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포커스] 美·中 사교육 시장 비교 “스카이캐슬은 어디나 있어”
[BT포커스] 美·中 사교육 시장 비교 “스카이캐슬은 어디나 있어”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2.0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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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지난해 불거진 미국 명문대 체대 입시비리는 ‘미국판 스카이캐슬’로 불리며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유명 헐리웃 스타들을 비롯한 상류사회 구성원들이 자식들을 아이비리그에 보내기 위해 입시 브로커와 학교관계자를 통해 수상실적을 조작하고 300억 가까운 뒷돈을 뿌린 것이다.

이쯤 되면 대학졸업장부터 시작되는 출세의 가치가 미국이라고 다를 게 없고 부모들의 욕심엔 국경이 없으니 미국 사교육 시장의 위세도 우리의 상상 이상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보인다.

교육열 높기로 유명한 중국도 사교육 광풍은 대한민국 못지않다. 한 아이 정책으로 수많은 소황제들을 키워낸 만큼 자식 교육에 대한 투자는 이미 우리나라 수준을 뛰어 넘었다.

작년 여름 중국발 외신은 고등학교 교사가 방학기간 학생들에게 유료과외수업을 하다 적발됐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중국도 현직 교사의 과외는 불법이다. 하지만 당시 이슈는 과외가 아니라 수업료였다.

그 교사는 한 아이 당 20일에 16000위안(272만원)을 받아 챙겼다. 당시 교사 탓만 할 수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따른다면서 사교육 열풍 뒤 불법도 서슴지 않는 부모들이 있음을 지적했다.

세계의 주요 이슈를 이끌어가는 ‘G2’ 미국과 중국의 사교육 시장은 어떻게 다르고 또 어떻게 닮았는지 들여다봤다.

 

■ 미국, 10년새 입시컨설턴트 4배 증가

산업조사기관 IBIS월드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미국 사교육 시장 규모는 약 230억 달러(한화 약 26조 원)다. 최근 5년 연평균 성장률은 4.1%로 교육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에서 사교육이란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방과후 다양한 놀이활동을 하는 애프터스쿨(After School)과 중학생부터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 부족한 과목을 학습하고 준비하는 개념의 튜터링(Tuturing)으로 나뉜다.

미국 사교육 주요 참여 인구 분포도
미국 사교육 주요 참여 인구 분포도 [자료-산업조사기관 IBIS월드]

IBIS월드에 따르면 미국에서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약 5500만명으로 전체 학생 중 20%다. 싱글 부모나 두 명 다 일을 하고 있는 부모들이 사교육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시장의 61%, 중학생 23%, 나머지 16%는 고등학생들이다.

사교육 지역 분포도를 살펴보면 동남부 지역이 높게 나타났으며, 전체 시장의 23.4%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높은 비중으로 차지하고 있는 곳은 중대서양 지역으로 뉴욕주가 7.9%로 사교육기관이 미국에서 2번째로 많은 곳임을 알 수 있다. 세 번째는 서부지역으로 캘리포니아주가 미국에서 사교육기관이 제일 많은 곳으로 드러났다.

미국 사교육 지역 분포도 [자료-산업조사기관 IBIS월드]
미국 사교육 지역 분포도 [자료-산업조사기관 IBIS월드]

또한 미국 가맹점 소식지 프랜차이즈 헬프 뉴스에 따르면 미국 사교육기관은 2018년 기준 10만 개, 공교육 기관까지 포함했을 경우 약 20만 개, 약 350만 명의 인력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 48.1%가 언어·수학 등의 보충학습, 13.6%가 축구·댄스 등 운동수업 그리고 10.7%가 음악이나 미술과 같은 예체능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보충학습 시장 규모는 70억 달러(약 7조8800억 원)로 선생님이 집으로 찾아오는 과외 형태와 학생이 직접 찾아가서 배우는 학원 형태로 구분되며, 대표 프랜차이즈 교육기관으로 클럽Z! 튜토스(Club Z! Tutors)와 구몬(Kumon and Huntington Learning Center)이 있다.

특히 중학생부터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위한 사교육 시장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양상이다. 대학입학을 위해 내신과 SAT 등의 시험점수뿐 아니라 특별활동, 에세이, 인터뷰까지 다양한 입학조건과 기준이 있어 희망대학의 유형에 따라 입시전략을 세워야한다.

미국 교육컨설턴트협회(IECA)에 따르면 명문대학교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과 부모들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입시 전문 컨설턴트 수도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2018년 기준 미국에 약 8000명 이상의 컨설턴트가 활동하고 있고 이는 10년 전 대비 약 4배 증가한 수치다.

 

■ 중국, 75조 사교육 시장 ‘교육불평등 심화’

생활수준 향상과 함께 중국 초중고생들의 사교육 열기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과외 문화가 이제는 하나의 대규모 산업으로 성장했다.

베이징 대학의 중국 교육재정과학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중국 가정의 교육비 지출은 약 1조9042억 위안(약 314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GDP(2016년 기준)의 2.48% 차지하는 규모로 중국의 교육열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지역별 교육비 지출 현황 (단위: 위안/년) [자료-2017년 중국 교육재정 가정조사]
지역별 교육비 지출 현황 (단위: 위안/년) [자료-2017년 중국 교육재정 가정조사]

중국은 특히 도시와 농촌의 교육비 지출 격차 심각해 농촌지역의 경우 연평균 3936위안(약 65만 원)을 자녀 교육비로 지출하는 반면, 도시지역 가정의 경우 연평균 1만100위안(약 166만 원)을 자녀 교육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동북지역의 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교육비 지출 역시 경제 수준이 높은 동부지역과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서부지역 간의 격차가 뚜렷하다. 동북지역의 연평균 교육비 지출액은 1만1000위안(약 185만 원)으로, 서부지역의 5567위안(약 91만 원)의 두 배에 달한다.

중국 초중고생 사교육비 지출 현황 (단위: 위안/년) [자료- 2017년 중국 교육재정 가정조사]
중국 초중고생 사교육비 지출 현황 (단위: 위안/년) [자료- 2017년 중국 교육재정 가정조사]

절반에 가까운 초중고생이 사교육을 받고 있는 중국은 1인당 연간 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은 5616위안(약 92만 원)이며, 중국 사교육 시장규모는 약 4580억 위안(약 75조5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앞으로 규모는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시장 확대와 함께 도시와 농촌 뿐 아니라 빈부격차에 따른 사교육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뜨거운 사회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 인프라와 소득 수준이 떨어지는 중국 3,4선 도시를 중심으로 온라인 교육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중상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 교육 이용자는 2015년 1억1000 명에서 2018년 1억7900만 명으로 증가했고, 2019년에는 2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8년 기준 대한민국 사교육비 총액은 약 19조5천억원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 26만3000원, 중학교 31만2000원, 고등학교 32만1000원이다. 사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수는 558만명이고 사교육 참여시간은 6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국내 사교육비는 오는 3월 발표예정이다.

(자료참고: 중국 교육재정과학연구소, IBIS월드, 중상산업연구원, 코트라 /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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