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수는 서부교육청의 고문영 장학사의 사회로 진행됐고, 이화여대 유아교육학과의 이기숙 교수가 ‘이 시대 조기교육, 그 결과에 주목할 때’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강의에 앞서 서부교육청의 이시우 교육장은 “가장 위대한 교육은 유치원 교육”이라며 “남들보다 앞서간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아이들에 맞는 누리 교육을 해야 행복한 아이, 행복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조기교육, 그 실태는?
이기숙 교수는 “1학년 초 교실에서 ‘나 그거 알아요’, ‘다 배웠는데’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다”며 이미 우리 사회의 유아 조기 교육은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너무 이른 것 같고, 경제적으로 부담이 돼도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기 때문에 유아 조기 교육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기숙 교수가 발표한 ‘유아의 연령에 따른 특기교육 실시 현황’에 따르면 만 2세 이하 어린이 중 86.4%가, 만 6세 이상 어린이 중 92.2%가 조기·특기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유아 조기교육의 실태를 알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유아 조기·특기 교육은 과도한 사교육비, 주입식·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기·특기 교육 시기에 대해 부모의 48%가 ‘빠르다’고 말했으며, 26%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또한 조기ㆍ특기 교육의 종류에 대해서는 ‘많다’는 의견이 45%, ‘너무 많다’는 의견이 43%였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자녀에게 조기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이는 유아와 학부모 모두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우리 아이 뇌 파악하기
부모들이 흔히들 알고 있는 인간의 지적능력에는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외에도 신체운동지능, 대인관계지능, 자연친화지능 등이 있다. 이 모든 능력이 골고루 발달돼야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될 수 있다.
단순히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만 조기교육을 시킨다고 아이가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이 교수는 “가장 먼저 발달하는 것은 정서”라며 ‘정서적 발달’을 강조했다.
또한 만 2세 이상의 어린이들에게는 ‘가지치기(프루닝)’라는 것이 진행된다. 이것은 1개의 신경세포마다 형성되는 시냅스 수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만 2세 이상부터 가지치기가 시작되고, 대략 16세 정도에는 최초 시냅스 중 반만 남아 있게 된다.
이 교수는 ‘컴퓨터 게임’을 하는 아이와 ‘재미있는 책’을 읽는 아이의 뇌 사진을 비교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컴퓨터 게임을 하는 아이의 경우, 뇌의 일부분만 활성화됐고, 나머지 기능은 가지치기로 쇠퇴됐다”고 말했다.
◇ 조기교육, 과연 효과 있을까?
이 교수는 학생들의 유치원~중학교 1학년 성적을 7년간 연구한 결과, 국어 수학 학력 검사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이어 “오히려 조기교육을 마친 아이들이 사회정서적 발달이 현격한 저하되고 창의성 발달 역시 저하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유치원~초등학교 3학년의 언어발달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조기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 국어 점수 차이는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조기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어휘력과 독해력에서 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보다 뒤처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교수는 “다양한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균형 잡힌 발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를 위해서는 조기 교육이 아닌 적기 교육이 중요하다”며 ‘적기 교육’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