경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자칫하면 도태된다. 흔들리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자. 우리가 먼저 미래에 도착하자"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극한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에둘러 표현하면서, 이에 흔들리지 않고 앞서가는 미래를 다같이 만들어가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19일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서는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 있다. 시간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는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자신의 최대 경영 목표로 삼으면서 선대와 차별화된 승부를 걸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는 이 부회장의 이런 행보와 판단이 현재 삼성전자가 처한 상황으로 볼 때, 매우 올바른 인식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만큼 현실이 어렵고 절박하지만, 도전하고 노력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이 부회장에게 경영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를 훗날 냉정하게 평가해보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국내 최대 기업의 키를 쥐고 있는 리더가 구속을 고민하면서 과거에 연연해 중요한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점이 크게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오는 2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릴지 예측이 안 되는 상황이지만, 삼성전자 경영진이 더 이상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 위기국면은 해소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