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 '불의 고리' 9회 / 하늘의 문, 지옥의 문 ⑤
판타지 소설 '불의 고리' 9회 / 하늘의 문, 지옥의 문 ⑤
  • 서주원 기자
  • 승인 2020.01.2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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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서주원

그 뒤 천해상제는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며 백두상제를 도왔다.

백두상제 시절, 하늘나라의 정궁은 북두칠성에 있었다. 정궁의 명칭은 ‘백두궁(白頭宮)’이었는데, 이 궁전을 새롭게 지을 때 청년 천해상제는 큰 역할을 했다.

호시탐탐 백두상제의 자리를 노리는 땅의 염라대왕이 하늘나라에서 전쟁을 일으키면 청년 천해상제는 늘 맨 앞에 서서 싸웠다. 청년 천해상제 덕분에 백두궁의 백두상제는 염라대왕의 침입을 매번 막아 낼 수 있었다.

청년 천해상제는 수시로 땅에 내려왔다. 백두궁에서 백두상제가 내리는 지시를 받들어 땅의 인간과 동물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도록 이끌었다.

염라대왕과 그의 부하들이 땅의 인간과 동물들을 괴롭히거나 지진이나 화산폭발 등으로 공격하면 청년 천해상제는 온몸을 던져 맞섰다.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천해상제는 백두상제의 뒤를 이어 하늘나라의 제4대 옥황상제에 올랐다.

3대 백두상제에게 자리를 물려 준 제2대 옥황상제는 ‘복희상제(伏羲上帝)’다. 복희상제는 ‘복희씨(伏羲氏)’ 또는 ‘태호(太皞)’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복희상제는 백두상제나 천해상제처럼 곰족 출신이다. 그리고 그의 몸은 반인반수(伴人半睡)였다. 그런데 그의 몸은 12지신들과 반대였다. 12지신들은 머리가 땅에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이나 상상 속 동물이고, 몸이 사람의 형체다. 복희상제의 신체는 이와 반대다. 머리와 손은 사람인데 몸통과 하체가 뱀이다.

땅에서 인간으로 태어난 뒤 왕의 자리에 올랐던 복희상제는 죽은 뒤 하늘나라를 지배하는 천신이 되었다.

땅에서 인간을 다스리는 왕으로 있던 시절, 복희상제는 거미줄을 본떠 그물을 만들었다. 복희상제는 그 그물을 들고 다니며 백성들에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쳤다.

복희상제는 또 백성들에게 가축을 기르는 방법도 가르쳤고, ‘슬(瑟)’이라는 악기도 만들었다.

복희상제는 인간을 다스리는 왕으로 있던 시절 의미심장한 부호도 만들었다. ‘팔괘(八卦)’라는 것인데, 여덟 종류의 간단한 부호다. 이 팔괘는 음양의 변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하늘과 땅 사이의 사물을 추려내서 구별하는 부호다.

죽어서 하늘나라 최고의 자리에 오른 복희상제는 특히 땅의 봄과 생명을 다루는데 힘 섰다. 복희상제가 땅에 내려올 때면 대지가 소생하고 만물이 자라나는 봄날이 왔다.

복희상제의 또 다른 업적은 ‘하늘사다리’다. 태고적에 하늘과 땅은 거리가 아주 가까웠고, 신과 인간은 나무로 만든 하늘사다리를 이용해서 수시로 땅과 하늘을 오고 갔는데, 이 하늘사다리를 만든 주인공이 바로 복희상제였다. (계속)

/ 작가 서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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