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 '불의 고리' 11회 / 하늘의 문, 지옥의 문 ⑦
판타지 소설 '불의 고리' 11회 / 하늘의 문, 지옥의 문 ⑦
  • 서주원 기자
  • 승인 2020.01.2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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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서주원

‘폐하! 신성한 용왕담이 정말 지옥의 문이란 말입니까? 염라대왕이 다스리는 저승이 정말 백두산 천지 아래 지하세계에 있단 말입니까? 폐하! 어느 떠돌이별에 숨어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머나먼 하늘 위에서 저는 내려다보고 계신다면 답변을 좀 해 주시옵소서. 지금 제 간절한 소망은 백두산 일대를 포함한 땅 이곳저곳에서 발생한 불난리를 수습하는 일이옵니다. 그러하오니 폐하! 제게 저승의 염라대왕이 일으킨 이 불난리를 수습할 수 있는 지혜와 힘을 주시옵소서!’

현 옥황상제, 즉 천해상제가 속울음을 울며 선대 옥황상제인 백두상제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그렇지만 어느 떠돌이별에 머물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백두상제의 음성은 들리지 않았다.

“폐하! 무슨 생각을 그리 오래 하십니까?”

응룡이 옥황상제에게 이렇게 물었다. 응룡의 질문에 옥황상제는 감았던 눈을 떴다.

“여봐라, 응용!”

“예, 폐하!”

“주목마을이 어디쯤인지 알 수 있겠느냐?”

“주목마을이라면 3대 옥황상제인 백두상제의 고향 마을 아니옵니까?”

“맞다. 응룡 너도 그 주목마을을 수도 없이 방문하지 않았더냐?”

“그렇사옵니다. 폐하께서 바이칼호 올혼섬에서 하늘로 올라오신 뒤 이 백두산을 방문하실 때마다 소신이 동행을 했기에 폐하께서 주목마을을 방문한 횟수만큼 소신도 방문을 했사옵니다. 그러니 아마 소신도 수백 번은 주목마을을 방문했을 것이옵니다.”

“나는 주목마을을 찾을 수 없을성 싶은데, 혹시 너는 주목마을을 찾을 수 있겠느냐?”

“폐하! 저도 주목마을을 찾을 수 없사옵니다. 폐하께서 보시다시피 하늘과 땅을 화산재가 덮고 있고, 백두산 천지에서 사방으로 흘러내리는 시뻘건 용암이 수백 아니 수 천리가 넘을 땅을 불바다로 만들어 어디가 어딘지 분간을 못하겠사옵니다.”

응룡에 답변에 옥황상제는 잠시 입을 꾹 다물었다. 눈동자가 두 개씩 박힌 옥황상제의 눈가엔 눈물방울이 맺혔다.

“폐하! 이렇게 해보심이 어떻겠습니까?”

응룡의 등에 두 발을 딛고 서서 눈물을 삼키고 있는 옥황상제가 귀를 쫑긋 세웠다.

“폐하! 팔괘경으로 주목마을을 찾아 보심이 어떠하겠사옵니까?”

응룡의 제안에 옥황상제는 상의 호주머니에서 작은 팔괘경을 꺼냈다.

“아아,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이냐?”

팔괘경을 들여다보던 옥황상제가 이렇게 탄식하자 응룡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폐하! 어찌 그러하옵니까?”

“주목마을 뒷산 계곡에 하늘 높은지 모르게 우뚝 서 있던 그 주목마저 용암에 불타고 있구나.”

“폐하! 수령이 수만 년이라는 그 주목 말이옵니까?”

“그렇다. 그 주목은 주목마을의 상징이고, 마을주민들이 신목으로 섬기던 나무 아니더냐. 백두상제도 고향마을을 찾으면 꼭 그 나무를 찾아가서 큰 절을 올리곤 했는데, 글쎄 그 주목나무가 백두산에서 흘러내린 용암에 불타고 있구나. 그 그 그런데다 흐으윽!...”

“아니 폐하! 왜 또 서글피 우시옵니까?” (계속)

/ 작가 서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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