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리더 릴레이 인터뷰] 출산육아교육협회 양진 이사장 “모든 아이에게는 이유가 있다”
[여성리더 릴레이 인터뷰] 출산육아교육협회 양진 이사장 “모든 아이에게는 이유가 있다”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5.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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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아이에게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찾는 것이 부모와 교사의 역할”
“아이들과의 관계는 시간의 길이보다 마음의 깊이가 더 중요”
“워킹맘들, 열심히 일하는 모습 자체가 자녀교육”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작은 거인, (사)출산육아교육협회 양진 이사장을 만났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출산육아교육협회는 국내 영유아 교육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자 만들어진 단체로 학술세미나와 전문 서적 발간, 출산육아교육 전문 인력 양성과 지원,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연계를 위한 역량강화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사단법인 설립은 작년이었지만 이미 15년 이상 준비기간을 갖고 꾸준히 관련 활동을 해온 협회는 현재 육아큐레이터, 엄마의 밥상, 엄마마켓, 라떼파파 등의 사업으로 출산·육아·교육 전반의 문화운동을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출산육아교육협회의 중심 양진 이사장은 부모교육 강사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그녀는 자신의 강연 전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아이에게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찾는 것이 부모와 교사의 역할이다”라는 구호를 참석자들과 외친다. 아이들의 성장에 어른의 역할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미숙아로 태어난 자신에게 부모님이 보여준 헌신적 사랑이 지금의 그녀를 있게 한 것처럼 모든 아이들이 제대로 된 열매를 맺기 위해 무엇보다 부모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양 이사장의 신념을 들어본다.

 

반갑습니다. 이사장님. 출산육아교육협회가 펼치고 있는 사업들이 정말 다양합니다.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육아큐레이터’입니다.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에게 양육과 교육에 관한 큐레이션을 하는 사업인데요. 내 아이를 잘 키우고자하는 엄마들을 위한 교육과 전문육아큐레이터를 가정에 매칭하는 서비스가 있으며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육아큐레이터가 왜 필요한가요?

지금은 정보 과잉 시대로 엄마들의 결정장애를 불러오죠. 넘쳐나는 과잉정보에 바로미터를 세우고 아이들마다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가능성을 발굴해주기 위해서 육아큐레이션이 필요합니다. 성장단계에 맞는 정보와 교육을 연결해주는 것이지요.

모두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합니다만 사실 출산율을 올리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태어난 아이들이 각자의 능력을 찾아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육아큐레이터가 필요한 것이죠.

최근 지자체들과 연계해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는데요. 이제 정부도 아이들의 육아와 교육으로 정책 기조를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협회의 이름처럼 출산과 육아, 그리고 교육이 하모니를 이뤄야합니다. 하나의 시스템처럼 말이죠.

출산육아교육협회 집무실에서 양진 이사장
출산육아교육협회 집무실에서 양진 이사장

협회 외에도 ‘양진부모코칭교육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연간 400회가 넘는 부모교육을 진행하고 계시는데요. 어떤 취지인가요?

부모교육강사가 되고 싶은 분들을 양성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부모상담도 합니다. 특히 유아교육기관장들이 전문적으로 부모교육을 코칭하고 있습니다.

 

자녀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강의 하실 때 가장 강조하는 점은요?

기다리는 것이지요. 기다리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를 만듭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아이에게는 이유가 있고 부모는 그 이유를 찾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무이기도 합니다.

 

깊이 공감합니다. 이사장님이 이토록 부모교육에 열정을 쏟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태어날 때 아주 미숙하게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모님이 저를 세상에 쓸모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켜주셨지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꼭 알려주고 싶었고 출산육아교육협회를 만든 이유도 그런 바람을 좀 더 세상에 넓게 펼치기 위해서입니다.

 

부모님과 이사장님의 스토리가 궁금해지네요.

저는 의사도 포기하라고 할 만큼 약한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부모님은 저를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라면서 끝내 살려내셨죠. 자라면서도 성장호르몬도 부족해 체구가 작았고 면역도 안 좋아서 다른 아이들처럼 밖에 나가 놀지 못했고요. 하지만 그런 제게 보여준 부모님의 헌신은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어머니는 제게 “작아서 못할 것은 없단다. 넌 나의 소중한 보석이야”라고 늘 말씀해주셨어요.

한 오라기 실로 코끼리를 들어 올린다는 영국 속담이 있어요. 정말 그랬습니다. 어머니가 해주시는 긍정의 말이 한 올 한 올 쌓여 큰 에너지가 생겼습니다.

아버지도 늘 제게 깨소금 같은 딸이라며 아껴주셨어요. 어린 아이처럼 체구가 작고 여러 면으로 부족했던 저를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늘 학교에 데려다주시고 1교시가 시작되기 전 책을 꺼내 펼쳐주시고 출근을 하셨죠.

아직도 눈에 선한 건 초등학교 6년 동안 매일 아침 연필 여섯 자루를 필통에 깎아 넣어주시던 모습이에요. 쓰고 나서 모양이 닳은 지우개도 예쁘게 잘라 넣어주셨죠. 아버지는 그 연필을 깎으면서 기도를 하신 거예요. 이 나이가 될 때까지 그 모습이 가장 마음에 남아 있어요.

유난히 체구가 작았던 어린 시절 양진 이사장과 아버지의 사진. "아버지가 평생 지갑에 간직하셨던 사진이에요. 돌아가신 후 이제는 제 지갑 속에서 다시 아버지의 사랑을 추억하고 있죠"
유난히 체구가 작았던 어린 시절 양진 이사장과 아버지의 사진. "아버지가 평생 지갑에 간직하셨던 사진이에요. 돌아가신 후 이제는 제 지갑 속에서 다시 아버지의 사랑을 추억하고 있죠"

굉장한 사랑을 받고 자라셨네요. 지금 하시는 일과도 뗄 수 없는 연결고리겠죠?

제가 이런 부모님 아래 태어나지 않았더라도 이렇게 당당하게 내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물음표’입니다. 지금 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유죠. 이 세상 모든 아이에게 이유가 있다는 그 첫 번째 아이가 바로 제 자신이니까요.

 

열정적인 활동을 하고 계시지만 힘든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세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하나님의 시간표와 제가 계획한 시간표가 어떤지 점검하게 되는 기도, 둘째는 ‘같이’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동료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도 매일 새벽기도와 전화를 주시는 어머니 덕분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경력단절을 딛고 다시 사회활동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부모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내 아이에게는 가장 중요한 부모교육이라 생각됩니다. 아이 때문에 사회활동을 못한다 생각하지 마세요. 아이들과의 관계는 시간의 길이보다 마음의 깊이가 더 중요합니다.

 

부모가 되기 위해 알아야할 것들을 소개하는 양진 이사장의 저서 ‘부모자녀소통학교, 교육의 스위치를 켜라’
부모가 되기 위해 알아야할 것들을 소개하는 양진 이사장의 저서 ‘부모자녀소통학교, 교육의 스위치를 켜라’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만 아이들이 잘못될 때마다 혹시 내가 일을 하지 않고 육아에 집중했다면 더 잘 자라지 않을까 하는 죄책감에 빠지게 되는 게 엄마 마음이잖습니까.

저도 아들이 두 살 때부터 일을 시작했어요. 지금은 성장해 스타트업의 대표가 된 아들이지만 사춘기도 호되게 앓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려는 혼란의 시기가 있었죠. 그때는 저도 잠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한 후에 아들이 그러더군요. 자기가 삐뚤어지지 않은 이유는 엄마가 열심히 사는 걸 봤기 때문이라고요. 저도 아들에게 늘 너를 믿는다는 말을 계속했고 아들도 정말 그렇게 믿는 아들이 되어 주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열심히 일하며 사는 거예요. 대신 집에서 회사 걱정하고 회사에서 집 걱정하는 건 아닙니다. 자기 일에 집중하되 가정과 일을 구분하는 엄마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쉬운 일은 아니죠. 이사장님은 어떻게 하셨어요?

밖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집에 오면 옷도 안 갈아입고 바로 앉아서 아이의 이야기를 잠시라도 들어줬습니다. 아이가 어떤 것보다 먼저라는 것을 그렇게 보여준 거죠. 같이 있는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깊이가 문제니까요.

 

살아온 인생을 한 줄 또는 한 단어로 설명한다면 어떻게 표현하고 싶으세요?

‘전력투구’와 ‘땀’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땀은 절대 거짓이 없거든요. 사실 저희 아버지가 제게 해주셨던 말씀입니다.

출산육아교육협회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양진 이사장 

앞으로 협회의 계획과 대표님의 바람을 들려주세요.

경력단절여성 일자리창출과 요람에서 실버세대까지의 교육으로 자연스럽게 출산율이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뿌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열매가 되어야 그 뿌리가 튼튼한지 알 수 있죠. 열매는 아이들이 스무 살이 되어야 알 수 있고 영유아 시기는 그 뿌리를 만드는 시간입니다. 출산육아교육협회가 뿌리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함께 하는 분들과 꼭 이 일들을 이뤄내 대한민국 발전에 공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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