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모르는 아이 비만에 관한 불편한 진실
엄마는 모르는 아이 비만에 관한 불편한 진실
  • 서주한
  • 승인 2014.04.0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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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서 ‘아동 비만’의 위험성을 알리는 공익광고가 최근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과 비만 몸매를 연결시켜 ‘비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햄버거·피자·아이스크림 등 식생활의 서구화로 고열량 식사는 늘고 있지만, 정작 운동량은 절대 부족한 것이 요즘 현실이다. 이에 따라 국내 소아 비만율이 급증하고 있고, 소아비만으로 인한 성조숙증, 고혈압, 고지혈증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아져 이에 대한 예방과 대책이 시급하다.

소아 비만과 관련된 최근 해외 연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우리 아이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에 도움이 되는 연구결과에 관심을 가져보자.

◇ 임신 때 폭식하면 아이도 비만 가능성 커

임신 때 뱃속의 태아를 생각해 이것저것 좋은 거 많이 먹는다는 것이 아이의 비만을 불러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알베르타 대학 마기 데이븐포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임신 때 과식을 할수록 아이가 뚱뚱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산부인과 저널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밝혔다.

연구진은 1995년부터 2011년까지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산모 172명을 살펴본 결과, 예비엄마들이 임신 초기에 체중이 급증할 경우 아이도 크고 무거운 몸을 가질 확률이 3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데이븐포트 박사는 “태어날 때 과체중일수록 큰 아이로 성장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비만, 과체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예비엄마들과 건강 전문가들은 임신시기 체중 증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알고 이를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 유치원 때 비만이면 청소년기 비만 확률 4배

해마다 늘고 있는 소아 비만은 청소년기의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에모리대학의 연구팀은 유치원 시절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어린이들은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보통인 어린이들보다 비만일 확률이 4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1998년~1999년 사이에 미국 유치원에 다닌 7738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키와 체중을 1998년부터 2007년 사이에 7차례 측정했다. 연구대상 학생들이 유치원에 입학했을 때 평균 나이는 5.6세였다. 이들 가운데 미국질병예방센터 기준으로 12.4%는 비만, 14.9%는 과체중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중학교 2학년(평균나이 14.1세)이 되었을 때 29.8%는 비만, 17%는 과체중이었다.

연구결과 유치원 재학중 과체중이었던 학생들은 중학교 2년때이 되었을 때 비만일 확률이 보통체중의 아이들보다 4배 높았다. 또한 출생 시 우량아였던 어린이와 유치원 재학 때 과체중이었던 어린이는 14세 이전에 비만이 될 위험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의 솔베이크 A. 커닝햄 교수는 “출생 전이나 출생 후 첫 5년동안 인체에 설정된 특정 요소들이 중요하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 5세까지 과체중인 어린이들에 대한 비만예방 노력이 이후 비만에 취약한 어린이들을 겨냥한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한 집안 환경이 부유한 그룹에 속한 과체중 어린이들은 이후 유사한 그룹의 보통 체중 어린이들보다 비만이 될 확률이 5배 높았다고 덧붙였다.

◇ 소아 비만 걱정되면 잠을 충분히 재워라!

아이들은 잠을 많이 잘수록 칼로리 섭취량이 줄어들고 덜 비만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이의 수면 부족이 소아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아비 피셔 건강 및 행동연구센터 교수팀은 영국 아기 1,303명을 대상으로 생후 16개월 당시의 수면 시간과 5개월 후인 21개월 당시의 섭취량과 식단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일일 수면시간이 10시간이 되지 않는 아기가 13시간이 넘는 아기들에 비해 105㎉ 이상을 섭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일일 평균 섭취량이 982㎉에서 1,087㎉로 약 1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수면시간과 식사량의 상관관계는 밝혀졌지만 수면패턴이 아기들의 식욕호르몬 조절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적게 자는 아이들이 더 ‘매우’ 많이 먹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아직 이유는 모르지만 아이를 둔 부모라면 이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8~11세의 아동 37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칼로리 섭취량 간의 관계를 실험한 미국 템플대학 챈텔레 하트 교수도 "아이들에게 수면을 충분히 취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미국의 국립수면재단에 따르면 5~12세의 아동들에게 필요한 권장 수면 시간은 10~11시간이다.

◇ 플라스틱 장난감의 BPA, 아동 비만 부른다! 

플라스틱 장난감에 함유된 비스페놀A(bisphenolAㆍBPA)의 수치가 높은 아이들은 비만이 되기 쉽고 몸에 지방이 많이 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스페놀A는 아이 젖병이나 물통, 플라스틱 장난감, 기저귀 등 유아용 제품에 많이 사용되었던 화학물질이다.

미국 미시건대학 연구팀은 아이들에게서 채취한 소변의 BPA 수치를 측정한 후, 이것이 체내지방, 허리둘레,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등과 어떤 관계가 있는 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몸속의 BPA 수치가 높은 아이들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았으며, 신장 대비 허리둘레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이나 인슐린, 혈당 수치는 정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소아과 조이스리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BPA가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BPA은 오랜 기간에 걸쳐 체내에 축적된 후 성인이 됐을 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저체중 여아, 성인되서 비만되기 쉽다!

자궁에서 성장이 될 돼 저체중으로 태어난 여아들은 성인기에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베일러의과대학, USDA/ARS 아동영양연구센터과 텍사스 아동병원은 공동연구를 통해 2차 세계대전 당시 네덜란드의 대기근, 1959~1961년에 걸친 중국의 대기근, 나이지리아의 비아프라전쟁(Nigerian-Biafran War) 당시의 대기근 등 대기근 상황에서 태어난 사람들에 대한 자료를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남아는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베일러의과대학의 로버트 워터랜드 교수는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여성들은 아이를 낳아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를 비축하도록 프로그램된 것 같다”며 “저체중으로 태어난 여아들은 어려서부터 운동을 하도록 부모가 돕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부모가 권위적이면 자녀의 비만율 높다!

자녀의 양육방식에 있어서 부모(특히 호랑이같은 엄마)가 권위적일수록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캐나다 맥길대학교(McGill University)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0~11세 아이 3만7000여명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아이 교육방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전의 연구에서는 패스트푸드를 먹거나 소파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부모는 자녀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또 자녀가 TV나 컴퓨터 앞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도록 할 경우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도 높았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일정한 규정을 강요하지만 자녀와 대화의 여지를 두는 부모, 자녀와 어떠한 타협도 용납하지 않는 권위적인 부모의 사례를 비교했다.

그 결과 더 엄한 부모를 둔 자녀가 다른 아이에 비해 비만인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권위주의적 성향이 강한 자녀의 경우 2~5세는 30%, 6~11세는 37% 정도로 비만인 아이가 더 많았다.

맥길대 연구진은 “부모들이 최소한 자신의 자녀교육 방식을 알아야 한다”며 “애정과 규제를 적절히 섞어 아이를 양육한다면 그만큼 아이가 비만이 될 확률이 낮아진다. 또한 엄한 부모의 자녀일수록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정크푸드에 대한 욕구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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