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 난소낭종과 경화술치료 재발의 진실에 관하여
자궁내막증, 난소낭종과 경화술치료 재발의 진실에 관하여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0.05.13 06: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이비타임즈=지태섭 기자] 자궁과 난소는 여성 고유의 신체기관이기에 자궁·난소 질환은 여성과 뗄 수 없는 ‘숙명적’인 관계다. 병변을 ‘잘’ 치료하는 것은 모든 질환에 해당되겠지만, 특히 자궁내막증과 난소낭종은 임신의 기본 요건을 만들어주는 난소에 발생하는 병변이기에, 난소를 보호하고 자궁내막증만을 선택적으로 삭제하는 것이 자궁내막증을 ‘잘’ 치료하는 것에 가장 부합할 것이다.

병변이 발생하는 근본을 뿌리 뽑는, 당시로써는 최선의 방법이었던 자궁적출을 시작으로 병변만을 잘라내는 개복수술을 지나 최소침습으로 자궁내막증만을 제거하는 경화술까지. 자궁내막증을 ‘잘’ 치료하고자 그 방법들은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특히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차용된 경화술은 본연의 아름다움을 보존하면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그야말로 현대여성들의 니즈(needs)에 부합한 치료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질 안쪽 벽을 통해 접근하기에 개복과 절개가 필요하지 않아 몸에 흔적이 남지 않는 것, 초음파에 장착된 특수 바늘을 통해 종양을 약물로 경화하고 난소낭종을 화학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이기에 난소 속 종양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근거가 될 터.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아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고 당일 시술 후 빠른 퇴원이 가능해 경제활동의 부재로 오는 부담도 덜 수 있다는 것 또한 현대여성들이 경화술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치료를 앞두고 있는 환자라면 경화술의 부작용, 경화술을 둘러싼 재발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

경화술은 개복과 절개가 이루어지지 않는 비수술이지만, 미세한 바늘이 들어가는 미세침습이 이루어진다. 비수술이라고 해서 비침습인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서 침습이란 생체에 대한 상해, 상처를 말한다. 또한 치료를 진행하면서 복강자극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에 복통과 미세한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물론 병변으로의 접근은 질 내막을 통하기에 외부에 흔적이 전혀 없으며 출혈과 통증은 평균 2~3일 내로 사라지는 증상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증상이 아예 없으신 분들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수술적 치료법과 비교한다면 통증과 출혈은 굉장히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침습과 출혈이 제로가 아니라는 것을 환자는 인지해야 하며, 의료진은 이 부분을 충분히 환자에게 설명해야 한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바로 경화술 후 자궁내막증, 난소낭종의 재발이다. 

자궁내막증, 난소낭종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하는 자궁내막조직이 자궁 밖 난소에 존재하면서 발생되는 양성 혹이다. 대부분 물이나 점액이 차있는 단순 낭종들은 경화술만으로 치료가 종료되고 완전히 치료가 된 낭종은 다시 커지지 않는다. 그러나 생리혈이 역류돼서 난소 안을 파고들어가 그 안에서 피를 분비해 커지는 자궁내막증 같은 경우, 생리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에 병변을 치료해도 생리가 중단되지 않는 이상 재발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에 치료 이후 생리를 억제하는 호르몬 약들로 자궁의 상태를 관리해야하며, 이는 복강경이나 개복수술을 한 이후에도 동일하다.

또한 낭종 안 액체를 분비하는 세포들이 한 번에 죽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경화술로 인한 재발이 아닌 그 병변의 특성이다. 물론 수술적 치료로 병변 자체, 혹은 병변이 나타나는 난소 자체를 도려낸다면 재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난소의 일부 절제, 심할 경우 난소 소실로 가임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어떤 치료 방법이 나에게 맞는지 고심하고 선택해야 한다. 이런 특성이 있는 병변일 경우 경화술로는 한 차례 치료로 크기가 줄어들 때까지 기다린 다음, 적당하게 형체가 남아있을 때 한 차례 정도 진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자궁내막증, 난소낭종 치료와 경화술의 체크 포인트로는 또 무엇이 있을까?

최상산부인과 최동석 원장 (사진 = 최상산부인과 제공)
최상산부인과 최동석 원장 (사진 = 최상산부인과 제공)

풍부한 경화술 시술례를 보유한 최상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자궁내막증, 난소낭종 치료와 경화술의 체크 포인트로 “사후”를 강조했다.

경화술은 1. 병변액체로 가득 차 있던 낭종에 바늘을 넣고 빨아들인 후, 2. 화학약물을 넣어 남아있는 병변액체를 헹궈내고 액체를 빼낸다. 이 때 약물들은 자궁내막증을 만들었던 세포를 파괴한다. 3. 이 과정, 즉 약물 주입-세척-액체 제거를 여러 번 반복하여 낭종 주머니를 깨끗하게 만들며 모두 세척이 되면 치료를 종료한다. 깨끗해진 낭종주머니는 2~3개월에 거쳐 점점 줄어들다 사라지는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자궁내막증은 재발의 확률이 있는 질환이기에 낭종이 잘 줄어드는지 한두 달에 한 번씩 초음파를 통해 확인하기를 권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경화술을 해서가 아닌 자궁내막증의 특성이기에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의 치료를 한 환자에게도 사후 규칙적인 검진을 추천했다.

여성 고유의 기관인 자궁·난소를 치료할 땐 여러 방면을 꼼꼼하게 고려해야 한다. 누구의 추천, 어디의 광고가 아닌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자궁과 난소를 보존하고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자궁내막증, 난소낭종 치료의 부작용과 재발을 막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