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존중기획①] "아이 스스로 자신의 삶 살도록 하라"
[생명존중기획①] "아이 스스로 자신의 삶 살도록 하라"
  • 백지선
  • 승인 2014.06.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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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체는 그 자신의 본래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사회문화의 변화로 인한 양극화, 가정해체, 도덕적 가치의 해이, 물질만능주의가 확산됐다. 사회 전반적으로 자기중심적 사고와 책임의식 결여로 비행과 자살 등 생명의 존귀함에 대한 가치 상실이 우리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생명경시 현상은 최근 부모의 학대로 아동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사실 이와 같은 현상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우리가 어렸을 때 읽었던 ‘헨젤과 그레텔’은 엄마(계모)가 자녀들을 숲에 버리는 내용이다. 이미 우리 마음속에는 이런 행동들을 은연중 알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알파맘’처럼 아이의 인생을 자신의 프로젝트로 생각하는 엄마들이 아이를 올바르게 양육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생명존중관점으로 아이를 양육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베이비타임즈는 생명존중관점에서 지금까지의 부모교육을 되짚어보며 생명존중 부모교육이 어떤 것인지 그 첫번째 시리즈를 준비했다.

▲ 삼육대 유아교육과 김정미 교수.

 


◇고대부터 부모 중심 아동관 팽배

삼육대 유아교육과 김정미 교수에 따르면, 아동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진 것은 1900년대 이후다. 프로이드가 정신분석이론을 발전시킨 후, 비로소 어린아이들을 존중하는 풍토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원시시대에 가까울수록 인간은 생존을 위한 투쟁에 힘써야 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부모의 양육형태는 매우 비인간적인 형태를 보였다.

드모스는 고대시대 대표적 양육형태를 ‘살해형’이라 불렀다. 이 시대는 태어난 모든 아이들을 죽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를 한 생명으로 존중하지 않고 어른의 의사와 편의에 따라 살해하는 풍토가 있어서 아이를 죽이는 것을 죄로 여기지 않았다.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이상적인 국가건설을 위해 우생학적으로 우수한 아기를 출산하도록 주장했다. 고대 스파르타 역시 건강검진으로부터 건강한 상태를 인증 받은 아이만 살려서 양육하고 교육하도록 했다.

‘포기유기형’은 중세시대 ‘헨젤과 그레텔’처럼 자녀 양육을 쉽게 포기하거나 자녀를 버리는 형태를 말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이러한 양육형태를 볼 수 있다.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버리거나 이혼 후 자녀 양육을 기관 혹은 조부모에게 맡기는 행위, 자녀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조기유학을 보내는 행위도 이에 속한다.

18세기경부터 서양에서는 부친의 권위를 국가의 법과 동일시했다. 이 시대의 부모는 자녀를 징계, 감금, 투옥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또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또는 엄부자모(嚴父慈母)라는 말을 통해 아버지의 권위를 임금의 권위와 동일시했다. 또 아버지는 자녀에게 있어 엄한 역할을 담당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각 시대의 종교, 가치관 등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다양한 양육태도들은 아동을 그 자체로 인정하며 인권을 존중하기보다는 부모, 가문 또는 국가의 욕구가 우선됐음을 보여준다.

▲ 자녀에 대한 부모들의 은연중 생각들.

 


◇알파맘, 이상적인 부모상?

현대에 들어와 전세계적으로 캥거루족, 자라족, 헬리콥터 부모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는 부모가 자녀의 적절한 자립과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성인이 돼서까지 자녀의 삶을 계획하고 개입하는 부모를 말한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엄마의 사회적 참여와 능력이 증대됐기 때문이다. 자녀 혼자만의 능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의 다양한 문제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알파맘은 아이의 재능을 발굴해 탄탄한 정보력으로 체계적인 학습을 시키는 유형의 엄마를 가리키는 말이다. 알파맘들은 아이의 인생을 자신의 프로젝트라 생각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해야 할 일을 정해놓고 그에 맞춰 교육을 시킨다. 그러나 이는 아이에게 부모의 결정을 무조건 따르게끔 한다는 점에서 아이의 독립심이나 자립심을 상실케하고 의존적인 존재로 성장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무리 좋은 계획과 환경을 제공해준다고 해도 양육의 궁극적 목적이 인간으로서 행복할 자녀의 권리는 보장해주는 데 있지 않다는 점에서도 자녀 인권을 존중하는 양육태도라 할 수 없다.

▲ 삼육대 유아교육과 김정미 교수.

 


◇아이가 자신의 삶 살도록 하는 것 = 생명존중

김 교수는 “아무리 어린 자녀라도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나름대로의 선호가 있으며 자신 삶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아이의 마음을 읽으려 노력하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보다 나은 선택을 하도록 인내하며 안내해주는 부모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는 “부모교육의 방향이자 목적은 아이의 자율성, 주도성, 개성을 존중하고 아이가 부모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겠다고 생각하는 부모를 길러내는 것”이라 말했다.

김 교수는 예비부모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청소년기 때부터 예비부모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평소 생명존중 가치관을 갖고 있는 부모라면 아이를 양육하는 데 있어 발생하는 세부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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