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한 치의 머뭇거릴 틈이 없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한 치의 머뭇거릴 틈이 없다
  • 김완묵 기자
  • 승인 2020.05.2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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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대국민 사과 발언'이 의미 있다고 보는 이유(3)

[베이비타임즈=김완묵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6일 사과 발언에서 여러 문제점에 대해 용서를 구하면서도 미래 경영에 대한 자신의 의중을 가감없이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습니다."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나 IT 업의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삼성가를 둘러싼 안에서의 여러 과제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그래도 방점을 두고 싶은 게 생존과 도전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에 펼쳐질 포스트코로나 기업 환경은 여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행보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과 중국의 끝 모를 기술 패권경쟁이 펼쳐지는 데다 신냉전 국면이 심화돼 주변 국가들에 대해서도 선택을 강요하게 할 것이란 예상이다. 정부가 이럴진대 기업인들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에 더해 각자도생의 기술 민족주의가 한층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포스트 코로나'와 '포스트 이건희'에 대한 독자적인 경영 구상의 일단을 밝혔다고도 볼 수 있다.

필자는 이 부회장의 미래경영 의지를 "코로나 이후에 펼쳐질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혁신과 기술력을 앞세워 정면 돌파하되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대해 과감하게 도전하겠다. 아울러 선대 이건희 회장이 가졌던 전문성과 통찰력을 이어 받아 최고 수준의 IT경영을 펼쳐 보이겠다"는 말로 요약해보고 싶다.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 이후 빠른 경영행보를 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구상의 연장선이라고 본다. 주변을 감싸고 있는 어려움에 주저하면서 지켜보기보다는 실천으로서 정면 돌파하겠다는 삼성가 특유의 경영감각이 발휘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과 관련해 머리를 맞댔다. 국내 재계 맞수로 일컬어지는 삼성과 현대의 수장이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라는 차세대 먹거리를 화두로 전격적인 회동을 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힘을 합쳐서 먹거리를 함께 창출해 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한 점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부터 2박3일간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다녀왔다. 코로나 검사로 번거로움이 컸지만 이 역시 미-중 대결국면에서 균형감을 보이기 위한 선제적인 행보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에는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착공 소식을 알리면서 시스템반도체 세계1위에 대한 도전이 현재진행형임을 드러냈다.

재계에서는 향후에도 이 부회장의 과감한 경영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라든지, 파격적인 인수·합병(M&A)을 위한 구상을 드러내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있는 상태다.

하나하나 만만한 과제는 없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나 시스템반도체만 해도 경쟁 기업은 지금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힘을 내서 열심히 뛰어도 따라잡으리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뛰어가야 하고 한 치도 머뭇거릴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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