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법적 처리' 국민 심판에 맡겨보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법적 처리' 국민 심판에 맡겨보자
  • 김완묵 기자
  • 승인 2020.06.0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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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김완묵 기자] 검찰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지난 4일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오는 8일 법원에서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사안의 중대성이나 상당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법원이 당장 구속 여부를 결정하기보다는 국민의 판단에 맡겨서 긍정적인 해결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박근혜 정권에서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에게 뇌물과 비슷한 청탁을 했다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죗값을 치렀다고 본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2월에 이 사건으로 삼성그룹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구속되는 수난을 겪었다. 수감 353일 만에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대법원을 거쳐 현재 서울고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문제는 재판부가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 준법경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양형에 반영하겠다고 제안해 삼성은 안팎으로 준법경영을 시스템적으로 마련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 2월에 독립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이를 통해 혁신안을 마련하는가 하면, 지난달 6일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서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도록 하겠으며 심지어 자녀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노동계의 질타를 받아왔던 노사문제에 대해서도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으며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자신과 관련한 모든 재판이 끝난 뒤에도 준법감시위원회가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시민사회, 언론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준법경영이 삼성 내부에 확고하게 시스템적으로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은 이미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도 오래된 쟁점들을 해결하면서 변화의 조짐을 나타낸 데 이어 최근에는 그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그래서 안팎에서 삼성이 달라지고 있다는 소리가 나온다.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에서 보여지던 모범생이라는 이미지가 다른 부문에서도 드러나고 있다는 소리다.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또 다른 변화와 혁신의 물결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을 옥죄고 있던 과거 문제와 법적 굴레의 사슬에서 풀어주는 해결책에 대해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는 판단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합병비율을 왜곡했다고 보는 검찰의 주장은 상당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건도 미래가치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을 뿐 삼성의 주장이 결코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

검찰의 주장대로라면 삼성의 모든 작업이 이재용 부회장 승계에 유리한 쪽으로 부풀려지거나 왜곡돼 구속해야 할 만큼 불법을 저질렀다고 보는 것인데, 당시 상황을 돌아볼 때 삼성의 모든 행위는 경영상 허용되는 틀 안에서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보는 주장 역시 만만치않다.

방법상의 문제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수준의 회계처리를 했다는 게 재계나 학계의 시각이기도 하다.

당시 불법이 저질러졌으면 그 결과가 현재쯤 나타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점에서도 승계 문제에 집중하다 보니 빚어진 오해가 아닌가 생각된다. 대표적으로 검찰이 가치가 엄청나게 부풀려졌다고 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에 비해 4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검찰이 보는 대로 삼성 경영진의 조직적인 부정 행위가 있었다면 과연 주식시장에서 이런 평가가 가능할 수 있을까. 국민의 판단에 맡겨 기소 여부를 결정하자는 삼성의 의견은 벼랑 끝 판단이긴 하지만 상당한 타당성을 갖는다고 본다.

검찰과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면 앞으로도 장시간 지루한 공방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민의 판단으로 사회적 해결을 도모하고,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이 우리 경제에 가지고 있는 막중한 위상을 감안해 신속하게 미래 불확실성을 덜어보자는 의견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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