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집단감염' 위험 방치했나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집단감염' 위험 방치했나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0.03.10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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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콜센터 직원 및 교육생 26명 무더기 감염…서울서 최대 발생
서울 구로·노원·은평구·인천 확진 잇따라…207명중 153명 미검사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6명이 발생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입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사진=네이버거리뷰 캡처)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6명이 발생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입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사진=네이버거리뷰 캡처)

[베이비타임즈=지태섭 기자] 미국계 보험사인 에이스손해보험 위탁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에이스보험이 서울 및 수도권의 ‘집단감염’ 진원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에이스손보 콜센터가 입주해 있는 코리아빌딩에는 웨딩홀과 산후조리원이 입주해 코로나19 방역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집단감염이 일어남으로써 에이스손보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직원 간 거리가 멀지 않은 공간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어 대규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인지하면서도 영업실적을 위해 무리한 근무를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9일 서울 구로구와 노원구, 은평구, 인천시에 따르면 구로구 신도림동의 에이스손해보험(처브그룹 계열사) 위탁 콜센터에서 2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에이스손보 콜센터 관련 서울에서 확진 인원은 16명으로 콜센터 직원 15명과 가족 1명이다. 인천에 거주하는 이 콜센터 직원 11명도 감염됐다.

서울시 집단감염 사례 중 가장 큰 규모여서 서울시와 방역당국은 초긴장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노원구 9번 환자의 직장이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 콜센터로 통보돼 콜센터 직원과 교육생 등 총 207명에 대해 진행 중인 검체 검사에서 (결과가 나온) 54명 가운데 1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양성 판정을 받은 콜센터 직원 13명 가운데 구로구민은 7명, 광명시 주민 2명, 안양시 주민 4명으로 확인됐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 콜센터 직원 중 인천 지역 거주자 총 19명 중 11명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19명 가운데 5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3명은 10일 검체 검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방역당국이 나머지 직원과 교육생 153명에 대해 10일까지 구로구보건소 혹은 거주지의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할 방침이어서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집단감염이 발생한 코리아빌딩에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웨딩홀, 산모와 신생아가 돌봄서비스를 받는 산후조리원 등이 입주해 있어 폐쇄조치 전인 지난 주말 불특정 다수가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 콜센터는 직원 148명과 교육생 59명 등 총 207명이 근무하며 에이스손보의 위탁을 받아 콜센터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구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 건물에서는 11층을 포함해 총 3개층 이상에서 콜센터 업무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에이스손해보험 위탁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9일 에이스손보는 사과문이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은커녕 “처브가 호주 오픈 그랜드슬램 테니스 선수권 대회의 공식 보험 파트너가 되었다”며 홍보에만 열중했다.(사진=에이스손해보험 홈페이지 캡처)
에이스손해보험 위탁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9일 에이스손보는 사과문이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은커녕 “처브가 호주 오픈 그랜드슬램 테니스 선수권 대회의 공식 보험 파트너가 되었다”며 홍보에만 열중했다.(사진=에이스손해보험 홈페이지 캡처)

구로구는 지난 8일 확진된 노원구 거주 환자(56세·여성)의 직장이 에이스손보 콜센터라는 통보를 이날 받은 후 직원 148명과 교육생 59명 등 총 207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하거나 통보 조치를 했다.

이 콜센터 직원으로 은평구 거주 51세 여성과 그의 남편(57세)은 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후 9일 확진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구로구는 이날 저녁 코리아빌딩 전체에 대한 방역 소독 작업을 마치고, 1층부터 12층까지 사무실 공간에 대한 전면 폐쇄 명령을 내렸다.

또 코리아빌딩 1층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10일 오전부터 방문 구민들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단감염의 경우 시가 개입하게 돼 있어 구와 함께 대처하고 있다”면서 “밀집된 공간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고 근무할 수밖에 없는 콜센터 근무환경을 감안한 방역대책이 시행됐는지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스손보는 이날 위탁 콜센터에서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집단감염’ 우려와 국민적 불안감을 확산시켰음에도 홈페이지에 회사 차원의 사과문이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향후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자사 홍보에만 집중해 비판을 받았다.

에이스손보 홈페이지에는 이날 사과문은커녕 ‘호주 오픈의 새로운 파트너가 되다’는 문구를 내걸고 “처브가 호주 오픈 그랜드슬램 테니스 선수권 대회의 공식 보험 파트너가 되었다”며 홍보에 열중했다.

에이스손해보험은 처브(CHUBB)그룹의 계열사인 에이스아메리칸인슈어런스컴퍼니의 한국지점이다.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사업을 모두 영위하고 있는 처브그룹은 1968년 국내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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