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기업회원 개인정보 무더기 유출 ‘충격’
[단독]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기업회원 개인정보 무더기 유출 ‘충격’
  • 이성교 기자
  • 승인 2020.04.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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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유출 여경협 회원정보, 미래한국당 선거운동 불법 활용
여경협 개인정보보호 시스템 허술…개인정보 유출 ‘속수무책’
회원들, 개인정보 유출에 ‘경악’…범죄에 이용될까 ‘전전긍긍’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홈페이지 팝업 캡처. 여경협은 정윤숙 회장 명의의 팝업을 통해 "여경협은 법정 단체로서 정관에 의거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홈페이지 팝업 캡처. 여경협은 정윤숙 회장 명의의 팝업을 통해 "여경협은 법정 단체로서 정관에 의거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한국여성경제인협회(회장 정윤숙, 이하 여경협) 회원들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대량으로 유출된 여경협 기업회원들의 전화번호가 미래통합당(옛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선거 홍보에 이용되면서 미래한국당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여경협에서 유출된 전화번호로 미래한국당의 선거홍보 문자를 받은 회원들은 무단으로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도용’된 것에 ‘혹시나 흉악범죄에 노출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보였다.

8일 여경협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여경협 회원 2400여명에게 미래한국당 공식 선거운동용 전화번호(02-2633-0XXX)를 통해 미래한국당을 찍어달라는 특정 후보의 문자가 무작위로 발송됐다.

미래한국당에 가입하지도 않았고 전화번호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선거운동 문자를 받은 여경협 회원들은 깜짝 놀라 여경협 본회와 지회에 개인정보 유출 경위를 확인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

여경협 회원들은 여경협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대량 유출했거나 특정 정당에 제공했다는 의심을 하고 본회 차원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여경협 회원들은 본회 정윤숙 회장과 임원단에 진상조사 결과를 회원들에게 상세히 보고하고 관련자에 대한 엄벌 및 재발방지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여경협 회원들은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건을 사법당국에 고발하고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경협 회원이 자신의 개인정보가 불법 유출돼 선거운동에 불버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제보한 문자 내용. 발신된 전화는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 선거운동용 전화번호로 확인됐다.
여경협 회원이 자신의 개인정보가 불법 유출돼 선거운동에 불법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제보한 문자 내용. 발신된 전화는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 선거운동용 전화번호로 확인됐다.

문제는 여경협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돼 불법으로 미래한국당의 선거운동에 이용되고 있음에도, 여경협 본회에서는 초기에 유출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했고, 이후에도 미온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회원은 “대량으로 회원들의 정보가 유출됐는데도 알지도 못할뿐더러 사후 대응책 마련도 하지 않는 집행부에 분통이 터진다”면서 “여경협 회장과 임원단이 회원들의 개인정보보호에 얼마나 허술하고 무관심한지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회원은 “여경협 내부에서 누군가 조직적으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대량으로 노출될 수 있겠느냐”면서 “회원들이 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인데 유출된 개인정보 때문에 혹시라도 범죄자들의 먹잇감이 되지나 않을까 무섭다”고 크게 걱정했다.

이 회원은 “정윤숙 회장이 ‘여경협은 법정 단체로서 정관에 의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성실히 지키겠다며 홈페이지 팝업을 통해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은 헛구호에 불과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여경협 관계자는 “회원들의 DB(데이터)가 유출됐을 리 없고, 유출될 수 있는 방법도 없다”면서 “회원수첩을 통해 전화번호를 알 수도 있는데 유출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개개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불법 유출된 여경협 회원들의 전화번호로 보낸 미래한국당의 선거운동 문자에는 ‘Web발신’ ‘선거운동정보’ 제목 아래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한무경입니다’를 시작으로 선거홍보 내용이 빼곡하게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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