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면 키울수록 좋은 쌍둥이 육아!
키우면 키울수록 좋은 쌍둥이 육아!
  • 백지선
  • 승인 2014.05.3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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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엄마들은 힘들다.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아이를 낳을 때도 아이를 기를 때도 두 배의 힘이 든다. 두 번 나눠 할 일을 한꺼번에 해내려면 체력적-정신적-경제적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쌍둥이 엄마들은 인터넷카페에서 쌍둥이를 키우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며, 쌍둥이 육아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간혹 쌍둥이 엄마들은 쌍둥이로 태어나서 그런지 아이가 작다고 걱정한다. 다른 쌍둥이 엄마도 자기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맞장구친다.

많은 육아서가 출판됐고 육아법도 소개되고 있지만 쌍둥이 육아와 관련된 정보를 모으기란 쉽지 않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2006년 기준 세계인구의 1.9%(1억 2천 500만명)가 쌍둥이라 한다. 2004~6년까지 미국에선 1000번의 출산 가운데 32번이 쌍둥이였다. 쌍둥이는 희귀한 존재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상에서 보기란 쉽지도 않다.

베이비타임즈는 DAUM 카페에서 쌍둥이엄마들의 카페를 만든 쌍둥이맘 김양숙 씨와 인터뷰하며 쌍둥이육아에 대한 궁금한 점을 파헤쳐봤다.

 


◇임신 7개월 때부터 ‘산달’이냐 물어봐

Q. 쌍둥이를 임신하면 단생아를 임신하는 것과 비교해 어떤 점이 다른가? 어려운 점이나 긍정적인 점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A. 쌍둥이맘 김양숙 씨 : 처음에는 아무 느낌이나 반응이 없어 잘 모른다. 그런데 병원 검사에서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 부담감과 걱정이 앞선다. 아이를 두 명이나 뱃속에 품고 있기 때문에 임신 6개월부터 배가 많이 불러온다. 7개월 때는 주변에서 ‘산달이냐?’고 많이 물었다. 덧붙여 ‘산달에 왜 이리 돌아다니냐’는 걱정해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려운 점은 7개월 이후부터 잠을 잘 때 자세가 너무 힘들었다. 바로 눕기도, 옆으로 눕기도 힘겨웠다. 또 집안일을 할 때, 특히 설거지를 하고 나면 배가 다 젖었다. 쌍둥이를 임신한 엄마 가운데 팔이 짧은 분들은 배가 많이 불러 설거지하기 힘들다. 또 내 발톱을 스스로 깎는 것도 힘들었다. 긍정적인 점은 ‘두 아이가 태어나면 옷을 어떻게 입히고 나들이 갈까’, ‘둘이 똑같이 입힐까’ 등을 생각할 때 미소가 지어진다는 점이다. 낳기 전에나 가능한 상상이다(웃음).

◇쌍둥이는 작다? ‘NO’

Q. 쌍둥이는 단생아에 비해 태어날 때부터 작다고 들었다. 실제로도 그런지 궁금하다. 또 작게 태어났기에 자라는 데 있어 엄마들이 어떤 걱정들을 주로 하는지도 알고 싶다.

A. 쌍둥이맘 김양숙 씨 : 모든 쌍둥이가 다 작게 태어나진 않는다. 비교적 2kg 전후의 아이들이 많이 태어난다. 우리 카페에 투표하는 방이 있는데, 3kg 이상의 아이가 태어나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자연분만으로 3.2kg, 3kg 이렇게 낳았다. 지극히 정상적인 몸무게다. 그런데 나보다 더 크게 낳은 엄마도 있어 깜짝 놀랐다.

쌍둥이를 낳은 엄마들의 걱정은 ‘키가 안 클까?’, ‘살 안 찌고 안 먹으면 어떡하지?’, ‘허약해서 아프면 어떡하나?’ 등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쌍둥이를 키운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당시만 해도 하늘이 두 쪽날 것 같은 큰 걱정이었는데, 막상 키우다 보니 단생아로 태어난 아이들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요즘은 먹거리가 잘 나오고 엄마들이 지극정성으로 키우다보니 미숙아로 태어나도 잘 자란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체격면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되면 전혀 차이가 없다.

▲ 이미지 출처 = DAUM 쌍둥이 육아 카페

 


◇뭐든 두 개씩 사야 하는 쌍둥이 육아

Q. 쌍둥이를 낳게 되면 한 명을 낳아 기르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경제적 어려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달라.

A. 쌍둥이맘 김양숙 씨 : 우리 쌍둥이는 현재 중학교 2학년 딸쌍둥이다. 돈 들어가는 것 외에 다 장점이 있을 정도로 키우면 키울수록 좋은 점이 많은 게 쌍둥이 육아다. 경제적인 면에 있어 먹는 것, 입는 것, (영유아기) 기저귀 값 등 뭐든 남들 2배다. 한 명 키울 때는 뭐든 하나만 사다가 키우지만 쌍둥이 키울 때는 뭐든 두 개씩 사야하니 지출이 많다. 또 자녀가 한 명 더 있으면 3개를 사야 한다.

지금은 괜찮지만 나중에 아이들이 대학을 갈 때를 생각하면 캄캄하다. 등록금이 어마어마하다고 해서 보내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

Q. 쌍둥이를 낳을 때와 낳고 나서 몸관리는 한 명을 낳을 때와 어떻게 다른가?

A. 쌍둥이맘 김양숙 씨 : 쌍둥이 낳고 몸조리 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나는 쌍둥이를 낳기 전 딸과 아들 한 명씩 낳은 상태여서 더욱 힘들었다. 먼저 낳은 아이들도 키워야 하고 갓 낳은 쌍둥이도 돌봐야 하니 몸조리는 희망사항으로 만족했다.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니가 조금이라도 도와준다면 몸을 챙길 수 있었을 테지만, 혼자 키우면서 몸관리하는 것은 사치였다.

쌍둥이 낳은 엄마들에게는 큰 훈장이 있다. 배가 사장님처럼 대부분 나와 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엄마들은 몸매에 신경 쓰다 보니 복대 같은 걸로 단단히 잘 가리더라. 간간이 집안에서 사이클도 탄다고 들었다. 남편의 도움이 있다면 얼마든지 몸관리 가능하다. 본인이 마음 먹을 경우 몸관리가 가능하겠지만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몸관리하기란 정말 어렵다.

▲ 쌍둥이 육아중인 배우 이영애.

 


◇쌍둥이 자라며 사회성 저절로 배워

Q. 한 명을 낳아 기르는 것과 두 명을 동시에 낳아 기르는 것을 비교해 어떤 좋은 점이 있나? 쌍둥이 육아의 보람된 점과 장점에 대해 알려달라.

A. 쌍둥이맘 김양숙 씨 : 처음 낳아 키울 때는 다 어렵다. 좋은 점이 있다면 이유식을 만들었을 때 두 명이 먹으니 보람 있다. 또 둘이서 놀다보니 사회성이 좋다. 서로 고집피우다 양보하는 것도 배우고 싸우고 나서 화해하는 것도 스스로 배운다. 또 우리 쌍둥이처럼 잘 자라면 둘이라 마음 놓일 때가 많다. 학교 갈 때 같이 다녀서 좋고 슈퍼 갈 때도 둘이 가니 마음 놓인다. 무엇보다 두 아이의 사이가 매우 좋다.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 챙겨주는 것 보면 ‘역시 쌍둥이는 다르구나’하고 느낀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받아쓰기 시험볼 때, 엄마가 불러주고 채점은 각자 바꿔서 할 때 참 좋았다. 공부 경쟁심 있는 쌍둥이의 경우 서로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장점이다.

Q. 쌍둥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이 자라면서 친구관계, 지능발달 등 서로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가정에서는 이를 어떻게 교육하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비교대상이 가까이 있는지라 아이 역시 스트레스 받지 않나?

A. 쌍둥이맘 김양숙 씨 : 맞다. 비교가 가장 위험하면서도 가장 하기 쉬운 거다. 다른 쌍둥이 엄마 역시 비교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하더라. 또래 친구나 나이 차이 나는 형제와도 비교하는데 쌍둥이끼리 당연히 비교하게 된다. 늘 조심하면서도 잘 안 되는 것이 ‘비교’하는 것이다. 친구관계는 아주 좋다. 각자의 친구들이 서로의 친구가 되다보니 친구관계는 원만하다.

지능발달은 다를 수밖에 없다. 개개인이다 보니 같은 것을 잘 할 수도 있지만 각자 잘하는 것이 다른 경우도 있다. 그래서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같은 반에 넣을지 다른 반에 넣을 지 고민하는 학부모가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다른 반을 권한다. 아이들은 각각 개성이 있다. 다른 반이어도 비교를 하는데 같은 반이면 더 비교되니 쌍둥이에게 좋지 않을 수 있다. 부모의 사랑이 아이들에게 골고루 가도록 엄마아빠도 노력해야 한다.

▲ 쌍둥이 육아중인 배우 이영애.

 


◇아이들 자라면서 자신의 개성 찾는다

Q. 다 같은 쌍둥이라 해도 일란성 쌍둥이, 이란성 쌍둥이 각각 다를 것 같다. 생물학적인 것 빼고 낳거나 육아에 있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려달라.

A. 쌍둥이맘 김양숙 씨 : 우리 쌍둥이는 일란성이다. 두 아이가 생긴 게 똑같고 생각, 취미 등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비슷한 것을 싫어하고 옷이나 헤어스타일도 다르게 하려고 노력한다. 취미는 대신 비슷한데, 부모 입장에서 보면 이런 건 참 좋다. 예를 들어 두 아이 다 기타를 좋아하면 같이 배우고 연주도 같이 한다.

남매쌍둥이인 경우 생각이 다른 쌍둥이일 경우 각자 취미나 관심사가 달라 따로 다니기도 한다. 아이들이 어릴 경우, 엄마는 불안하다. 둘이 같이 있는 게 훨씬 더 마음 편하다.

Q. 베이비타임즈 독자들 가운데 쌍둥이엄마도 있을 것이다. 이 기사를 보고 있을 쌍둥이 엄마들을 위해 육아팁 한두 가지를 알려달라.

A. 쌍둥이맘 김양숙 씨 : 쌍둥이 낳아 내 몸 힘들다고 쌍둥이를 따로 키우는 분도 있다. 하지만 난 반대다. 내 몸 편하자고 둘 사이를 떼어놓았다가 나중에 돈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잠시 힘들거나 어릴 때는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몇 년을 따로 키우는 건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요즘은 쌍둥이가 많아졌다. 쌍둥이용품도 나와 키우기 편해졌다. 나는 2000년에 아이를 낳았는데, 당시만 해도 쌍둥이 유모차를 구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요즘 엄마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많다. 물론 나보다 훨씬 전에 쌍둥이를 낳은 분들은 2000년에 쌍둥이를 낳은 것을 부러워할 것이다(웃음).

쌍둥이를 안 키워본 분들은 왜 쌍둥이에게 같은 옷을 입히고 같은 신발을 신겨 각자 개성을 살려주지 않는다고 묻는다. 쌍둥이엄마는 두 아이에게 똑같이 해야 가정의 평화를 지킬 수 있다. 뭐든 하나만 있으면 다툴 수 있다. 그래서 무조건 같은 것을 사주는 거다. 또 엄마 눈에는 똑같은데 아이들 눈에는 각자의 것이 있다. 참 신기하다. 쌍둥이 키우는 것 정말 힘들다. 제일 힘든 건 경제적인 부분이고 그 다음은 엄마의 사랑을 두로 나눠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 사랑을 받는 아이의 입장도 안타깝다. 엄마가 사랑 분배를 잘해서 골고루 사랑하며 잘 키워야 한다.

<프로필>

쌍둥이맘 김양숙 씨

2000년 밀레니엄베이비 딸쌍둥이 낳음
2001년 1월 12일 ‘쌍둥이엄마들의 카페’ DAUM 카페 개설
2005년 도서 쌍둥이 임신에서 육아까지-(두 배로 힘들지만, 두 배로 행복한) 출간
2013년 김한길 의원과 국회에서 간담회 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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