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갑길 신임 이사장 "이사회 중심으로 '국기원' 변화·개혁 이끌겠다"
[인터뷰] 전갑길 신임 이사장 "이사회 중심으로 '국기원' 변화·개혁 이끌겠다"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0.05.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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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고이면 썩고 독재하면 부패 마련, 국기원장의 전횡 운영이 문제 원인”
전갑길 국기원 이사장
전갑길 국기원 이사장 (사진 = 지태섭 기자)

[베이비타임즈=지태섭 기자]  세계태권도의 본부라 일컬어지는 국기원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세계 태권도의 본산, 국기원이 지난해 7월 이후 이사장 공석 및 국기원장 직무정지로 어수선한 가운데 지난 3월 취임한 전갑길 이사장에게 국·내외 무도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그 이유는 국기원 개혁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태권도와 국기원은 어떤 청사진을 갖고 변화와 개혁을 실시할 것인지, 전 신임 이사장을 만나봤다.

전 이사장은 “사실 이사회의 권한이 큰데 그 동안 이사회가 권한 행사를 전혀 못해 왔다”며 “그 원인은 국기원이 이사회 중심이 아닌 국기원장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고 원장이 전횡을 일삼은 결과, 원장과 사무총장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등 어려움이 있어왔다”고 밝히고 “물이 고이면 썩게 마련이고, 독재를 하면 부패한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임을 강조했다.

전갑길 이사장이 나름 자신감을 갖는 데에는 체계적인 공모를 통해 이사들을 선발, 이사회가 체계를 갖췄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무엇보다 태권도에 대한 애정이 크고 태권도 실무를 보고 계신 전문가들로 이사회를 구축했기에 이전과 달리 원장이 국기원을 좌지우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까지 이사회가 심도있게 잘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국기원 개원 이래 처음으로 문체부에서 감사가 나왔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국기원 개혁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고, 이제 국기원 개혁은 신임이사장의 과제로 넘겨졌다. 전갑길 이사장은 과거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있을 때 개혁 분야에 남다른 열정과 성과를 보여 수차례 상(賞)을 수상하기도 했다. 즉 개혁에 있어서 남다른 내공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전갑길 이사장은 “(국기원 개혁에 대한)계획이 있다. 개혁(改革)의 한자를 보면 ‘가죽 혁(革)’이 있듯이 피부를 도려내는 아픔을 동반한다”며 “그 동안의 제 경험을 볼 때 개혁은 급진적이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하는 것이 맞고, 하나하나 진행하다 보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전 이사장은 밖에서 듣던 국기원과 안에 와서 본 국기원은 많은 차이가 있었는데, 그 심정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실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먼저 해야 할 일로 국기원 내부, 즉 직원과 시스템을 국제수준에 맞게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내부 시스템을 보니까 세계는 4차산업, 인공지능 AI시대를 맞이했음에도 국기원은 디지털에도 못 미치는 아날로그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내부적으로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에 대비하고 해외 이사들과 수시로 교류할 수 있는 화상회의 시스템과 세계기구인 국기원을 대변하는 대변인 제도, 국기원 행정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직원 교육 및 처우개선,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5대륙을 대표하는 명망있는 외국인 이사 충원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기원장이 직무정지인 상태와 관련, 전 이사장은 “많은 태권도인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이 문제를 법적으로 끌고 가서는 현 직무정지 상태인 원장에게 득은 없고 비난만 쏟아질 뿐이기에 하루빨리 재선거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보고를 마치는 대로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함은 물론, 원로 선배님들을 찾아뵙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눠보려 한다. 무엇보다 국기원과 무도인들을 생각한다면 당사자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이사회도 필요한 조치에 나설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으로 지난 3월말 국기 태권도 법제화가 이뤄진지 2주년을 맞이했으며 법제화를 주도한 이동섭 국회의원이 국기원의 명소화를 주장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해 전갑길 이사장은 “외국의 VIP들이 내방했을 때 찾는 곳 중의 하나가 국기원인데 와보면 아시겠지만 노후 정도가 심하고 특별이 보여드릴 곳이 없다”며 “국기원(면적 2300평, 건물연면적 약 1400평)이 문화공원이고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되어 있기에 사업의 내용이나 계획 등을 업무보고를 통해 세세히 살펴보겠다”고 밝히고, “국기원의 핵심 기능을 옮기는 방안도 있는데, 무주 태권도원은 너무 멀어 접근성이 좋은 곳에 대회·경기나 교육·수련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제안하는 곳도 있음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아울러 코로나 사태로 전국 1만2천여 태권도장이 휴업에 들어감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이에 전갑길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임대료를 낮춰 고통을 분담하자는 ‘착한 임대인’ 캠페인에 발맞춰 임대관계를 파악해 건물주에게 공문을 보내 협조를 구하고, 정부에서 마련한 영세소상공인 지원도 태권도장에 한해 국기원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전 이사장은 “정부지원과 별도로 체육관을 대상으로 1~2천만 원 정도를 최저리로 융자지원 해줄 수 있도록 금융권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체육관이 더 많은 회원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홍보·광고를 강화하고, 개인적으로는 태권도 방송채널 운영에 관심이 있어 정부와 의논해 보려 한다”며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끝으로 전갑길 이사장은 국기원 재정 확대 방안으로 “올해 국기원 총 예산 276억 원 중 국가 지원금이 106억 원인데, 국비를 더 많이 받아와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국내는 물론 외국의 승품단 심사비를 체계화 하면 예산은 풍족해질 것”이라며 “더 나아가 태권도 컨텐츠를 다양하게 개발하여 제품화 할 수 있는 사업단을 조직하고 기부제도도 만들어 볼 계획으로, 기부제도는 기업과의 결연을 예로 들 수 있는데 관심있는 대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국기원은 특수법인(2010년 재단법인에서 특수법인으로 전환)으로, 얼마 안 되는 국가 지원을 받다 보니 부처의 눈치를 보는 상황인데, 많은 분들이 정부의 한 부처에 예속되어 있는 것이 국기원 위상을 떨어뜨리고 국제화에 걸림돌이 된다고들 말한다”며 “결론적으로 국기원이 이전의 재단법인 형태로 돌아가 직접 사업도 하면서 키워가야 한다. FIFA나 IOC처럼 세계적인 큰 단체는 아니더라도 그런 분위기로 가야만, 세계인과 국가로부터 존경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갑길 신임 이사장은 지난 3월 열린 ‘2020년도 제5차 임시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됐고, 4월3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그는 광주광역시 시의원 3선, 제16대 국회의원,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10월부터 국기원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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