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천재지변’ 수준 학교 수업일 단축 허용
신종코로나 ‘천재지변’ 수준 학교 수업일 단축 허용
  • 김복만 기자
  • 승인 2020.02.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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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수업일수의 최대 10% 단축 가능…초중고 법정 ‘190일 이상’
봄방학 전 남은 수업 휴업 가능…3월 개학연기 “신중히 검토 중”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한 학생처장 및 국제교류처장 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교육부 제공)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한 학생처장 및 국제교류처장 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교육부 제공)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라 ‘천재지변’에 준하는 조치인 수업일수 감축을 전격적으로 허용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에게 신종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초중고·특수학교의 수업일수를 감축할 수 있다고 알리는 공문을 7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공문에서 “지역 및 학교 여건에 따라 수업일수 감축이 불가피한 경우, 수업일수의 최대 10분의 1까지 감축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시도교육청이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지역별 상황에 맞게 법정 수업일수를 조정하도록 허용한 것이다.

교육부가 이런 조치를 내린 것은 현재 신종코로나 전파 상황이 천재지변 수준으로 심각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학교들이 신종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잇달아 휴업하면서 수업일수 감축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교육부의 이번 수업 감축 조치가 신종코로나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등에서 규정하는 ‘재난’으로 규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교육부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교육부가 신종코로나를 천재지변으로 판단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초중등교육법 45조에 따라 교육과정의 운영상 필요한 경우 학교장이 수업일수를 감축할 수 있다고 안내한 것”이라고 밝혔다.

초중등교육법령상 초중고 법정 수업일수는 ‘190일 이상’이고 유치원의 경우 ‘180일 이상’이다. 다만 ‘학교의 장은 천재지변 등 교육과정의 운영상 필요한 경우에 10분의 1의 범위에서 수업일수를 줄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2019학년도 학사일정을 모두 마친 학교는 43.3%뿐이며 나머지 56.7%의 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거나 방학 또는 휴업 중이어서 며칠 남은 수업일수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신종코로나 여파로 7%는 아직 겨울방학 중이거나 개학 후 휴업 중이고, 49.7%는 법정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불안한 상황에서도 남은 수업을 해야 했다.

특히 유치원의 경우 학사종료를 한 유치원 비율이 33.4%에 그쳐 나머지 66.6%의 유치원은 학사일정을 계속 유지해야 해 불안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앞으로 확진자 거주지 인근에 있는 등 신종코로나 감염 우려가 있는 학교들은 3월 개학 전까지 휴업하면서 남은 2019학년도 수업일수를 감축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초·중·고등학교의 3월 개학연기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3월 개학연기는 매우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신종코로나 전파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신종코로나 우려로 인한 수업일수 10% 감축이 가능해진 만큼, 신종코로나 확산세가 2∼3주 안에 사그라지지 않는다면 일부 지역에 한해서는 3월 개학연기 권고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발생했을 때도 교육부는 지침을 마련해 수업일수 완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교육부는 이번 수업일수 감축으로 수업 결손이 생기는 일을 최소화하도록 휴업 기간에도 온라인 학습과 가정학습 자료 제공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안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6일 오전 10시 기준 신종코로나 우려로 개학연기나 휴업을 한 학교는 전국에서 총 592곳으로 전날보다 220곳 늘었다. 유치원 450곳, 초등학교 77곳, 중학교 29곳, 고등학교 33곳, 특수학교 3곳이 학사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경기도가 유치원 201곳, 초중고 23곳 등 224개 교육시설이 문을 닫아 가장 많고, 광주광역시는 유치원 158곳, 초중고 1곳 등 159곳이 개학연기나 휴업을 했다. 전라북도는 유치원 65곳, 초등학교 49곳을 포함해 초중고 79곳 등 144개 학교와 유치원이 휴업해 세 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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