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의당약국 김길춘 박사가 전하는 "건강한 삶"
[인터뷰] 동의당약국 김길춘 박사가 전하는 "건강한 삶"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4.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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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동의당약국 김길춘 박사는 남다른 이력으로 유명하다. 경희대 출신 약사이자 한약조제사이며 흑룡강 중의약대학을 졸업한 중국한의사다. 또한 한국체대에서 석사를 받은 운동처방사이자 신학대학원을 나온 목사님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다. 오랜 세월 쌓은 이력을 바탕으로 내공 깊은 저서를 15권이나 집필했으며 78세 노령에도 각종 매체에서 러브콜을 받는 인기 강사다.

동의당 약국 김길춘 박사
동의당 약국 김길춘 박사 [사진=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동의당약국은 그와 긴 세월을 함께한 터전으로 늘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 소박한 동네 약국이었다.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이곳에서 그의 정성으로 치유되고 용기를 얻었을까. 약국 구석구석 손때 묻은 서랍마다 추억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김 박사는 지금 이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라며 열정을 다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 주었다. 예상했던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그저 모든 것이 아쉽게 느껴질 뿐. 이미 영정 사진과 묘비를 마련해놨다면서 담담하게 사진들을 보여주는 그의 모습에서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온 원로의 품격과 삶의 자세까지 엿볼 수 있어 뭉클함마저 차올랐다.

김 박사가 소개하는 건강한 삶을 공유한다.

 

약사와 한의사, 그리고 목사라는 다방면의 이력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1943년 함흥에서 태어나 휴전 후 어선을 타고 남한으로 넘어왔습니다. 경희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1975년 약사가 되었고 그 후 동아제약과 병원 약국장으로 근무하다 신대방동에 있는 신생 보훈아파트에서 6·25전쟁과 월남 전쟁에서 몸을 다친 전상 용사들과 생활했습니다. 지금 이곳 동의당 약국이 있는 자리입니다. 원래는 1주일만 봐주겠다고 온 것인데 이렇게 세월이 흘러 45년이 되어버렸네요.

처음 약사가 되었을 때는 아픈 사람에게 약을 주면 전부 나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약은 통증과 증상을 완화해줄 뿐 근본적인 치유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1995년 중국 헤이룽강 중의약(중국한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양방과 한의학을 병행했습니다.

덕분에 환자들의 치유 효과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고통은 치유될 기미가 안보였어요. 제가 신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입니다. 양약과 한의학으로 인간의 정신적 감정 혼(魂)에 관해서는 공부했지만 하나님의 영(靈)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였죠. 약학은 눈에 보이지만 신학은 보이지 않는 학문이라 정말 어렵게 공부했습니다.

 

그렇다면 운동처방사 자격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는지요?

질병치료를 위한 운동의 역할이 크기 때문입니다.

당뇨병 환자의 운동요법을 예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사망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인데요. 규칙적인 운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고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해 혈당을 조절하고 고지혈증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당뇨병 환자가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혈당이 약 20~25mg/㎗ 정도 낮아진다고 알려져있지만 아쉽게도 1년 넘게 꾸준하게 운동하는 환자는 50% 미만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분들에게 어떤 운동처방이 필요할까요?

운동이 어려운 직장인이라면 하루에 10분 이상 걸어서 출퇴근하는 생활환경을 만들어 주면 좋습니다. 미국 당뇨병 학회는 숨이 가쁘지 않을 정도의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하거나, 숨이 찰 정도 속도로 달리는 격렬한 운동을 일주일에 90분 이상할 것을 권장합니다. 일주일에 최소 3일 이상 운동하되 2일 연속 운동은 피하는 게 습니다.

동의당 약국 집무실에서 김길춘 박사 

많은 이력 중에 박사님이 지금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사람의 체질과 생리 기능, 질병의 임상표현과 장부 질환의 증상에 대해 그리고 양방과 한의학에 대해 알기 쉽게 해설하는 것입니다. 현재 의과대학과 한의과 대학에서는 용어를 해설한 책이 없습니다. 제가 평생을 바쳐 집필한 약선 본초학 등 15권의 책은 바로 그 용어들을 알기 쉽게 해설한 것이지요. 지금도 계속 그 작업을 이어가려 합니다.

 

한약과 양약을 접목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몸이 아플 때 양약으로 통증은 경감되지만 면역력은 약화됩니다. 또 한약제제만으로는 통증의 경감이 느립니다. 그래서 양약과 한약제제를 같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또 건강기능식품이나 음식 등도 추천해주세요.

아침저녁으로 족욕(足浴)을 하면 체온이 올라가면서 면역력이 강화됩니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이 30% 저하되고,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배나 높아집니다. 저와 집사람도 밥은 안 먹어도 매일 족욕은 합니다.

양약과 한약제제를 안내해드리자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열이 심하게 날 때에는 양약에서 아세트아미노펜, 한약제제에서는 백호가인삼탕제제를 함께 사용하면 좋습니다. 기침을 할 때는 양약에서 진해 거담제와 한약제제에서는 청상보하환(淸上補下丸)을 꾸준히 복용하면 좋습니다. 건강기능식품으로는 종합비타민과 쌍화탕이 좋습니다.

김길춘 박사가 집필한 다양한 저서
김길춘 박사가 집필한 다양한 저서

가족건강관리법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먼저 자신의 체질을 알고 음식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체질을 일반적으로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의 네 가지로 구분하고 있지만 저는 평·음·양 체질로 구분합니다.

평 체질은 체온과 혈압 등이 정상적인 사람을 말합니다. 얼굴에 종기나 여드름이 없고 혈색이 좋으며 손발이 차지도 뜨겁지도 않습니다. 성격은 외향적이면서 무난한 편이며 입맛이 좋고 소화를 잘 시킵니다. 대변도 적당하고 대소변도 시원하게 잘 보는 좀처럼 질병에 걸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입니다.

음 체질은 얼굴이 창백하고 몸이 차가워 따뜻한 것을 좋아합니다. 혈압이 100~60 이하 저혈압이며 가끔 현기증이 나타납니다. 말수가 적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성격으로 입맛이 없고 소화력이 약합니다. 또 설사를 자주하며 소변도 자주 봅니다. 따뜻한 물을 즐겨 마시는 음체질은 저혈압, 빈혈, 소화불량, 위장병, 만성장염 등의 질병에 걸리기 쉽고 콧물이 잘 납니다.

양 체질은 가을과 겨울을 좋아하고 더위를 싫어합니다. 얼굴이 붉고 종기와 여드름이 잘 생기며 몸에 열이 많고 손발이 따뜻합니다. 혈압이 160~95 이상으로 고혈압 증세를 보이며 편두통도 가끔씩 있습니다. 수다스럽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입맛이 좋아 음식을 많이 먹고 소화도 잘 시키는 반면, 변비가 자주 생기고 소변이 붉거나 탁하며 시원하게 잘 보지 못합니다. 찬물을 즐겨 마시는 양 체질은 고혈압, 동맥경화, 간염, 간경화, 심장병, 요통, 무릎통증, 비만 등의 질병에 걸리기 쉬우며 코가 잘 막힙니다.

김길춘 박사는 건강관리를 위해 자신의 체질과 그에 맞는 음식을 알아야한다고 말한다. [photo by melissa walker]
김길춘 박사는 건강관리를 위해 자신의 체질과 그에 맞는 음식을 알아야한다고 말한다. [photo by melissa walker]

각자의 체질을 알고 관리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지요?

그렇습니다. 평소에 자신의 체질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졌는가를 살펴서 그에 적절한 식품을 섭취해 건강을 유지해야 합니다.

또 하나, 사람의 치아는 곡식, 과일, 채소, 육류, 어류 등을 잘 찢고, 자르고, 갈아 먹을 수 있게 분화(分化)되어 있습니다. 음식물 섭취도 이를 참고하면 됩니다.

음식을 먹을 때 어금니 20개로 곡식을, 앞니 8개로 과일과 채소를, 송곳니 4개로 육류나 어류를 먹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치아의 모양과 기능에 따라 전체 음식물 100% 중에서 고기 15%, 과일 15%, 채소 15%, 곡식 55%의 비율로 먹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영양학적 측면에서도 탄수화물 55%, 지방 30%, 단백질 15% 비율로 먹으면 건강에 좋습니다.

이밖에도 운동을 꾸준히 하고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녁 잠자기 전에 족욕을 하면 좋습니다. 여성과 어린이에게 좋은 한약제제는 사물탕(四物湯)과 조경종옥탕제, 건강식품으로는 비타민과 유산균제제가 있습니다.

 

왕성한 활동을 유지하는 박사님의 건강관리비결도 궁금합니다.

제 몸에 맞는 음식을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합니다.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 목욕을 하고 7시에 약국에 도착해 아침 식사를 하는데요. 곡식 중에서 현미 50%, 보리 25%, 검은콩 25% 비율로 밥을 해서 먹고 단백질 중에서 생선을 많이 먹습니다.

오전 8시부터 9시30분까지 낮잠을 자고, 점심 식사 후 한 시간 정도 낮잠을 한 번 더 잡니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지요. 업무가 끝난 후 휘트니스에서 30분 정도 걷기 운동을 하고 집에서 벨트 마사지와 아령을 1시간 정도 한 후 11시에 잠자리에 듭니다.

또한 당뇨와 고혈압이 있기 때문에 병원 처방대로 검사를 받고 약을 먹습니다.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약을 먹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밖에 따로 복용하는 건강기능식품은 이담제와 젖산균 제제가 있습니다.

 

김길춘 박사가 10년에 걸쳐 집필한 약선본초학
김길춘 박사가 10년에 걸쳐 집필한 약선본초학

꼭 배워야할 자기관리법 같습니다. 바쁜 활동 중에도 집필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계시는데요. 저서 중에 일반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추천해주세요.

제가 10년에 걸쳐 집필한 ‘약선본초학’을 권하고 싶습니다. 모든 식물의 성질, 맛, 효능, 주치와 궁중요리까지 공부해서 기록한 책으로 앞서 말씀드린 세 가지 체질에 맞는 음식들도 이 책을 참고하면 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먼저 몸에 열이 많고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는 ‘음성식물’이 좋습니다. 밀, 보리, 좁쌀, 두부, 녹두, 메밀, 참기름이 좋고 과일 중에서 감, 귤, 배, 사과, 수박, 토마토 등이 있습니다. 고사리, 냉이, 무, 미나리, 미역, 배추, 시금치, 가지, 연근, 오이 죽순 등 채소류와 돼지고기, 오리고기가 음성입니다. 어류 중에서 가물치, 게, 조개가 있고 조미료 중에서는 된장, 녹차, 참기름 등이 있습니다.

몸이 차고 혈압이 낮은 사람에게는 ‘양성식물’이 좋은데요. 수수와 찹쌀, 밤, 살구씨, 잣, 살구, 갓, 겨자, 고추, 마늘, 부추, 파, 호박 등이 있습니다. 육류는 닭고기, 개고기, 양고기, 염소고기 등이 있고 어류는 메기, 새우, 연어, 해삼, 조미료는 계피, 생강, 설탕, 엿, 술, 후추 등입니다.

열도 많지 않고 혈압도 정상적인 사람에게 좋은 ‘평성식물’로는 멥쌀, 콩, 옥수수, 참깨, 땅콩, 은행, 매실, 복숭아, 포도 등이 있습니다. 채소류는 당근, 쑥갓, 양배추, 감자, 고구마, 버섯, 육류는 쇠고기, 어류는 굴, 미꾸라지, 붕어, 잉어, 장어, 황조기, 해파리 등입니다.

 

밥이 보약이란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네요.

그렇습니다. 질병이란 인간의 행복을 위협하는 무서운 적입니다. 질병에 걸리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질병에 걸렸을 때 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자신의 체질을 알고 적절한 음식을 섭취하는 식사요법이 중요합니다. 치료에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질병의 빠른 회복과 재발 예방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박사님의 인생을 한 줄로 설명한다면 어떻게 표현하고 싶으세요?

“쉬지 말고 노력하자”

쉼 없이 달려온 박사님에게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계획도 궁금합니다.

좀 더 넓고 깊이 있는 학문의 세계로 여행하고 싶습니다.

 

김길춘 박사가 펴낸 책의 총 분량은 1만 페이지에 가깝고 인터뷰 내용에 잠시 소개한 ‘약선본초학’만 해도 530페이지에 달한다. 그가 전하고자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기에는 시간도 지면도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의 저서에서 좋은 부분을 갈무리해 계속 독자들에게 소개해도 되는지 물었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었다. 흐뭇한 숙제가 생겼다. 김 박사의 또 다른 여행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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