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슈] ‘생분해뽁뽁이, 옥수수완충제‘ 기업들의 친환경 행보
[환경이슈] ‘생분해뽁뽁이, 옥수수완충제‘ 기업들의 친환경 행보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2.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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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세계경제포럼이 지난달 발표한 '2020 세계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일어날 가장 큰 위험요인 다섯 가지는 ‘기상이변, 기후변화 대응 실패, 자연재해, 생물다양성 감소, 인간이 만든 환경재해’ 등이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자연파괴가 이 땅의 미래에 암울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킬리만자로에 더 이상 눈이 없어도 우리는 여전히 환경보다는 경제발전의 길을 주저 없이 선택해왔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7살 스웨덴 환경운동가 툰베리의 적극적 행보 등 각종 사회운동 이슈들이 많은 이들에게 환경보호에 대한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또한 기업들도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매출’에 앞서 ‘친환경’ 행보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품을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것이 환경파괴를 필연적으로 동반하지만 포장재라도 바꿔보겠다는 기업들의 노력이 ‘가치’로 떠오른 것이다.

‘환경파괴 최소화 포장재’를 채택해 친환경 기업 도약을 꿈꾸는 유통업체들을 살펴봤다.

 

롯데면세점이 면세 업계 최초 생분해 에어캡과 종이쇼핑백을 도입했다.
롯데면세점이 면세 업계 최초 생분해 에어캡과 종이쇼핑백을 도입했다.

■ 롯데면세점 ‘생분해 에어캡과 종이백’

롯데면세점은 지난 10일부터 생분해 에어캡과 친환경 종이쇼핑백을 도입해 면세업계 친환경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롯데면세점 인천 통합물류센터와 인천공항점에 시범 도입된 생분해 소재 비닐은 토지 매립 시 180일 이내에 80% 이상 자연 분해되는 제품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인증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이번 개선책은 오는 4월까지 국내 롯데면세점 전 영업점 및 물류센터로 확대될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9월부터 통합물류센터에서 공항 인도장까지의 상품 운송 수단을 행낭에서 상품보호기능이 강화된 플라스틱 용기로 교체함으로써 업계에서 가장 먼저 비닐 사용 최소화 정책을 시행했다. 이에 더해 비닐 포장재 또한 생분해 소재로 교체함에 따라 연간 200톤의 비닐 폐기물을 감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에는 생분해 비닐쇼핑백뿐만 아니라 종이쇼핑백 또한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부피가 작거나 가벼운 제품을 담는 소사이즈 비닐백이 친환경 종이백으로 대체되며, 오는 4월까지 롯데면세점 전 영업점으로 확대 도입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과일 선물세트 올 페이퍼 패키지를 선보이고 선물세트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의 내부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모두 교체했다.
현대백화점은 과일 선물세트 올 페이퍼 패키지를 선보이고 선물세트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의 내부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모두 교체했다.

■ 현대백화점 ‘사탕수수 종이박스와 물 100% 아이스팩’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설 명절부터 과일세트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바꾸는 ‘올 페이퍼(All Paper) 패키지’를 도입했다. 플라스틱 소재의 과일 선물세트 포장재를 모두 종이 소재로 바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포장재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고객 입장에서 분리 배출도 쉽게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작년 설부터 상자 안의 과일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고정틀’, 과일 윗면의 충격을 줄여주는 ‘완충 패드’ 등 과일 선물세트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의 내부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교체해왔다. 2021년에는 과일 선물세트를 ‘올 페이퍼 패키지’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대백화점이 설 선물세트에 도입한 ‘사탕수수로 만든 종이 박스’는 100% 사탕수수섬유로 만들어진 친환경 포장재로, 토양 속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데 3개월이 채 걸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포장재는 종이 재질에 따라 자연 분해되는데, 최소 5개월에서 최대 2년이 걸린다. 특히, 목재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제작할 수 있어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울러 신선식품 배송시 사용되는 화학 성분이 포함된 젤 타입의 아이스팩도 100% 물 소재를 사용한 ‘친환경 아이스팩’을 바꿨으며 보냉용 ‘스티로폼 박스’도 점차 ‘종이박스’로 바꿔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물류 박스 안에서 완충 역할을 해줄 에코박스를 추가로 도입하고 비포장 물품을 보다 확대해 비닐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물류 박스 안에서 완충 역할을 해줄 에코박스를 추가로 도입하고 비포장 물품을 보다 확대해 비닐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 신세계면세점 ‘에어캡 ZERO와 무포장’

신세계면세점도 ‘에어캡(비닐 뽁뽁이)’ 사용 제로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에어캡을 대신해 친환경재생지를 사용하고 지속적인 재활용이 가능한 에코박스를 도입해 올해 안에 에어캡을 완전히 퇴출한다는 계획이다.

에어캡은 그간 유통과정에서 상품 파손을 방지하는 훌륭한 완충재 역할을 했지만 인천공항에서만 연간 1천여톤을 배출하며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어 왔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에어캡 사용을 줄이기 위한 천소재의 행낭 대신 지속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한 물류 박스를 도입해 에어캡 사용량을 40% 이상 절감했고 에어캡 대신 친환경재생지 포장을 새롭게 도입해 에어캡 사용을 더욱 줄였다.

기존의 행낭은 개별 상품마다 에어캡으로 감싸야 하지만 충격 완화가 뛰어난 물류 박스를 사용해 친환경재생지 포장만으로 파손 없이 면세품 인도장까지 운반할 수 있다. 또 화장품 등 상품성이 훼손되지 않는 소포장 상품의 경우 추가 포장을 하지 않는 ‘무포장’을 통해 포장재 추가 사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예정이다.

여기에 올해는 물류 박스 안에서 완충 역할을 해줄 에코박스를 추가로 도입하고 비포장 물품을 보다 확대해 비닐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에코박스는 완충재가 들어있는 직사각형의 박스로 에어캡과 친환경재생지를 대신한다. 이를 통해 화장품, 향수 등 무포장 품목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에어캡을 벗겨내는 고객의 수고도 덜어줄 예정이다.

 

위에서부터 러쉬의 블랙 팟, 낫 랩(Knot-wrap), 옥수수가루로 만든 완충제. 러쉬는 재사용 혹은 재활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소재로 포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위에서부터 러쉬의 블랙 팟, 낫 랩(Knot-wrap), 옥수수가루로 만든 완충제. 러쉬는 재사용 혹은 재활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소재로 포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러쉬 ‘지속가능 포장재 원칙’

세계적인 친환경 행보에서 빠질 수 없는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는 재사용 혹은 재활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소재로 포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러쉬를 상징하는 검정색 용기 블랙 팟(Black Pot)은 재활용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으며 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 쓰고 난 블랙 팟 5개를 가져온 고객에게 2만5000원 상당의 ‘프레쉬 마스크’ 정품 1개를 증정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2018년 한 해 동안 모은 용기만 27만개가 넘는다.

러쉬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포장재는 ‘낫 랩(Knot-wrap)’이다. 2005년부터 러쉬에서 제품을 포장할 수 있도록 선보이고 있는 포장재로 도시락을 보자기로 쌓은 전통 방식에서 영감을 받았다.

영국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약 36만 킬로미터가 넘는 포장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다. 이렇한 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낫랩’이다. 낫랩은 세련된 프린트의 보자기로 스카프, 헤어밴드, 가방으로 다양하게 쓸 수 있고 매 시즌 다양한 컬러와 패턴을 선보여 그 자체로도 소비자들의 컬렉션을 만들고 있다.

또한 사용하지 않는 낫랩 포장재는 러쉬매장에서 50% 할인 가격으로 교환할 수 있다. 수거된 낫랩은 세탁과 다림질을 통해 다시 한 번 태어나 일반 포장지를 만들 때 사용되는 에너지 22배를 절약할 수 있다.

러쉬의 상품 박스에 들어가는 완충제도 독특하다. 스티로폼 대신 옥수수가루나 감자 전분을 이용해 만들며 물에 쉽게 녹아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사용 후 버릴 때는 변기에 버리거나 물에 녹여 버리면 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롯데면세점, 러쉬, 현대백화점, 신세계면세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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