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여드름은 더 이상 청춘의 꽃이 아닙니다
[김용석 교수의 건강칼럼] 여드름은 더 이상 청춘의 꽃이 아닙니다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1.2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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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김용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여드름하면 청춘의 꽃이라고 해서 청소년기에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요즘은 10대에서도 여드름이 생기고 25세가 넘은 성인에서도 여드름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여드름은 청춘의 꽃이 아닌 것입니다.

사춘기 여드름은 주로 호르몬 자극에 의해서 피지가 많이 분비되어 생기지만 성인 여드름은 주로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 생기게 됩니다. 왜냐하면 피부는 인체의 내부와 외부의 경계선 역할을 하여 인체의 내부와 외부의 변화에 매우 민감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성인 여드름은 주로 스트레스나 수면부족, 기름진 음식, 술, 담배 등과 같은 내부적인 요인과 강한 자외선 자극으로 인한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 피지선이 자극됨으로 피지의 양이 늘어 발생하게 됩니다.

발생부위도 사춘기 여드름은 주로 볼이나 이마와 같이 피지분비가 많은 곳에서 생기지만 성인 여드름은 입이나 턱 주변에서 많이 생기고 크기도 좁쌀처럼 작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성인 여드름은 피부의 재생력이 사춘기보다는 떨어지므로 치료도 쉽지 않고 흉터도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여드름도 예방이 중요합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얼굴병은 주로 위(胃)에 속하는데, 위에 풍열(風熱)이 침범하면 얼굴이 붓거나 얼굴과 코가 자줏빛이 되며 여드름이나 두드러기가 생긴다’고 했고, 또 ‘비(脾)와 폐(肺)에서 풍습(風濕)과 열기(熱氣)가 부딪치면 헌데가 나서 벌겋게 되거나 혹 붓는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드름을 치료할 때는 겉에 보이는 피부만을 치료해서는 안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피부를 나뭇잎에 비유합니다. 나뭇잎이 시들었다고 나뭇잎에만 물을 주면 해결되지 않습니다. 물론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겠지만 뿌리로부터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거나 햇빛을 받지 못하게 되면 잎은 점점 시들게 됩니다. 나무뿌리가 튼튼하지 못하면 나뭇잎이 싱싱하지 못한 것처럼 인체 내부 장기가 튼튼하지 못하게 되면 피부에 문제가 생겨 여드름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여드름은 습과 열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피부는 인체의 습과 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이나 땀을 유난히 많이 흘리는 분들은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체 내부에서 습과 열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습은 주로 기름진 음식 때문에 생기기 때문에 기름기 많은 음식을 피하고 채소나 물을 많이 드셔야 좋습니다. 그리고 평소 위나 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으로 열은 주로 스트레스로 인해 화가 나거나 수면부족, 과음, 과로로 인해 피로가 쌓이면 생기기 때문에 흐트러진 생활습관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피부가 재생되는 시간은 저녁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입니다. 그러므로 이 시간에는 반드시 잠을 자야하고 충분히 수면을 취해야 피부가 건강합니다. 그래서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의학에서 여드름은 염증을 수반하고 있기 때문에 열독(熱毒)을 수반한다고 보고, 가장 기본적으로 열을 없애주면서 피 속의 독성을 제거하여 피를 맑게 하는 것, 즉 청열해독(淸熱解毒)을 시키는 치료법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큰 원칙하에 전신적인 상태를 진찰하고 처방을 내립니다. 또 기본적인 치료원칙에 근거해서 청열해독시킬 수 있고 집에서 손쉽게 쓸 만한 한약재인 연교를 물 한잔에 2~3알 정도의 분량을 차처럼 달여서 수시로 마셔주면 여드름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사상의학에서 나누는 체질에 따라 치료하기도 합니다. 태양인과 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고 상승하는 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여드름이 쉽게 생기는 체질입니다.

특히 소양인은 비위기능이 좋아 소화가 잘 되는 편이고 신장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해 위로는 실하고 하체가 약한 사람이 많습니다. 평소 열이 많고 쉽게 열 받는 체질이기 때문에 얼굴이 쉽게 붉어지므로 주로 붉은 여드름이 잘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알로에를 차갑게 해서 얼굴에 수시로 팩을 해주는 것이 좋고 약물도 위의 열을 내려주는 약재를 사용하게 됩니다. 비교적 소양인의 여드름은 상대적으로 다른 체질에 비해 치료가 잘되는 편입니다.

태음인들은 폐의 발산하는 기운이 부족하고 간의 빨아들이는 기운이 강하므로 기운이 순환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폐가 건조해지고 간열이 쉽게 발생해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각질이 과도하게 생성돼 모공을 막아버려 화농성 여드름으로 진행하기 쉽다. 따라서 여드름의 양상도 깊은 곳에 생기며 붉은 염증을 일으켜 피부에 고름이 고이는 중증의 여드름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소음인은 비위가 약하고 기력이 쉽게 떨어져 손발은 차고 몸에는 허열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소음인들의 여드름은 흔히 좁쌀형 여드름이라고 해서 언뜻 보면 깨끗해 보이지만 오돌토돌한 여드름이 수 없이 많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음인들은 상하기혈순환이 되지 않아 상체에만 열이 집중되고 복부와 손발이 차고, 특히 여자들의 경우 자궁이 냉하고 생리통이 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궁은 생리를 통해서 몸에 쌓인 노폐물을 함께 배출하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생리주기가 불규칙하다든지 생리통이 심하다든지 하다면 이것은 자궁이 노폐물을 배출하는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것입니다. 몸 안에서 노폐물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면 이것이 쌓여 얼굴 쪽으로 여드름이 발생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성질이 찬 약보다는 따뜻한 약재를 사용해야 여드름이 치료됩니다.

이처럼 같은 여드름이라고 할지라도 그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체질에 맞는 열을 내리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피부보다는 사람에 집중하여 치료합니다. 피부 자체보다는 우리 몸의 균형과 체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는 한약치료와 함께 다양한 침 치료와 한약추출물을 이용한 피부 관리 치료를 하게 됩니다.

 

<김용석 교수 프로필>
現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교수
現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안면마비 센터장
現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부회장
前 MBC 라디오 동의보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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