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리더 릴레이 인터뷰] 머머코리아 김주진 대표 “엄마라서 가능했던 발견”
[여성리더 릴레이 인터뷰] 머머코리아 김주진 대표 “엄마라서 가능했던 발견”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1.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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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성 리더들의 희망 릴레이 인터뷰 ④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요즘 육아는 소위 장비빨이라고 한다. 없어도 그만이지만 있으면 그야말로 신세계를 맛보기 때문이다.

최근 육아맘들의 위시템으로 등극한 ‘머머아기비데’도 그 ‘장비’ 중 하나다. 엄마들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왔나 싶을 만큼 원하는 옵션을 알차게 갖췄다. 누가 봐도 “엄마”가 만든 제품이다. 유아청결제 ‘궁디버블워시’도 마찬가지다. 여자아이를 키우면서 씻길 때마다 느끼는 고민거리를 간단하게 해결해준 또 하나의 “엄마표” 제품으로 깐깐한 육아맘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이쯤 되면 그 “엄마”가 누구인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두 딸을 키운 경험에서 나온 간절한 아이디어로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며 육아의 고충을 덜어주고 있는 머머코리아 김주진 대표를 만났다.

하남시에 위치한 머머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김주진 대표. 뒤편으로 엄마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머머코리아의 제품군들이 전시되어 있다. Ⓒ 최주연 기자
하남시에 위치한 머머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김주진 대표. 뒤편으로 엄마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머머코리아의 제품군들이 전시되어 있다. Ⓒ 최주연 기자

 

반갑습니다. 대표님. 우선 머머코리아(murmurkorea)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명인 ‘머머’가 무척 독특한데요.

아기를 씻기는 것과 관련된 부르기 쉬운 이름을 고민하다가 ‘머머’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머머는 ‘속삭이다’, ‘물이 졸졸 흐르다’라는 뜻을 갖고 있어서 개발상품인 아기비데와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머머코리아는 10년간의 유아용품 총판 경험을 토대로 2015년에 설립했습니다. 처음 런칭한 제품은 아기 배변을 간편하게 씻길 수 있는 머머아기비데입니다. 비데 뿐 아니라 목욕과 수유 보조의자로도 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한국, 미국, 독일, 일본 등에 특허가 등록되었고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 수상과 한국디자인진흥원 우수디자인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머머의 제품군은 아기비데, 청결제, 목욕스펀지, 타올 등 아기목욕과 관련된 출산용품들로, 국내 온라인 쇼핑몰과 출산용품 전문점, 이마트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해외 수출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으며 현재 10여개 국가에 판매중입니다.
 

‘머머아기비데’는 아이디어가 정말 돋보이는 발명품 같습니다. 어떻게 개발하게 되셨는지요? 시장반응도 궁금합니다.

많은 발명품들이 그렇듯 간절한 필요에 의해 개발하게 되었어요. 첫아이를 키울 때 목욕시키는 것도 힘들었지만 배변 닦이는 것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한손으로 아기 몸통과 다리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엉덩이를 닦아준다는 것이, 아기 몸무게가 늘어갈수록 더 힘들었어요. 팔목도 너무 아팠고, 무엇보다 아기를 떨어뜨릴까봐 걱정을 많이 하면서 씻겼어요.

그런 육아고충을 경험하면서 아기를 앉혀놓고 씻길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첫아이 때는 머릿속으로 구상만 하다가, 둘째가 태어난 후 적극적으로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제가 겪은 힘든 부분을 해결한다면, 다른 육아맘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수십 종류의 세면대에 사용해 보면서 여러 차례 상품을 보완했고, 그렇게 3년 동안 연구개발한 제품을 2015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머머아기비데는 거치대와 흡착판이 있어 세면대와 대야 등에 거치해 사용할 수 있으며 과학적 형태의 배출구가 있어 이물질을 잘 흘려보낼 수 있다. 또한 보호자가 두 손을 사용할 수 있어, 아기의 다리 사이에 묻은 배변을 닦기 쉽고 편안한 자세로 씻길 수 있어, 보호자의 척추와 관절을 보호한다.
머머아기비데는 거치대와 흡착판이 있어 세면대와 대야 등에 거치해 사용할 수 있으며 과학적 형태의 배출구가 있어 이물질을 잘 흘려보낼 수 있다. 또한 보호자가 두 손을 사용할 수 있어, 아기의 다리 사이에 묻은 배변을 닦기 쉽고 편안한 자세로 씻길 수 있어, 보호자의 척추와 관절을 보호한다.

처음부터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었어요. ‘엉덩이 패드가 물에 떠서 불편하다’, ‘흡착판이 약하다‘라는 후기들이 올라왔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계속 제품을 개선했고 부족한 부분이 보완되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출산선물로 많은 구매가 이뤄졌고, 2018년에는 아기비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너무 편하게 쓰고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사용한다‘는 칭찬과 응원도 많지만, 반면에 그렇지 못한 분들도 계셔서 잘 사용하시는 분들의 콘텐츠를 공유하기 위해 계속 노력중이예요.
 

머머코리아의 제품군들은 곤약스펀지, 대나무손수건, 밤부세면타올, 궁디버블워시 등 자연재료를 원료로 한 제품들이 많습니다. 천연재료에 대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또 아기비데 외에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도 소개해주세요.

부드럽고 피부자극이 적어서 천연재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스펀지나 타올을 만져보시면 확실히 감촉이 달라요. 피부가 연약할수록 자극이 적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죠. 아기들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제품 중 베스트 제품을 꼽으라면 ‘아기비데, 궁디버블워시, 곤약스펀지’ 세 가지예요. 네이버 쇼핑윈도에서 국민템으로 선정된 제품들이고,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궁디버블워시는 아이들 청결제가 필요해서 개발하게 되었어요. 딸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면서 소중한 부분을 간지러워하거나 따가워하는 등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많은 엄마들이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을 알고 아이들에게 맞는 청결제를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브로콜리수를 베이스로 원료를 꼼꼼히 따져 만들었고 거품제형이어서 잘 씻겨낼 수 있어요.

곤약스펀지는 부드럽고 거품이 잘 생기는 특징이 있어요. 감촉이 좋아서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엄마들이 더 좋아하는 제품이에요. 부드럽게 각질제거가 돼서 화장이 잘 받는다고들 하세요. 쟁여놓고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동결 건조된 제품으로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대나무 100%로 연약한 아기 피부를 지켜주는 머머밤부세면타올, 자연유래성분으로 만들어진 영유아 청결제 궁디버블워시, 자극이 적어 아기피부에 적합한 곤약스펀지
왼쪽부터, 대나무 100%로 연약한 아기 피부를 지켜주는 머머밤부세면타올, 자연유래성분으로 만들어진 영유아 청결제 궁디버블워시, 자극이 적어 아기피부에 적합한 곤약스펀지


엄마가 만든 제품들이라 믿음이 가고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머머코리아가 첫 사업이신가요? 여성 CEO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오셨는지 대표님의 히스토리도 궁금합니다.

사업은 세 번째예요. 2000년에 쇼핑몰을 만들었다가 1년 만에 접었고, 의류사업도 했었지만 쉽지 않았어요.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을 깨닫고 그 후 열심히 회사에 다녔죠. 인터파크, 이랜드, 면세점 온라인사업부에서 MD로 7년의 경험을 쌓고, 결혼을 하면서 다시 사업을 시작했어요.

두 번째 사업은 미리 계획을 했다기보다는 취업이 어려워서 선택한 일이기도 합니다. MD경험을 살려서 무슨 일을 할지 고민하다가 좋은 상품을 선별해서 온라인 유통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총판을 10년 정도 하면서 좋은 상품들도 많이 보고, 제조사가 성장하는 것도 보면서 저 역시 좋은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육아를 하면서 아기비데를 생각했고 올인을 하게 된 것입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건 대표님에게도 역시 힘든 일이었겠죠?

둘째가 첫 돌이 되었을 때 아기비데의 특허출원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하루에 두 시간밖에 못자는 건 기본이었죠. 일하다 아기가 울면 달려가고, 수유하면서 일하고...정말 쉽지 않은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아이들 덕분에 제품도 개발하게 됐잖아요. 너무 고마울 뿐이죠. 초등학생이 된 지금도 아이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주고 있어요. 제품 평가도 해주고요. 물론 남편과 시댁, 친정 식구들의 도움도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고요.

하지만 모든 여성들에게 일을 계속하라고 권하는 건 아니에요. 사람마다 아이마다 상황이 다르니까 거기에 맞게 이끌어 가야겠죠. 단지 워킹맘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저도 경험했으니까요.

김주진 대표와 딸들. 김 대표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아이들 덕분에 제품도 개발하게 됐잖아요. 너무 고마울 뿐이죠"라고 말한다.
김주진 대표와 딸들. 김 대표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아이들 덕분에 제품도 개발했으니 지금은 너무 고마울 뿐"이라고 말한다.

 

사업을 이끌면서 여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적은 없으세요? 반대로 여자라서 오히려 더 유리했던 점은요?

불이익보다 불편했던 점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특히 육아를 하면서부터는 아이도 챙겨야하니까요. 하지만 육아를 통해 제품개발도 하고 있으니, 저에게는 유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죠. 지금은 여성들을 위한 국가 지원 사업들도 늘어나고 있고, 회식문화도 많이 변했고, 워킹맘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여성 CEO들에게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특히 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3년간의 연구과정을 지원받으셨는데요. 그러한 국가지원에 도전할 수 있었던 과정도 소개해주세요.

여성CEO를 위한 창업환경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요. 시장조사와 다양한 경험을 해보시고,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온라인 유통 경험이 많기는 했지만 제조업은 처음이어서 배워야 할 것들이 많았는데요. 중소기업지원센터의 교육과 지원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중소기업지원센터, 청년창업사관학교, 여성창업지원센터, 대기업에서 지원하는 창업프로그램 등 다양한 기회들이 있으니 요건을 살펴보시고 본인에게 맞는 프로그램에 도전해 보셨으면 합니다.
 

머머코리아에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직원들이 있을 텐데요. 이들을 위한 배려나 사내 문화 또는 복지제도가 있나요?

근로시간 단축과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은 당연한 것들이에요. 육아의 상황에 따라 출퇴근시간 조율이나 재택근무, 점심회식 문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해나가고 있습니다. 회사 성장을 위해 고생해 온 직원들이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한다는 숙제가 있어요.
 

앞으로 사회기여 등 공익적인 활동이나 소망을 갖고 계신지요?

육아의 행복을 높이고, 사회 행복에도 기여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매년 연말에 전 직원이 고아원을 방문하거나, 미혼모 돕기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활동은 하고 있습니다. 주위 대표님들께 제품 협찬을 받아 미혼모 보육시설에 제품을 기부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좀 더 따듯하고 재미있는 사회기여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김주진 대표가 머머코리아의 대표제품인 머머아기비데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머머아기비데는 김 대표의 육아경험에서 나온 간절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 최주연 기자
김주진 대표가 머머코리아의 대표제품인 머머아기비데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머머아기비데는 김 대표의 육아경험에서 나온 간절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 최주연 기자


살아온 인생을 한 줄 또는 한 단어로 설명한다면 어떻게 표현하고 싶으세요?

주진.
두루 주(周), 참 진(眞). 두루 참되게 살라는 뜻으로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힘들 때도 있지만, 그렇게 이름대로 살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회사의 계획과 대표님의 바람을 들려주세요.

지금의 머머(murmur)가 있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어요. 회사를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해 달려와 준 직원들,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애써 주신 거래처 분들, 사랑하는 아이들과 남편, 부모님들 그리고 응원을 아끼지 않은 지인들과 고객님들. 모든 분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보답하는 길은 머머코리아가 건강한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상품을 만들고, 대한민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글로벌한 브랜드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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