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의 변신... 금융에 이어 증권을 넘보다
IT 기업의 변신... 금융에 이어 증권을 넘보다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0.02.1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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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투자증권, 지난 6일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사명 변경
핀테크 기업들, 기존 증권사와 겨냥하는 고객층 달라…20~30대 젊은층 타깃
IT 기업의 변신... 금융에 이어 증권을 넘보다 (사진 = 카카오페이증권 홈페이지 갈무리)
IT 기업의 변신... 금융에 이어 증권을 넘보다 (사진 = 카카오페이증권 웹페이지 갈무리)

[베이비타임즈=지태섭 기자] 카카오페이증권(구 바로투자증권)이 핀테크 기업 최초로 증권업 진출에 첫 포문을 열면서 혁신 바람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카카오페이뿐 아니라 네이버나 토스(비바리퍼블리카) 같은 방대한 모바일 고객군을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도 금융업 진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기존 금융사들과의 디지털금융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페이가 최대주주가 된 바로투자증권은 지난 6일 카카오페이의 계열사로 편입되고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변경해 새롭게 출범한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바로투자증권 인수에 대해 대주주 적격 승인을 받았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카카오페이증권은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새로 선임된 김대홍 대표가 카카오페이증권 전체 경영총괄 및 리테일 사업부문을 맡는다. 윤기정 대표는 기존 기업금융을 그대로 맡아 협력을 강화한다.

카카오페이는 또 삼성화재와 손잡고 내달 중 합작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에도 나서는 등 금융업 몸집 불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의 행보가 주목 받는 것은 ICT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첫 번째 사례였기 때문이다.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은행권에 혁신을 불러 일으키며 기존 은행들의 모바일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8월 기준 카카오페이 누적 가입자수는 3천만 명이고 상반기 거래 액은 22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4천만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 플랫폼, 은행 등 간에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서 선보였던 증권 플랫폼으로 기존의 MTS, HTS 판도를 흔들 가능성도 높다.  

IT 기업의 변신... 금융에 이어 증권을 넘보다 [사진 = 토스 웹페이지 갈무리]
IT 기업의 변신... 금융에 이어 증권을 넘보다 [사진 = 토스 웹페이지 갈무리]

카카오와 함께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토스다. ‘토스뱅크’로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선정된 토스는 금융당국에 증권사 설립을 위한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도 신청한 상태다. 

토스는 계좌 개설부터 거래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이른바 ‘모바일 특화 증권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IT 기업의 변신... 금융에 이어 증권을 넘보다 [사진 = 네이버파이낸셜 웹페이지 갈무리]
IT 기업의 변신... 금융에 이어 증권을 넘보다 [사진 = 네이버파이낸셜 웹페이지 갈무리]

네이버 역시 증권업 진출을 노릴만한 업체로 분류된다. 지난해 11월 네이버페이 부문을 물적 분할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신설했다. 미래에셋대우로부터 투자자금 8000억원을 유치한데 이어 올해 예·적금 통장을 비롯해 대출과 보험상품,투자상품 등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18년 네이버가 일본에서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하고 노무라홀딩스와 합작법인으로 라인증권을 설립했다. 이러한 글로벌 금융 시장 경험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국내 증권 시장에도 빠르게 안착할 것으로 분석 된다.

IT기업들의 강점은 앞선 IT기술과 넓은 고객 범위, 방대한 데이터베이스가 꼽힌다. 해외에서는 간편결제나 생체인식 등의 기술을 앞세운 구글이나 아마존 등의 ICT기업이 금융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네이버파이낸셜, 토스등의 인터넷 기업들이 빠르게 발전하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등에 업고 전통적인 금융회사가 가진 주도권을 빼앗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ICT기업들의 금융업 도전은 한계가 분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기존의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영업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면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뱅크만큼의 파장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전문 증권사들이 40~50대 고객층이 대부분인 기존 증권사와 겨냥하는 시장 자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큰 타격은 없겠지만, 온라인과 브로커리지 중심의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짧게 보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나 길게 보면 금융플랫폼의 강점을 내세운 카카오페이, 토스등에 젊은 고객층을 뺏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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