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등 '우한 폐렴' 주목...사스 때 코스피 최대 10% 하락
하나금융투자 등 '우한 폐렴' 주목...사스 때 코스피 최대 10% 하락
  • 김완묵 기자
  • 승인 2020.01.27 09: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이비타임즈=김완묵 기자] 하나금융투자 등 증권가는 이번주(28∼31일) 국내 증시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추세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바이러스의 향후 확산 정도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3년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가 퍼졌을 때는 국내 코스피 지수가 최대 10% 하락하는 등 상당한 후폭풍을 불러온 바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0시 현재 전국 30개 성과 홍콩·마카오·대만에서 2744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8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796명, 사망자는 24명 늘어난 것이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확진자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사망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도 커질 수 있다고 염려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나금융투자 등에 따르면 과거 사스가 최초 보고된 2003년 2월 14일부터 6월 24일까지 4개월여간 코스피의 최대 하락률은 10.5%에 달했다. 다만 주식시장 반등 시점은 사스 창궐이 극에 달한 그해 4월 말보다 한 달여가량 앞선 3월이었다고 분석한다.

우한 폐렴이 최초 보고된 시점은 이달 초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사스 당시와 같은 증시 패턴이 적용된다면 이번주 증시는 물론 다음달 증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놓은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는 2003년 2분기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을 1%포인트(연간 성장률 0.25%포인트) 내외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2003년 2분기 수출 증가율이 일시적으로 크게 위축됐던 것을 모두 사스의 파급에 의한 것이라 가정하고 추정한 값이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이 창궐할 당시 우리 경제에 미친 악영향도 상당했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내에서만 186명의 환자와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메르스 사태 때는 당시 2분기 성장률이 크게 위축된 바 있다. 5월과 6월에 피해가 집중된 탓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추산에 따르면 메르스의 영향으로 2015년 한국 GDP는 0.2%포인트 감소했다.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내놓은 우한 폐렴 관련 보고서는 "대체로 사스와 비교해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나 변종 발생 가능성 등이 우려 요인으로 지적된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2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우한 폐렴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우리 경제에 미칠지 모를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28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한 시장 상황 변화를 점검할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