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 '불의 고리' 10회 / 하늘의 문, 지옥의 문 ⑥
판타지 소설 '불의 고리' 10회 / 하늘의 문, 지옥의 문 ⑥
  • 서주원 기자
  • 승인 2020.01.25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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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서주원

제2대 옥황상제인 복희상제는 기원전 10만 년 경 하늘나라의 최고 지배자에 올랐다. 약 7만 년 동안 우주를 통치하다 BC 3만 년 경 백두상제에게 자리를 물려 주었다.

BC 3만 년 경 제3대 옥황상제에 오른 백두상제는 BC 8천년 경 천해상제에게 자리를 물려 주었다.

제1대 옥황상제는 ‘회문상제(回文上帝)’다. ‘회문(回文)’이란 ‘시작과 끝이 같다’는 뜻이다.

회문상제는 BC 138억년 경 우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억겁의 세월 동안 공력을 들여 우주를 만든 회문상제는 BC 46억 년 경, 지구가 포함된 태양계도 만들었다.

회문상제가 태양계를 만들기 전, 우주는 질서가 없는 혼돈의 연속이었다. 물론 하늘과 땅의 구분도 없었다. 하늘이 어딘지, 땅이 어딘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생명이 없었으니 삶도 죽음도 없었다.

회문상제가 해와 지구 등 태양계를 만들자 비로소 하늘과 땅의 시대가 열렸다. 혼돈의 연속이던 우주에 바야흐로 질서가 만들어진 것이다.

땅에서 생명이 탄생했으니 삶도 생기고 죽음도 생겼다.

그렇게 하늘과 땅의 경계를 만들고 우주의 질서를 잡은 회문상제는 BC 10만 년 경 복희상제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우주의 이름 모를 떠돌이별로 들어가서 몸을 숨겼다.

제3대 옥황상제인 백두상제는 땅의 주목마을에서 인간으로 살 때나 하늘의 백두궁에서 신으로 머물 때나 곰족의 기상과 정신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백두상제가 가슴속 깊이 새겨 둔 곰족의 정신은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였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란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는 ‘이치로써 다스린 세계’라는 뜻이다.

제4대 옥황상제인 천해상제도 곰족이다보니 백두상제가 실천하려던 곰족의 정신을 이어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천해상제는 바이칼호 올혼섬 출신이지만 백두산을 자주 찾았다. 백두상제 재임 시절, 천해상제가 백두산을 찾은 횟수는 적어도 수천 번이다. 백두상제가 탯자리가 있는 주목마을을 방문할 때 동행하기도 했고, 백두산과 관련된 백두상제의 심부름이 있으면 찾아가곤 했다. 그래서 천해상제는 백두산의 이모저모를 잘 알고 있다.

곰족은 백두산을 부족의 발상지로 여겼다. 춘하추동 사계절 동안 흰 눈으로 덮여 있는 백두산에 곰족을 지키고 보호해주는 신이 살고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백두산은 곰족의 삶의 터전이면서 신령스러운 산이었다.

곰족 뿐만 아니라 북반구의 여러 부족들이 백두산을 받들어 모셨다. 사람들은 신처럼 모시는 산을 더럽힐 수 없다는 생각에 백두산에서는 똥과 오줌도 누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몸 밖으로 나온 똥과 오줌은 그 자리에서 버리지 않고 요령껏 백두산 밑까지 가지고 내려와서 처리했다.

백두산엔 곰과 호랑이 등 수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맹수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일도 없고, 사람이 맹수등 동물을 잡는 일도 없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신령스러운 백두산에서는 스스로 행동을 조심했다.

곰족은 백두산의 천지(天池)를 ‘용왕담(龍王潭)’이라 불렀다. 최대 너비가 10리에 이르고, 둘레가 40리에 이르는 천지를 용왕담이라 부르는 이유는 다름 아니다. 곰족은 천지에 연못을 지키는 용이 산다고 여겼다. (계속)

/ 작가 서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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