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유학생 ‘코로나19 차단’ 강제 격리 필요성↑
귀국 유학생 ‘코로나19 차단’ 강제 격리 필요성↑
  • 김복만 기자
  • 승인 2020.03.2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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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주 해외유입 확진자 189명…수도권 감염집단 급부상
29일 기준 서울 확진자 24명 중 해외접촉 확진 15명 달해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해외에서 돌아오는 한국인 유학생들에 대해 격리시설 수용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지역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귀국 유학생들이 코로너19 확진 급증과 함께 새로운 감염집단으로 급부상하고 있음에도 격리 권고를 듣지 않고 활보하는 사례가 많아 지역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 전문가들은 귀국 유학생들에 대한 자가격리에 그치지 말고 격리시설에 일정 기간 수용해 철저하게 방역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명 안팎을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2주 이내 검역 단계 확진 해외유입 사례는 189명에 이른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전체 누적 확진자 9583명 가운데 해외유입 감염자 수는 총 412명이다.

이날 서울에서만 해외접촉으로 감염된 확진자가 15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같은 날 서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4명의 절반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날 서울에서 발생한 해외접촉 감염 신규환자 15명이 다녀온 나라는 미국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영국이 3명, 브라질·태국·스페인이 각 1명이었다.

해외접촉 신규환자 15명 중 10명은 학생이었으며 이 중 유학생이 6명이었다. 이 가운데 서초구에서는 해외접촉 감염자가 3명 나왔다.

29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의 누적 확진자 416명 가운데 해외접촉 관련은 신규 15명을 포함해 1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유학생 중심의 해외 입국 확진자들이 구로구 코리아빌딩 콜센터 집단감염(96명), 동대문구 동안교회·세븐PC방 집단감염(20명) 등을 훌쩍 뛰어넘으며 수도권 최대 감염집단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28일 서울 강남구청에서 코로나19 긴급 브리핑을 열고 미국·유럽 유학생 추가확진자를 발표하고 있다.(사진=강남구 제공)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28일 서울 강남구청에서 코로나19 긴급 브리핑을 열고 미국·유럽 유학생 추가확진자를 발표하고 있다.(사진=강남구 제공)

특히 서울 강남구에서는 28일 하루에만 해외유입 코로나19 확진자가 6명으로 무더기 발생했다.

강남구의 경우 이들을 포함해 3월 들어 발생한 유학생 확진자가 11명에 이르고, 그 외 입국자 등 모두 17명이 해외에서 들어온 확진자다.

문제는 유학생 중심의 해외접촉 확진자들이 증상 없는 입국자도 14일 동안 자택이나 시설에 머무르도록 한 정부 조치를 잘 지키지 않고 활보하고 다니다가 뒤늦게 확진 환자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며 영국에서 유학 중인 A(21)씨는 지난 19일 귀국한 뒤 어머니와 형 등 가족과 함께 평창의 한 콘도에서 자가격리 하다가 26일 강릉의료원에서 검사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 사례가 발생하면서 유럽발 입국자 전원을 진단검사하고, 증상이 없는 입국자도 14일간 자택이나 시설에 머무르도록 한 정부의 지난 22일 조치가 때늦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 보스턴 유학생 B씨는 지난 15일 입국해 5일 후인 20일 어머니와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가 24일 증상 발현으로 서울 상경 후 검사를 받고 양성으로 확진됐다.

확진된 B씨 모녀의 제주여행 사실이 알려지자 제주도는 "자가격리를 하지 않고 제주를 여행, 피해를 줬다"며 이들 모녀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B씨 모녀 사건과 관련해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이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방역을 책임져야 할 지자체장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순균 청장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들 모녀에 대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또 제주도에 손배소 제기 방침이 알려지면서 현재 치료에 전념해야 될 이들 모녀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고 밝혀 원성을 샀다.

다음카페의 ‘제주맘- 제주어멍 제주도부모카페’에는 강남구에 대한 강한 항의 글과 함께 미국 유학생 모녀를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에 동의하자는 글도 올라왔다.

모녀의 제주여행으로 많은 인원이 자가 격리되고 대형 숙박업소 및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이 받은 타격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귀국 유학생들의 잇단 코로나19 확진과 이에 따른 거주지역 및 방문지역 주민들의 불편함이 커지자 정부는 유럽발 입국자에 이어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27일부터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등 검역강화 조치를 하기로 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자가격리자별로 전담공무원을 지정하고 위치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자가격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 무단이탈 여부를 관리하라”고 지방자체단체에 주문했다.

이어 “입국자들의 자가격리가 제대로 철저하게 관리돼야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며 “자가격리자가 마트를 가고 식당에 출입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유럽과 북미 지역 학교들이 일제히 휴교에 들어간 가운데 이 지역에 유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은 약 11만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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