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해야 할까? 아이는 낳아야 할까?[신간]
결혼을 해야 할까? 아이는 낳아야 할까?[신간]
  • 서주한
  • 승인 2014.06.0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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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만 인생의 황금기는 아니다

"젊었을 때 그렇게 고민되던 문제들이 이제는 해결되었죠. 결혼을 해야할까? 아이는 낳아야 할까? 무슨 직업을 가져야 하지? 이런 모든 것이 지금은 해결되었어요. 전 절대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몸이 젊어지는 것은 몰라도 그때 상황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인생을 좀 살아본 사람들은 말한다. 삶이란 결코 만만하지 않아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건 정말 기적이라고. 숨 가쁘게 인생의 길을 떠밀리듯 가다보면 문득문득 궁금해진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절말 잘 사는 걸까?

사람들은 청춘이 인생에서 최고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젊음의 에너지와 활기 뒤에 이어지는 모든 것은 슬픈 노화와 쇠퇴일 뿐이라고 단정한다. 

하지말 실상 청춘은 불안과 방황,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고통스러운 때다. 세상에서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20대 풋내기들에게 '청춘은 인생에서 가장 좋을 때'라는 등의 수사는 자기 회의와 불안함을 조성한다. 그런 선입견은 늙으면 성장도 못하고 즐거움도 없을 거라는 식의 노년에 대한 고정관념 못지않은 나이 차별에서 비롯한다.

2008년 한 기관에서 미국인 34만명을 상대로 전화 조사를 한 결과, 아이가 많을수록 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스트레스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직업, 18세 이하인 자녀와 배우자의 유무와 같은 변수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행복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실제로 청춘만이 진정한 인생의 황금기는 아니라고 저자는 강력하게 이야기한다. 각종 미디어가 나이 듦을 부정적으로 호도하지만, 저자는 "인생은 살아가는 동안 나이가 들면서 신체를 제외한 모든 면에서 나아진다"고 말한다.

살아갈수록 삶은 벅찬 축복이 된다

젊은이들은 도대체 나이가 들면 어떤 점이 더 좋아지는지 궁금할 것이다. 저명한 심리치료사이자 사회복지학 교수이며 노인병학 전문가인 저자는 나이 듦의 축복을 하나하나 공개한다.

그 하나는 자신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젊을 때는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알려고 애쓰지만, 나이가 들수록 무엇을 잘하는지 이미 알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도 편해지고,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모험을 하기도 훨씬 쉬어지는 경지에 이른다. 무엇보다 주어진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에 더욱 대담해지고 따라서 자신에게 진실해진다.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시선에서도 자유로워진다.

나이가 들면 비록 육체에 불편은 따르지만 자신의 참모습을 알게 된다.죽음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권력과 돈에 대한 신기루는 서서히 희미해지고 대신 그 자리에 인생의 행복과 인간관계에 대한 진정한 인식이 들어찬다.

살아가는 동안 상실에 또 다른 상실이 더해지면서 슬픔도 커지지만 극복하는 과정도 점점 쉬워진다. 무슨 일이 닥치든 잘 해결할 수 있는 자신감이 커져서 사고가 더욱 유연해지기도 한다. 지나친 낙관주의나 비관주의로 현실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나이가 든다고 자동적으로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40대 후반의 한 여성이 슬픔을 겪은 후 끊었던 술에 빠져서 해고를 당하는 이야기를 보면 그렇다. 저자는 "내게 무엇이 의미가 있는지 알면 편안하게 변신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희망이다"라고 강조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지혜가 필요하다. 

이 책에는 저자 자신의 경험담과 인터뷰, 심리치료 상담, 지인들과의 대화, 조사 자료, 영화 블로그, 라디오 방송 시연, 버스나 카페에서 들은 이야기 등 노년기의 생생한 체험담이 다양하게 들어 있다. 인생 후반을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나이 듦을 부정적이고 무기력하게 보는 고정관념을 바로 잡고, 젊음에 대한 숭배가 크나큰 착각임을 알게 될 것이다. 더불어 나이가 들어가면서 얻는 다양한 혜택들을 알게 될 것이다.

20대와 30대는 산다는 것이,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인생 후반을 눈부시게 보내는 사람들에게서 멋지게 나이가 들고 후회하지 않고 사는 인생의 비결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본질과 의미라는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인생 선배들이 훌륭한 삶을 살기 위해 직접 애쓰고 탐구하며 알아낸 결과를 이 책에서 얻어갈 수 있다. 40대와 50대는 남은 생을 점검하며 계속해서 발전을 이루며 활력을 느낄 수 있는 지침이 되어 줄 것이다.

웬디 러스트베이더 지음 / 이은정 옮김 / 국일미디어 펴냄 / 312쪽 / 14,800원

저자 웬디 러스트베이더는?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학의 사회복지학과 겸임 교수. 시애틀의 커뮤니티 클리닉(보건소)에서 20년간 각계각층 사람들을 치료한 유능한 심리치료사이기도 하다. 심리치료사 뿐 아니라 작가이자 교육자로서도 어느 역할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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