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명은 순 우리말로 … 태명 논문 ‘눈길’
태명은 순 우리말로 … 태명 논문 ‘눈길’
  • 이현아
  • 승인 2012.11.1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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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이, 멋쟁이, 잭팟, 루키’ 등 임신 중에 아이의 이름을 짓는 태명에 대해 분석한 사회언어학 논문이 공개됐다.

조선대학교 국어국문과 강희숙 교수는 ‘태명의 실태 및 확산에 대한 사회언어학적 분석’ 논문을 10일 전남대에서 열린 제53차 정기 학술 발표대회에서 발표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위해 광주와 농촌 지역인 담양초등학교 1학년 아동 248명, 어린이집 유아 175명 등 모두 423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펼쳤다.

조사결과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은 43.5%, 어린이집 유아는 76.9%의 비율로 태명을 가지고 있었다. 태명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66.5%에 달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태명을 짓는 풍습이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태명은 임신 초기나 중기 부모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었다. 태명의 사례로는 ‘복덩이, 튼튼이, 똘똘이’ 등 순순한 고유어가 주를 이뤘다.

이는 부모를 비롯해 집안 어른이나 작명가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본명의 작명과정과는 차이를 보이는 부분. 또 한문이름이 주를 이루는 본명과는 달리 순수 한글 이름이 다수인 점도 눈길을 끈다.

논문에서 강 교수는 태명은 부모가 태아도 인격을 갖춘 생명체로 생각해 매일 이름을 불러주고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작명하는 경우가 많고, 자주 이름을 불러주면 태명이 의미하는 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강 교수는 태명이 단순히 이름의 기능 외에도 부모로 하여금 아기의 존재감을 느끼는 데 도움을 주는 한편, 생각을 주고받는 대화 수단, 친밀감과 유대감을 갖게 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한국인 이름 유형으로 볼 수 있는 태명의 작명 실태 및 확산 양상이 확인됐다”며 “태명 짓기가 한국 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하나의 언어문화로서 사회언어학적 접근과 조명이 필요한 대상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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