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을 사외이사로 영입
하나은행,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을 사외이사로 영입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0.03.0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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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

[베이비타임즈=지태섭 기자] 하나은행이 새 사외이사로 남기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준비단장을 영입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남 단장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9일 밝혔다. 남 단장은 이달 19일 하나은행 정기주주총회 결의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금융 분야에서 소비자 보호가 강조되고 법·행정적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를 감안해 남 단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행정고시 18회로 공직에 입문한 남 단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법제처장을 지낸 바 있다. 이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하다 지난달 국무총리 소속 공수처 설립준비단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앞서 LG화학 사외이사(2010~2017년)를 맡기도 했다.

문제는 공수처 설립준비단이 지난달 10일 발족해 공식 가동을 시작한 이후에 남 단장이 하나은행 사외이사를 맡았다는 사실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최근 파생결합펀드(DLF)의 불완전 판매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제재(6개월간 사모펀드 신규 판매 정지)와 167억여원의 과태료,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DLF 사태 당시 하나은행장)에게 중징계(문책 경고) 처분을 받아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금융권에선 "전직 공무원들이 은행 사외이사를 맡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남 단장이 현 정부 개혁의 상징인 공수처 설립을 준비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와중에 시중은행 사외이사직을 수락했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비칠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남 단장은 공수처 설립단장이지만 현직 공무원 신분은 아니기 때문에 겸직제한 등 문제는 없다. 다만 공수처라는 막중한 역할 등을 감안하면 하나은행이나 남 단장의 처신은 바르지 않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이해득실에도 구애됨이 없이 어떤 단체에도 구속되지 않고 공평무사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 '포청천'과 같은 직위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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