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부터 퀴어까지’…남산예술센터, 동시대 시선담은 연극 5편 공개
‘5.18부터 퀴어까지’…남산예술센터, 동시대 시선담은 연극 5편 공개
  • 김은교 기자
  • 승인 2020.01.2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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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2020 시즌 프로그램 작품 선정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 남산예술센터는 오는 3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올해의 시즌 프로그램’ 5편을 공개했다고 21일 밝혔다.

덧붙여 이번 시즌 프로그램이 지난해 제기된 극장의 존속 여부 문제와 관련해 연극계와 함께 극장의 공공성을 지키고자 노력해 온 결과임을 전했다.

올해의 프로그램은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휴먼 푸가’ ▲폴란드 스타리 국립극장의 ‘더 보이 이즈 커밍(The boy is coming)’ ▲극단 배다의 ‘왕서개 이야기’ ▲이언시 스튜디오의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 ▲쿵짝 프로젝트의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 총 5편이다.

지난해 작품들이 대규모 사회적 참사에 주목해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짚어냈다면, 올해 프로그램들은 가해와 피해의 역사 속에 놓인 인간을 고찰했다. 특히 시대가 그 아픔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또 아픔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공유해야 할 것들에 대해 고민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한국사회를 둘러싼 사회적 문제의 화두를 지속적으로 던져온 남산예술센터가 이번 5개 프로그램을 통해 여전히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것과 기억해야 하는 것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0 남산 시즌 프로그램' 홍보 포스터. (자료제공=서울문화재단)
'2020 남산 시즌 프로그램' 포스터. (자료제공=서울문화재단)

◇ 5월의 광주를 기억하는 한국&폴란드, 두 개의 시선

센터는 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시대의 아픔을 기억하는 두 개의 작품을 연이어 선보인다.

오는 5월 13~24일에는 연극 ‘휴먼 푸가’를, 같은 달 29~31에는 ‘더 보이 이즈 커밍’을 무대에 올린다. 두 작품 모두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토대로 제작됐다.

먼저 휴먼푸가(원작 한강/연출 배요섭)는 지난해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을 첫 선을 보인 작품이다. 파격적인 무대연출과 공연 전개로 초연 후 평론가 및 연극계의 화제의 중심에 선 연극이기도 하다. 연말에는 한국연극평론가협회에서 주관한 ‘2019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된 바 있다.

더 보이 이즈 커밍(원작 한강/연출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은 폴란드 연출가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의 작품이다. 앞서 2019년 폴란드 크라쿠프에서도 초연됐다.

이 작품은 ‘동시대 창작초연 중심의 제작극장’이라는 남산예술센터의 목표에 적합한 국내 창작초연 작품은 아니지만, 폴란드의 시선으로 5월의 광주를 이야기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특히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광주의 아픔을 기억하고, 반복하지 않는 미래를 고민하는 것에 의미있는 만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젊은 창작자가 바라본 사회 속 단면, 그리고 진실

이번 시즌 프로그램의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대부분의 작품이 30대 젊은 창작자들의 연출이라는 것이다.

2020년 시즌 프로그램의 막을 올리는 ‘왕서개 이야기(작 김도영/연출 이준우)’는 왕서개라는 인물의 복수를 통해 1930년대부터 1950년대에 이르는 세계사의 아픔을 이야기했다. 가해의 역사가 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마주했을 때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오는 4월 15~26일 공연된다.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작/연출 김지나)’은 지난 1980년대부터 우리 사회가 낳은 여러 사건의 피해자, 그리고 그 자녀들의 기억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파편화된 기억이 해체와 조립을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적 아픔은 특별한 사람들만 겪는 것이 아닌, 동시대를 사는 우리가 함께 겪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오는 6월 24일~7월 5일 공연된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공동창작/연출 임성현)’에서는 ‘퀴어(Queer, 성소수자를 지칭)’를 전면에 내세웠다.

주류 기독교가 독점해온 사랑·공동체·믿음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현 사회 속 퀴어라는 개념을 둘러싼 불안과 혐오 그리고 기독교의 위기와 분열을 한 곳에 담아내 극장과 연극의 공공성을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오는 9월 2~13일 공연된다.

남산예술센터 2020년 시즌 프로그램 및 공모 프로그램 관련 자세한 사항은 남산예술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는 2월12일 오후 2시부터는 왕서개 이야기·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 세 편을 모두 관람할 수 있는 시즌 티켓(가격 4만 5천 원)도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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