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내 몸을 지키는 면역력을 사수하라
[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내 몸을 지키는 면역력을 사수하라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3.16 10: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비상상태에 돌입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들이 두려워 떨고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손 씻기와 마스크는 기본이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가급적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렇게 바이러스가 침범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범해도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정기존내(正氣存內) 사불가간(邪不可干)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기가 안에서 버티고 있으면 나쁜 기운이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하면 아군과 적군이 싸우는 전쟁에서 적군이 아무리 강해도 아군이 적군보다 강하면 적군이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정기를 면역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면역력이란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원균과 같은 나쁜 기운이 인체 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저항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면역력에는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이 있습니다. 자기 세포가 아닌 것을 발견하면 즉각적이고 무차별적으로 물리치는 면역을 선천성 면역이라고 합니다. 반면 물리친 적을 분석하고 그 특성을 파악해서 다음에 똑같은 것이 침범하게 되면 더욱 신속, 정확하게 대응하도록 기억시켜 놓는 것이 후천성 면역이라고 합니다.

면역력이 강한 부모 밑에서는 면역력이 강한 아이가 태어나고, 반대로 면역력이 약한 부모 밑에서는 면역력이 약한 아이가 태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하게 태어났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선천성 면역이라는 것이 DNA처럼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이나 생활습관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면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이 있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피곤해서 잠을 자도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고, 감기도 잘 걸리고 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나 피로가 쌓여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느낌을 오랫동안 방치하게 되면 우리 몸은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공격에 더 쉽게 노출됩니다. 그러면 각종 염증성 질환 뿐 아니라 대상포진 같은 피부 질병, 심하면 여러 유행성 전염병과 암 같은 큰 병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면역 세포 개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60대 이상 노년층, 갱년기 변화를 겪는 여성들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럼 면역력을 높여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는 체온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정상 체온에서 1.5℃만 떨어져도 우리 몸에 바이러스가 침입해 면역체계에 문제를 일으키기 쉽습니다. 감기나 폐렴과 같은 호흡기계 질환이나 혈관성 질환, 혹은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암세포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조성됩니다.

그리고 체온이 낮아지면 신진대사능력과 면역력뿐만 아니라 효소활성도, 소화능력, 혈액순환 등 전반적인 인체 활동 능력이 모두 저하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체온을 높여주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면역력을 높여줄 수 있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식품이 현미(玄米)입니다.

현미는 벼의 겉껍질만 벗겨낸 것이기 때문에 씨눈과 껍질이 살아있습니다. 그래서 비타민과 미네랄, 식물영양소 등의 온갖 영양소들이 살아 있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 현미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섬유질은 다른 음식에서 들어올 수 있는 각종 화학물질이나 콜레스테롤, 발암물질들을 흡착해서 대변으로 배설시켜 주는 방어 작용도 해주기 때문에 매우 유익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견과류를 꼽을 수 있습니다. 견과류는 불포화지방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혈액순환에 좋고 면역을 높여주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 다른 식품으로는 마늘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마늘에 있는 알리신은 감기를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살균작용을 통해 수은이나 중금속 등 노폐물들이 체내에 쌓이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리고 파프리카에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가 풍부하기 때문에 감염성 질환을 막아주고, 피로회복과 체력을 증진시켜 외부 병원균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몸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고구마와 베타카로틴은 물론 비타민 D가 함유된 표고버섯도 면역력을 높여주는데 좋은 식품입니다.

등 푸른 생선인 고등어는 아미노산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합니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은 염증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어서 감기로부터 폐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돼지고기에는 단백질과 아연이 풍부한데, 단백질은 바이러스나 세균과 싸우는 항체의 주성분이고 아연은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 생성에 관여하기 때문에 돼지고기가 면역력을 높여 주는데 도움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몸을 지켜주는 면역세포의 80% 정도가 장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장의 면역력 강화를 위해서 유산균이 다량 포함된 요구르트와 같은 음식을 챙겨 드시면 좋고, 또한 물도 충분히 드시기 바랍니다.

물은 체내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주고 노폐물을 배출시켜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침이나 눈물과 같이 체내에 있는 분비물 속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저항하는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만약 물의 섭취가 부족하게 되면 체내에서 생성되는 분비물이 줄어들기 때문에 면역물질도 줄어들게 됩니다.

면역력을 높여주는 세 번째 방법은 숙면을 취하는 것입니다. 특히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는 신체가 가장 깊은 잠을 자는 시간으로, 몸의 세포를 재생시켜 주고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멜라토닌이 강하게 분비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 시간에 간이나 쓸개가 활동한다고 봅니다. 간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혈액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시간에는 누워서 편안하게 잠을 자야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면역력을 높여주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스킨십을 자주 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포옹이나 스킨십을 자주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완화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것은 스킨십이 코티솔이나 에피네피린 등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량을 감소시키는 반면 엔돌핀과 같은 좋은 호르몬을 분비하게 함으로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엄마가 애정 어린 따뜻한 손길로 마사지를 해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몸무게가 훨씬 빨리 늘며, 면역력이 증가되고, 정서적 안정과 숙면을 취했다고 하는 보고가 있습니다.

 

<김용석 교수 프로필>
現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교수
現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안면마비 센터장
現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부회장
前 MBC 라디오 동의보감 진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