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년기 물사마귀, 손으로 짜내지 않고도 치료 가능
[칼럼] 유년기 물사마귀, 손으로 짜내지 않고도 치료 가능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4.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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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부산 미소담한의원 박진선 원장
글: 부산 미소담한의원 박진선 원장

손과 발, 다리 및 얼굴 등에 나타나는 사마귀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생긴다. 신체 어느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발병했을 때에는 가릴 수 있어 안심하다가, 얼굴이나 노출되는 부위로 번지기 시작하면 그제야 뒤늦게 치료에 나서는 이들이 많다. 대체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그렇다.

특히 물사마귀는 성인보다는 아이들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성인 환자들이 물사마귀로 알고 내원해 양상을 보면 대부분 편평사마귀이거나 비립종 같은 다른 피부 문제인 경우가 상당수다.

유년기 환자들의 경우에도 모공각화증을 물사마귀로 오인하고 내원하는 경우도 많으나, 사진을 보면 누구나 쉽게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특징이 있는 모양인 만큼 아이들의 몸에 무언가 나기 시작했다면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린 아이들은 비교적 면역력이 약하고 아토피 같은 피부 질환으로 면역 억제제인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 물사마귀가 더 쉽게 발병할 수 있다. 물사마귀 치료 중 잘 호전되어 방심하다가 갑자기 악화되는 부류가 왕왕 있는데, 이는 무심코 피부에 바른 연고가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

환부가 아닌 다른 부위에 연고를 사용하더라도 스테로이드의 작용은 몸 전체에 나타날 수 있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물사마귀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 질환을 치료하는 중에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물사마귀를 치료하는 방법은 짜내는 것보다 면역력이 바이러스를 적으로 인식하고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목표로 아이의 면역력 강화를 통해 치료를 진행한다. 한약이나 뜸, 약침을 이용해 면역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개선을 도모한다.

다만 어린 아이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통증이 없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뜸과 약침은 통증을 잘 견뎌낼 수 있는 초등학생 이상 연령대 환자들에 한정해 적용한다. 처방하는 한약은 아이들이 한 모금에 복용할 수 있도록 적은 용량으로 농축한다.

물사마귀가 치료될 때에는 면역 반응이 나타나며 환부가 붉어지거나, 가려울 수 있다. 이것을 악화되는 과정이라고 오인해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약을 복용하면 도리어 치료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혹여 면역 반응이 나타나면서 호전되고 있는 중이라 할지라도, 환부를 긁어서 물사마귀가 터지게 되면 주변으로 번지거나 다른 이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 그렇지만 면역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번지는 속도보다 개선되는 속도가 빨라져 차츰 호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 중에도 긁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지만, 어린 연령대 환자들은 비교적 컨트롤이 어려워도 호전 양상이 뚜렷하니 지나치게 꾸중하지 않아도 된다.

물사마귀 치료는 어떠한 상태로 내원했는지에 따라 치료 기간의 차이가 크다. 조속히 호전되는 사례는 1~2개월 내 치료가 마무리될 수 있지만, 장기 치료가 요구되는 경우 6개월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아이에게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한 아이가 다 치료되어 갈 때쯤 다른 아이에게 전염돼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조기에 증상을 인지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 부산 미소담한의원 박진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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