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 ‘꼴찌의 반란’ 조희연은 누구?
서울시 교육감 ‘꼴찌의 반란’ 조희연은 누구?
  • 안무늬
  • 승인 2014.06.0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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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교육감 선거는 투표 전날까지도 고승덕과 문용린, 두 후보의 2파전으로 예상됐다. 서울 시민들은 현 서울시 교육감이자 제40대 교육부 장관 출신이었던 문용린 후보와 SBS ‘솔로몬의 선택’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았던 고승덕 후보 중에서 교육감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고승덕 후보는 사법고시는 최연소, 행정고시는 수석, 외무고시는 차석으로 합격한  ‘스펙 괴물’이라는 점에서 막강한 교육열을 자랑하는 한국의 교육감으로 적임자였다.

반면 이상면, 조희연 후보는 지지도가 두 후보에 비해 현저히 낮아 표심은 고승덕, 문용린 두 후보에게 집중됐었다. 특히 조희연 후보의 경우, 정치 경력 없이 교직에만 있었으며, 주변의 만류에 후보 등록 마지막 날까지 고민하다 출사표를 던졌다. 앞선 두 후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인지도에 좀처럼 지지도는 올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막판 표심을 얻어 3위에서 1위로 올라 교육감에 당선됐다.

◇ 조희연 교육감 당선인 공약에는 어떤 것들이?

조희연 당선인의 공약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혁신 학교’였다. 문용린 후보가 혁신학교 폐지, 고승덕 후보가 혁신 학교와 자율형 사립고의 장점을 조합한 ‘서울형 새학교’ 모델 수립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조 당선인은 혁신 학교 폐지․축소가 아닌 확대, 그리고 동시에 일반고 전성시대를 약속했다.

또한 조 당선인은 무상급식 및 친환경급식 확대, 공립유치원에 대한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립유치원에 대해서는 2018년까지 공립유치원 50곳 신설, 유치원 학급을 50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조 당선인은 이 같은 공약 등을 통해 유아교육은 물론 초·중등교육에 관한 공교육 체제와 교육복지 강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 당선인의 공약은 보육과 교육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었다. 조 당선인은 방과 후 마을학교 운영, 가해 피해학생 지원시스템, 학교여행 안전조례 제정, 학교시설 주변안전 확대 등 학생들의 복지와 안전을 위한 공약을 내세워 ‘앵그리맘’들의 표심을 잡았다.

◇ 조희연, 훈남 두 아들 효과 톡톡히…

연예인 자녀의 선거 유세 참여에도 낙선의 고배를 마신 후보들이 있었다. 탤런트 지성(본명 곽태근)의 아버지 곽영표 씨는 2010년 전라남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배우 윤세인(본명 김지수)이 드라마가 종영하기도 전에 아버지인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도왔지만, 결국 낙선했다. 이와 반대로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은 모두 자녀의 SNS 글 때문에 표심을 잃었다.

이처럼 자녀의 행보를 얻기는 어려워도 잃는 것은 쉬운 것이 표심이다. 하지만 배우 지성, 윤세인과 같이 대중의 사랑을 받은 적도 없는 평범한 한 후보의 아들들이 표심을 움직였다. 바로 조희연 당선인의 아들 조성훈 씨다.

조성훈 씨가 다음 아고라에 작성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 조희연의 둘째 아들입니다’라는 글은 선거 5일 전인 5월 29일 게재돼 연일 누리꾼들에게 화제가 됐다. 특히 조성훈 씨가 아버지의 인지도가 안타깝다며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달라’고 쓴 글은 고승덕 후보의 딸 고희경 씨의 아버지 비판 글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조희연 당선인은 인지도 3%에서 시작했다. 지난달 지상파 여론조사에서는 고승덕 후보에 무려 20% 가까이 뒤졌고, 선거 전 마지막 여론 조사에서도 역시 3등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조희연 당선인이 내건 ‘진심 교육’은 막판에 빛을 발했다. 고승덕 후보의 가정사, 문용린 후보의 공작정치에 돌아선 앵그리맘들의 표심이 “믿어주세요”라며 진심으로 호소하던 조 당선인에게 향한 것으로 보인다.

◇ 당선 확정? 이제부터 시작!

한 번도 정치를 해본 적 없는 조희연 당선인은 이제 갈 길이 멀다. 우선 그가 내건 공약 중 공립유치원 신설, 유치원 학급을 50개 증대에 대한 구체적 예산 조달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유아교육 공교육화, 교육 격차 해소 등은 단기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그는 고승덕 후보에 대해 “주식 전문가가 아이들의 귀감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지만, 고승덕 후보와 문용린 후보에 견주어봤을 때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것은 인정해야만 한다.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책정하는 일보다는 연구와 수업, 집필에 익숙한 그에게 앞으로의 여정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또한 고승덕 후보가 지난달 27일 자신의 미국 영주권 의혹을 제기한 조 당선인을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고 후보는 또한 “1년 반 뒤 교육감 선거가 다시 열릴 것”이라며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불복하는 태도를 보였다. 많은 유권자 역시 이번 조 당선인의 교육감 당선이 고승덕, 문용린 후보의 진흙탕 싸움 속 ‘어부지리’가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 당선인은 “국영수 중심의 낡은 교육이 아닌, 아이들의 다양한 잠재력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진심 교육’을 강조했다. 또한 “학생들 중에는 가난이나 가정폭력, 동성애, 장애에 대한 사회적 차별로 상처받은 친구들이 있다. 그 상처를 응시하고 이겨낸다면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감수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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