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은 아이들 건강+긍정적 성장에 필수"…예아뜨 유치원 이미화 원장
"아침밥은 아이들 건강+긍정적 성장에 필수"…예아뜨 유치원 이미화 원장
  • 안무늬
  • 승인 2014.06.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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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들에게 손수 지은 따끈한 아침밥을 주는 유치원이 있다. 바로 부천의 예아뜨 유치원이다. 예아뜨 유치원의 이미화 원장은 아이들에게 아침밥은 ‘미래’라고 말하며 아이들이 아침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17평에서 시작했던 작은 어린이집은 이제 250평의 규모, 300명에 가까운 원아들이 다니는 ‘엄마들의 꿈’이 됐다.  ‘예쁘고 아름다운 뜨락’이라는 뜻을 가진 이 유치원은 원장이 아닌 학부모들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던 이 원장에게 학부모들이 유치원을 만드는 게 어떠냐며 권유를 했기 때문이다.

아내와 엄마보다는 ‘원장’이고 싶고, ‘돈’보다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 한 번도 쉬지 않고 아이들에게 아침밥을 먹인 이미화 원장을 직접 만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아침밥, 워킹맘을 위한 선물

 


이미화 원장은 워킹맘 자녀를 입학 1순위로 정해 원아를 모집해 왔다. 그 방침에 따라 현재 예아뜨의 290명 원아 중 160명 정도가 맞벌이 가정의 자녀이며, 그중 90명 정도가 아침밥을 먹고 있다. 100명에 가까운 아이들의 밥을 매일 제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이 원장은 이 사업을 12년 넘게 해 왔지만, 단 한 번도 조식비를 받은 적이 없었다.

그녀가 돈을 받지도 않고, 다른 어린이집보다 1시간 30분이나 일찍 문을 열면서까지 아이들의 아침밥을 챙기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워킹맘’ 학부모 때문이었다.

그녀는 “워킹맘들에게는 1분 1초가 전쟁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 아침으로 빵, 씨리얼, 우유를 챙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아이들의 건강에 좋지 않다”며 아침밥을 해 먹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아침밥은 아이들을 건강하게 하고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며,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자라도록 돕는다”며 유아들에게 있어 아침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녀가 아이들에게 아침마다 제공하는 것은 단지 ‘식사’가 아닌 ‘미래’ 그 자체였다.

예아뜨에서는 현재 조리사들과 원감들이 아이들의 아침밥을 준비하고, 원아들에게 2시간 간격으로 밥과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 원장은 “예아뜨의 모든 식사는 ‘떼우기’ 식의 음식이 아닌 밥과 떡 등의 ‘신토불이’다. 죽도 절대 안 된다”며 무료 조식임에도 사랑을 가득 담아서 준비해 왔다.

◇  대한민국에서 워킹맘으로 산다는 것

 


아내, 엄마, 직장인 이 세 가지를 모두 다 해내는 능력 있는 여성을 ‘슈퍼우먼’이라고 부른다. 이 원장이야말로 이 시대의 슈퍼우먼이다. 그녀가 한 가지 일에도 소홀하지 않았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하나에만 충실해 다른 하나를 놓쳤다는 데에 대한 미안함을 갖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슈퍼우먼의 비결을 공개했다.

이 원장 역시 한 아이의 엄마인 ‘워킹맘’이었다. 새벽 4시 30분부터 아이를 돌볼 만큼 일에 몰두하는 그녀는 정작 본인의 육아에는 소홀했을 법도 하지만, 그녀의 아들은 이 원장에 대해 “본받아야 할 경영인이며 멘토”라고 할 만큼 존경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 원장은 이어 워킹맘들에게 조언을 했다. 그녀는 “워킹맘들은 자녀들을 돌볼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 경제활동을 하는 당당한 여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 워킹맘의 꿈이 곧 아이들의 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미안한 감정은 순간이지만, 경력 단절은 평생이다. ‘내가 너를 키우느라’라고 하기보다는 ‘내가 너를 키우면서도’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기계발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6·4 지방선거에 대해 한마디

이미화 원장은 6·4 지방선거의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 원장은 “당장 중요한 것은 보육시설·유치원의 운영시간에 대한 법이다. 근로기준법상 보육교사의 법정 근로시간은 8시간인데 영유아보육법상 근로시간은 12시간이다. 하지만 보육교사들은 4시간 일을 더 해도 초과 수당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워킹맘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8시 30분 등원, 17~18시 하원하는 시설이 많다는 것은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는 것을 보여준다. 원아 한 명만 늦게까지 남을 경우, 아이는 선생님이 일할 때 그 옆에 그냥 앉아만 있는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이처럼 원아들의 등하원 시간은 워킹맘의 멘토인 이미화 원장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였다.

또한 이 원장은 “특별 활동을 하려고 해도 일정 금액 이상의 활동을 할 수 없어 보육의 질이 높아질 수 없고, 똑같은 교육만 하게 된다. 보육의 질을 국가에서 정해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이미화 원장의 평생 꿈은?

▲ 예아뜨 유치원 원아들의 활동 모습 (사진=예아뜨 유치원 제공)

 


이미 인성교육 연수원을 만들고 싶다고 책에서 말한 이미화 원장의 꿈은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다. 17평 어린이집을 250평 유치원으로 만들어낸 의지의 이 원장에게는 충분히 가능한 꿈이다.

그렇다면 이 원장의 평생 꿈은 무엇일까? 그녀는 이 질문에 ‘장학재단’을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현재 다니고 있는 교회에 장학회를 만든 그녀는 “제대로 된 장학재단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돈이 아닌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사업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1000원이 급한 사람에게는 훈계가 아니라 1000원을 주는 것이 좋다. 당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현실적 도움을 줘야 한다”며 “이렇게 한 아이, 한 아이에게 실질적 도움을 줬을 때, 나중에 그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이 원장은 아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나눠주는 재능기부 강연과 워킹맘 대상으로 멘토링 상담실도 운영하며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사회사업가가 되는 일을 ‘자아실현욕구’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2년 넘게 무상으로 아침밥을 제공한다는 것, 돈을 받지 않고 강연을 한다는 것은 사실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화 원장은 여전히 ‘돈’이 아닌 ‘가치’가 최우선이라고 말하며,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사업들을 평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녀는 “워킹맘에게는 내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 나를 응원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그런 워킹맘들의 아이는 내가 돌볼 테니, 육아 고민 없이 더욱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워킹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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