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공약이 6.4 지방선거 승리 요인?
반려동물 공약이 6.4 지방선거 승리 요인?
  • 안무늬
  • 승인 2014.06.0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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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4 지방선거의 당선인이 결정된 지금도 후보들과 그들이 내건 공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한국에서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동물 복지 증진을 약속한 후보자들 역시 많았다. 연임에 성공한 박원순 시장은 올해 초 월드컵공원에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도 동물 복지에 힘을 쓰겠다고 말하며 애견인들의 표심을 잡았다. 

이처럼 동물 복지 정책으로 애견인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보들이 있는 반면 ‘개고기 판매 활성화’ 정책으로 여러 동물 단체와 애견인들의 외면과 비난을 받은 후보도 있었다. 이번 지방 선거에서 쏟아져 나온 동물 관련 정책들을 모아 소개한다.

◇ 박원순, 애견인 표심이 승리 요인?

▲ 사진=EBS 화면 캡쳐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선거에서도 동물 복지 정책으로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평소에도 동물을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동물자유연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등과 함께 한 ‘사람과 동물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서울시를 위한 시민모임’에서 동물 보호에 대한 공약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박원순 시장은 이 간담회에서 ▲ 권역별 직영 동물보호센터 4개소 설치 및 길고양이 관리방안 인도적 개선 ▲ 동물쇼·동물체험관 동물복지 가이드라인 마련 ▲ ‘발견된 동물 분양센터’ 확대 및 온라인 입양’ 사이트 운영 ▲ 동물보호감시원의 활동 지원 ▲ 동물명예감시원 확충 ▲ 비인도적 동물학대에 대한 시민감시 체계 구축 등 동물보호를 위한 관리 감독 방안 등을 제시했다.

박 당선인은 “서울 반려동물 가구 비율이 27%에 이르는데도 불구하고 연간 1만5000건의 유기동물이 발생한다”며 “인간의 동반자로서 동물이 존중과 보호를 받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올바른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박원순 시장의 반려견 '대박이' (사진=박원순 트위터 제공)

 


◇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인의 ‘진심’ 동물 사랑!

▲ 사진=초록연대 제공

 


이번 지방 선거의 최대 이변으로 꼽히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인은 ‘진심 교육’을 슬로건으로 내걸었고, 그의 ‘진심’을 믿어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꼴찌에서 마침내 1위까지 올라섰다. 조 당선인의 ‘진심’은 교육에서 끝나지 않았다. 어린이들에게 동물 교육을 실시하겠다 약속한 것이다.

그는 지난 1일 ▲ 동물보호교육 실시 ▲ 반려·유기동물에 대한 책임의식 교육 ▲ 동물실험·공장식축산 등 사회 전반의 동물복지문제 교육 등을 위해 동물자유연대·동물을위한행동을 비롯한 동물보호 시민단체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당선인은 또한 5월 열린 ‘초록연대’ 발족식에도 참석해 생명ㆍ안전을 우선시하는 ‘초록학교’ 만들기에 앞장서겠다 밝힌 바 있다.

◇ 동물 보호 공약 내건 후보들은?

서울에서는 새누리당 박춘희 송파구청장 당선인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당선인은 동물 보호 정책을, 새정치연합 이해식 강동구청장 당선인은 길고양이 급식지원을 약속했다.

경기도에선 지난 임기 중 직영 동물보호소를 건립한 새정치연합 최성 고양시장 당선인이 연임에 성공했다. 최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길고양이 중성화수술 확대 및 유기동물 안락사 최소화, 입양정책 정례화 등을 약속했다. 또한 울산에서는 새누리당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당선인이 반려동물문화센터를 건립을 약속했다.

이밖에도 새정치연합 박용모 송파구청장 후보는 동물인수제와 위탁유기동물보호소에 대한 관리 감독 방안 마련을, 새누리당 장철환 성동구청장 후보가 “동물을 함께 사는 중요한 생명체로 인식하겠다”며 동물보호행정을 펼칠 것을 약속했지만 안타깝게 낙선했다.

◇ ‘개고기 판매 활성화’ 공약에 시민들 기겁…

새누리당 이현호 이천시의원 당선인은 이천시 육견협회 단합대회에 참석해 “개고기를 포장육으로 상품화해 일반 마트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것으로 동물 애호가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대해 동물자유연대는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당선을 위해 공약을 남발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현호 도의원 후보가 ‘개고기 포장육을 판매하도록 하겠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취소하고, 동물복지 축산의 지향, 생명존중을 위한 공약 제시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신씨는 “성남 모란시장만으로도 한국이 ‘개고기의 나라’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이 시점에 개고기를 마트에서 팔겠다고 하는 것은 시대 착오적인 발상이며, 그저 50대 이상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공약”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개고기의 마트 판매는 단순히 개고기를 먹느냐 마느냐의 취향 문제가 아니라 개 도살 과정의 폭력성 문제이다. 아이들에게 ‘멍멍이는 친구’라고 알려줬는데 친구가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느냐”며 동물 복지가 강조되는 이때, 개고기의 일반 마트 판매가 자녀의 교육에도 유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동물단체의 반발과 시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현호 후보가 이천시의원에 당선돼 이천에 사는 애견인들은 고민이 많다. 시의원이 시민의 일꾼인 만큼 이 당선인은 단순히 육견 판매 업자들을 위해서가 아닌 동물이 행복하고, 자녀에게 동물 사랑을 가르칠 수 있는 이천시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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